[제주바다의 해양생태보고서] 11. 수중속 인간의 몸

   
 
  ▲ 가을의 제주바다는 열대해양에서 올라오는 난류의 세력이 1년 중 가장 강력해 수중탐사하기에 적절하다. 강렬한 햇살이 번진 해저에 힘들이지 않고 호버링하고 있는 다이버가 너무 편안해 보인다.  
 
가을 난류 강해 수중탐사 적절
보행·호흡 어려워 우주와 흡사
부력 조절 등으로 이동성 유리
다이버 잠수 중 수압조절 중요
 
한 계절 늦은 바다와 스쿠버다이빙
 
끝나지 않을 것만 같던 무더위가 몇 차례 작은 비에 말끔히 사라지고 어느덧 가을로 접어든 즈음, 바다는 사실상 본격적인 여름을 맞았다. 
제주바다를 관통하는 열대해양에서 올라오는 난류의 세력이 1년 중 가장 강력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여름 내내 아래수심에 머물렀던 차가운 수온약층이 사라지고 평균 수온 26~27도를 유지하면서 수중시야도 쾌청한 15~30m를 보인다. 이시기에는 포구의 바닥이 훤히 보이고 배를 타고 가다보면 낮은 수심정도는 수족관을 들여다보는 효과가 나타난다. 이 계절이 수중탐사를 할 수 있는 가장 적기인 것이다.
 
수중기암이 휘휘 늘어진 사이사이를 새처럼 자유롭게 날아다니며 수중탐사를 하는 스쿠버다이버들이 눈앞에 펼쳐진 풍광을 경이로워하며 무중력 속의 유영을 한껏 즐기려한다. 
그런 다이버들의 풍경을 보노라니 문득 우주인과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달나라나 수중세계는 우리가 쉽게 걸어 다니고 숨쉴 수 있는 공간이 결코 아니다. 
이 두 곳에 가기위해서는 상당한 훈련이 필요하고, 호흡장비는 물론이거니와 물리적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서 육체를 온전히 보전할 수 있는 복장도 갖추어야 한다.
 
만약, 달이 바다에 있고, 바다가 달에 있다면, 바다에 한번 가기위해서는 그동안 우주인이 해왔던 것처럼 이동수단부터 똑같은 방식으로 해야 할 것이며, 달에는 시간이 허락할 때마다 가볼 수 있을 것이다. 
스쿠버다이버나 우주인은 비슷한 맥락의 무중력상태에 놓이게 되지만, 다이버는 우주인과 달리 부력을 조절하여 높낮이를 조정할 수 있고, 오리발차기로 수평이동이 자유로워 보다 유리한 행동을 할 수 있다. 
스쿠버다이버 역시 충분한 훈련이 되어 있어야 무중력상태에서 자유로운 행동이 가능하며, 높은 압력 하에 들어가 있어야 하는 문제로 엄격하게 정해진 규정에 의해서 행동해야만 안전이 보장되고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 서로 잘 알고 있었던 관계처럼 물고기들과 교감할 수 있는 스쿠버다이버는 선택하고 선택받은 사람이다.  
 
다이버 유영 제한하는 힘 존재
 
물의 밀도는 공기보다 800배가 높아 무릎 깊이에서도 쉽게 걸어가지 못한다. 
잠수는 몸 전체가 물속에 잠겨있기 때문에 능숙한 다이버라도 조그만 물고기조차 따라갈 수 없다. 
급격한 행동을 하거나 발차기를 빨리 하는 등 수중에서 무리하게 힘을 쓰는 행동은 과호흡이 일어나 본인 스스로도 괴로운 일이지만 제한된 공기의 소비가 빨라지는 불이익을 당하게 된다. 
따라서 무중력상태의 우주인이 느린 행동을 하는 것처럼 다이버 역시 시종일관 여유로운 행동을 이어가야만 안정된 편안한 호흡을 유지할 수 있다.
 
수중에는 수압이 존재한다. 스쿠버다이버는 이 사실 하나만으로 수많은 제약을 받는다. 
육상은 1대기압이지만 수심이 깊어질수록 수압은 계속 높아져 수심 10m당 1기압씩 추가된다.
깊은 수심으로 하강을 시작하면 인체 내의 모든 공기공간은 압착을 받게 되는데 주로 고막 등의 압착은 코를 막고 귀에 바람을 불어넣는 이퀄라이징을 실시하면서 해결한다. 
부피공간이 가장 큰 폐는 호흡을 지속하는 이상 압착을 조금도 받지 않는다. 
인체에 미치는 수압의 영향으로 잠수병에 걸릴 확률을 없애기 위해 일반적인 공기잠수 시 최고 잠수수심을 40m인 5기압까지 제한하고 있으며, 각 수심별로 최대 잠수시간이 정해져 있고 수심이 깊어질수록 잠수시간이 짧아진다. 
 
깊은 수심으로의 하강속도는 제한이 없지만 상승속도는 제한된 규정에 따른다. 탄산음료의 병마개를 따면 거품이 발생하는 것처럼 상승속도가 빠르면 인체 내에서 질소거품이 발생하여 잠수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므로 고기압 하에서 저기압으로 이동 시 천천히 상승하여 급격한 압력변화를 방지한다. 
이는 병마개를 아주 천천히 열어 거품이 발생하지 않게 하는 이치와도 같다.

김진수 제주해마스쿠버센터 대표강사

레저스포츠로 성행

"주기적 스킬 향상 필요"

최근 해외여행자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바다를 낀 여행지에서 스노클링과 스쿠버를 즐기고 오는 여행자들이 많아졌다.
그들 중 우연히 계획에 없던 스쿠버다이버과정을 이수하고 돌아오는 여행자들이 부쩍 늘고 있다. 짧은 여행 중 단기교육이 가능했던 것이다.
그 단기교육이란, 초급다이버교육이 하루나 이틀 만에 과정을 끝내는 것이다. 심지어는 그 기간에 중급다이버 자격증까지 받아 오는 이들도 있다.

다이버교육과정은 수중에서 스쿠버장비를 사용하여 자유롭게 유영할 수 있는 방법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모든 행동요령을 배우게 된다.
여기에 이론시간이 소요되는 것까지 하루 8시간을 교육에 할애한다면 통상 3일 정도를 꼬박 투자하여야 한다.
물론 이해와 운동능력에 따라 시간이 연장될 수도 있다.
교육을 이수했다고 하더라도 숙달된 다이버는 결코 아니므로 일정기간 숙달기가 따로 필요하다. 하물며 단시간에 연속으로 중급다이버과정까지 이수한다는 것은 상당한 절차가 생략됐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다이버자격증을 소지하게 된 사람들이 일상에서 바쁘게 살다가 1년, 혹은 2~3년 후 다이버자격증을 들고 바다를 찾는다. 스쿠버는 상당한 스킬을 요구하고 있어 스킬향상을 위해 주기적으로 스쿠버다이빙을 해야 한다.
6개월 이상 스쿠버다이빙을 하지 않았을 경우 재교육을 받아야 하는 지침이 있을 정도로 그 기술적인 감각을 잃지 않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의욕만 앞세워 미리 자신감을 보이며 실전에서 낭패를 보기 일쑤이다. 체험스쿠버가 성행하는 요즘, 체험은 체험일 뿐이다. 많은 사람들이 바다에 뛰어든다고 나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문명이 발전하고 유행이 바뀌어도 바다는 조금도 변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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