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와 도전의 더 큰 제주
무너지는 '제주해안' 살리자 5. 제주시 도심지 해안

▲ 1990년대 들어 제주 도심지 해안을 중심으로 해안도로 등 각종 개발사업이 진행되면서 해안원형이사라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제주해안에 대한 올바른 활용과 보전방향이 무엇인지 전면적인 재검토가 요구되고 있다. 사진은 용담-도두 해안도로 전경. 김용현 기자

1980년대 탑동매립사업…먹돌해안 상실·상습재해
용담-도두,도두-이호 해안도로 개설 난개발 '심각'
원형 보존·활용 초점 전면적 관리방안 재검토 필요

 
제주시 도심지 해안은 1990년대 들어 경제적 논리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무차별적으로 개발사업이 진행됐다. 공유수면매립사업이 진행되면서 자연원형은 사라졌고, 해안도로가 개설되면서 주변의 난개발을 부추기고 있다. 제주해안에 대한 올바른 활용과 보전방향이 무엇인지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논란뿐인 탑동매립사업
 
제주도 해안 및 연안 개발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탑동매립사업이다. 이 사업은 계획수립 당시부터 환경훼손과 주민의 재산권 위협 등 때문에 도민사회가 크게 반발하는 등 논란속에서 시작됐다. 
 
매립사업이 완료된 이후에도 월파 등 재해가 매해 반복되면서 안전성까지 위협받게 됐고, 올해 중순 제주신항 개발사업을 위해 추가매립까지 추진되는 등 탑동매립사업은 30년 넘게 제주사회에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제주시에서 대표적인 먹돌해안이던 탑동은 지진1987년부터 1991년까지 진행된 매립공사가 진행되면서 16만4253㎡의 부지가 확보됐고, 쇼핑·위락·숙박시설과 공원 등 조성되면서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하지만 탑동 매립 이후 태풍이 내습할때 물론 밀물 때 높은 너울만 쳐도 월파가 발생해 각종 시설물이 파손되는 등 그 피해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추세다. 결국 탑동매립지는 2009년 자연재해위험지구(해일위험지구)로 지정 고시됐다. 
 
탑동은 원래모습이었던 수려한 먹돌해안은 물론 그 곳에서 해산물을 채취하던 해녀들의 삶의 터전까지 사라지고 말았다.
 
지난해 9월 실시된 수중탐사 결과에서는 탑동광장의 해안호안이 바닥까지 직각으로 이뤄졌고, 파도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구멍을 뚫은 수중 해안호안은 돌로 막혀 파도를 흡수하는 제기능을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심지어 수중 일부 호안 구간은 균열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는 등 현 상태로 방치됐다가는 붕괴까지 우려된다는 의견까지 나오기도 했다.
 
제주지역 환경과 시민사회단체 중심으로 탑동의 먹돌해안 원형을 되살리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제주도는 탑동월파 피해를 막기위해 추가로 매립, 완충지역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히면서 도민사회 갈등이 불거졌다. 
 
특히 올해 5월 정부와 제주도는 제주신항만 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탑동매립지를 중심으로 180만㎡를 추가로 매립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는 등 탑동매립개발 사업은 계속 논란을 키우고 있다.
 
 
△ 도심시 해안원형 상실
 
제주시 용담(용두암)에서 도두동(도두봉)에 이르는 해안도로는 제주도내에서 가장 먼저 개설된 해안도로라 할 수 있다. 
 
1990년대 당시 제주시는 관광객 유치와 해안지역 경제 활성화, 접근성 개선에 따른 주민생활편의 개선 등을 위해 제주시 도심지에 해안도로를 개설했다.
 
당시 제주시는 용담동에서 외도동까지 모두 7.6㎞구간을 대상으로 서부해안도로 개설사업을 진행했으며, 1999년 전체 구간 가운데 용담동에서 도두동까지 5.0㎞를 완료했다.
 
용담-도두동 구간에 해안도로가 들어서자 마자 해안경관은 급속도로 바뀌기 시작했다. 관광객과 시민들을 유치하기 위해 카페와 레스토랑, 음식점 등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서면서 옛 모습이 점차 사라지게 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제주시는 야간관광지를 만든다는 이유로 온갖 조명시설을 해안에 설치했고, 심지어 해안도로변 곳곳에 설치된 바람개비 조명등은 경관훼손 논란도 야기시켰다.
 
용담동-도두동 해안도로 일대 바닷가는 이미 도로가 개설된 이후로 조간대를 비롯한 환경파괴가 심해졌고, 지역주민들이 오랜시간 사용했던 해안용천수 위에 관람대가 설치되면서 그 주변에 인위적으로 복원사업을 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그나마 최근까지 이곳의 해안도로 주변은 2층 이하의 카페와 음식점 위주로 개발이 이뤄졌지만 최근 들어 4층 이상의 대규모 숙박시설까지 잇따라 들어서는 등 난개발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  
 
상당수 지역은 무분별하게 들어선 건축물로 인해 바다경관이 가려져 볼 수 없는 등 해안도로 개설로 얻을 수 있는 기대효과도 사라지고 있다.
 
도두동-이호동 해안도로 역시 인근에 일주도로와 마을도로가 개설된 상황에서 900여m에 불과한 구간에 또 다시 도로가 개설되면서 해양환경 훼손만 부추겼다는 지적을 받았다. 
 
도두동-이호해수욕장 해안도로가 개설된 후 민자유치 해양리조트 개발사업 명목으로 이호해수욕장 동쪽 해안과 조간대 등에 8만7889㎡ 규모로 매립지를 조성하는 사업도 진행됐다. 
 
이곳 역시 매립사업 추진당시 탑동매립사업과 마찬가지로 해양환경훼손 등의 논란이 커졌지만 외자유치라는 경제적 이유로 진행됐다. 
 
"자갈 유실 원인 조명·보준 중요"

제주시 내도동에 위치한 알작지해변은 2013년 향토유형유산 제5호로 지정될 만큼 제주시 동지역 해안지역 중에서도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내도동 알작지 해안은 모래로 형성된 해변과 달리 자갈(몽돌)로 이뤄졌으며, 특히 바닷물이 들고 날 때마다 자갈이 구르는 소리로 유명해진 곳이다.

지질학적인 가치를 갖고 있는 알작지 해안도 난개발 등으로 인해 훼손이 심해지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서부해안도로 조성사업 당시 도두동에서 외도동까지 2.2㎞구간을 공사하면서 도민사회로부터 반대가 심했다. 해안도로가 조성될 경우 알작지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결국 알작지 인근 해안도로 호안공사 진행됐고, 인근에 방파제까지 축조되면서 자갈유실이 심해졌다.

더구나 방파제 등으로 인해 조류가 변한 상황에서 호우가 내릴때마다 인근 외도천 등 인근 하천에서 바다로 유출되는 온갖 부유물들이 알작지해안을 뒤덮는 등 해양오염도 가중되고 있다.

알작지의 자갈 유실이 심해 제주시는 올해 6월부터 '내도알작지해변 유실에 따른 해양조사' 용역을 진행하는 등 대책마련에 분주하다.

시는 이번 용역을 통해 알작지 해변 자갈 유실원인 및 실태, 하천수 유입량 변화에 따른 영향, 방파제와 호안이 미치는 영향, 보존방안 등을 도출할 방침이다.

알작지 주변에 해안도로와 방파제 등이 개설된지 15년이 지나서야 연구용역이 진행되면서 늦은감은 있지만 지금부터라도 정확한 유실원인과 보존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보존방안으로 기존 인공구조물 철거까지 거론될 경우 지역주민들이 동의할 수 있도록 협의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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