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바다의 해양 생태보고서 16. 해류와 조류

▲ 해류와 조류는 수중생물들의 이동을 돕고 먹이를 실어 나르는 등 수중생태계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강한 조류가 일면서 물고기들과 연산호가 인간의 눈에는 잘 보이지도 않는 미세플랑크톤을 잡아먹고 있다.

바닷물은 항상 흐른다. 흐름은 해류와 조류, 두 종류가 작용해 수중생물들의 이동을 돕고 먹이를 실어 나른다. 해류와 조류의 성격은 엄밀하게 다르다. 그런 해류와 조류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한 방향 ·양 방향으로 흐르는 차이점

해류는 전 세계바다에서 강물처럼 일정하게 한 방향으로만 흐르는 유속을 말한다. 크게 보면 지구 적도를 중심으로 북반구는 시계방향으로, 남반구는 시계반대방향으로 돌며 흐른다. 북반구에 위치한 제주바다는 적도부근에서 발생해 북상하는 쿠로시오해류가 일본 남단에서 Y자로 갈라지면서 지류가 형성된 대마난류의 영향권에 속한다.

한 방향으로만 흐르는 해류의 특성에 반해 밀물과 썰물을 일으키는 조류는 왕복운동을 한다. 일반적으로 조류의 운동성은 보고 느낄 수 있지만, 해류는 쉽게 느끼지 못한다. 다만 지난 1월부터 초여름까지 제주해역 수면에 대거 밀려들어왔던 괭생이모자반이 동중국해에서 해류를 타고 출현했던 것처럼, 이러한 사례가 있을 때 해류를 바로 인식할 수 있다. 모자반은 부력이 있어 수중에서 끊어지면 수면으로 올라오게 된다. 수면에 뜬 모자반이 처음에는 조류의 흐름에 왕복으로 떠다니다가 결국 해류에 실려 원거리를 이동하게 된다. 괭생이모자반은 제주뿐 아니라 해류의 흐름대로 당연히 대마도해역 방향으로도 떠내려갔다.

해류는 수중생태계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제주바다가 우리나라 수중생태의 보고로서 남방계 생물 종 다양성을 보이는 이유는 바로 쿠로시오해류가 올라오기 때문이다. 적도부근에서 발생해 북상하는 쿠로시오해류는 따뜻하고 깨끗한 바닷물과 산호 삼각지대(Coral Triangle)의 무수한 수중생물들을 실어 올린다. 산호 삼각지대는 지구상에서 생물종 다양성이 가장 높은 해양으로 인도네시아와 호주 북부, 필리핀 북부를 연결한다. 해류를 타고 올라오는 수중생물들은 기본적으로 수영능력이 없는 플랑크톤이다. 플랑크톤이 수중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막대하다. 해저의 암반에 뿌리를 내리고 한자리에서 일생을 살아가는 산호나 작은 어류들, 육식성이 아닌 각종 수중 생물들의 전적인 먹잇감이 되어주기 때문이다.

국가를 초월해 수중생태계에 영향

해류를 타고 이동하는 수중생물들은 수영능력이 없어도 씨앗이 바람에 날려 원거리를 이동하듯 국가를 초월한다. 작게는 플랑크톤에서부터 회유성 생물들과 고래와 같은 포유류에 이르기까지 무수한 종들이 해류에 이동된다. 수중생물의 이동원인은 그 해역의 수온과 먹이가 부족할 때 이사하듯 해류를 타고 떠나버린다. 해류에 이동하는 생물들은 수온이 알맞고 먹이가 풍부한 해역에 정착하고 종족번식의 본능을 발휘해 그 수를 대거 늘려나간다.

▲ 10m에 육박하는 모자반이 강한 조류에 수평으로 기울었다.

그러한 해류의 영향으로 드러난 제주바다의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연산호다. 연산호는 적도부근에도 있고, 제주바다 보다 위도가 더 높은 대마도에도 있지만 세계적으로 종수가 다양하고 큰 군락을 이룬 곳이 바로 제주도이며, 특히 서귀포 바다의 문섬을 중심으로 그 일대 섬과 연안에 집중 분포돼 있다.

해류의 영향은 계절에 따라 종을 달리하는 다양한 미기록종과 특산종이 제주바다에 지속적으로 출몰하게 하고, 매우 다양한 수중생물들이 회유하거나 또는 정착하기 위해 끊임없 이 도전하고 있어 제주바다는 남방계생물종 다양성을 대표 하는 수중생태의 보고로 꼽는다.

밀물·썰물에 작용하는 조류

달과 태양의 인력과 지구자전에 의해 바닷물이 주기적으로 수위가 높아지고 낮아지기를 반복하는데 이를 조석현상이라 한다. 조석현상에 의해 바닷물의 높이가 변할 때마다 흐름이 생기는 것을 조류라고 한다. 바닷물이 올라오는 밀물의 시간은 약 6시간, 바닷물이 빠지는 썰물 시에도 6시간이 소요되며, 이렇게 하루에 두 번씩 만조와 간조가 생긴다.

해류는 국가를 초월해 흐르면서 열대성, 아열대성 수중생물을 제주바다에 실어 나른다. 조류의 역할이라면 해류에 실려 온 수중생물들을 연안과 해안선의 깊숙한 곳까지 전달하는 택배배달원과 같은 역할을 한다. 특히 지속적으로 플랑크톤을 실어 나르면서 산호나 어류 등의 먹이를 공급해주는 막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김진수 제주해마스쿠버센터 대표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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