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사인문자원 통한 원도심 재생 등으로 브랜드 구축해야
해안 한라산 하천 등 보존하는 개발정책이 도심가치 높여
도시는 삶의 수단인 동시에 물리적인 공간안에서 문화·경제·환경을 아우르는 사람들의 유기적인 복합체이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도시를 삶의 공간개념을 넘어서 이미지를 만들고 마케팅 개념을 도입하는 등 도시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도시브랜드를 높이는 것은 외형적으로 팽창하는 것이 아니라 그 지역의 정체성을 살리며 역사·문화를 녹아들게 하고, 쾌적한 환경을 유지하면서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제주도시만의 브랜드를 구축하고, 명품도시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 점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문화창조도시 제주
그동안 제주특별자치도가 수립한 제주국제자유도시종합계획, 제주도 경관 및 관리계획, 2015 제주광역도시계획, 제주건축기본계획 등을 보면 국제자유도시, 친환경도시, 지속성장가능한 도시, 삶의 질 향상 등을 키워드로 미래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제주도시계획에서는 제주도민의 삶에 근거로 하는 문화와 천혜의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제주의 정체성을 도모하면서 문화창조도시이자 지속가능한 생태도시로 만들겠다는 명확한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대부분의 계획은 원론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경제논리에 맞춰 개발주의와 외형팽창주의에 맞춰 제주도시가 성장해 왔다.
세계적인 명품도시들이 갖고 있는 공동된 요소중 하나가 '역사성과 전통성'이다. 제주도시 역시 동북아 중심에 있는 지정학적 입지와 함께 섬이라는 풍토가 녹아있는 곳인 만큼 차별성을 갖출 수 있는 도시자원이 많다.
또한 제주도시는 개성적이며 특징적인 문화공간과 도시경관을 갖추고 있다. 현재 제주시 원도심의 경우 관덕정과 목관아지 등을 비롯한 제주전통도시유산을 비롯해 1900년대부터 이어온 근현대도시자원도 곳곳마다 분포해 있다.
제주시원도심은 최근 30~40년간 극심한 공동화를 겪으며 쇠퇴의 길을 걸었지만 최근 들어 문화역사도시자원을 토대로 도시재생사업이 추진되면서 부활의 날개짓을 하는 동시에 잃어버린 제주도시의 정체성도 되찾고 있다.
제주도시가 문화도시로 브랜딩할 수 있는 인프라와 콘텐츠를 갖추고 있음이 명백하다.
앞으로는 도시민의 주체적인 관점에서 문화창조도시로 변화시켜야 하는 실행의 틀을 세워야 한다. 문화를 산업경제주의에 입각해 또 다른 개발수단으로 전락시켜서는 단순히 도시공간채우기식으로 진행되서는 안된다.
제주시민들이 주도로 도시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삶의 질 향상을 시킬 수 있도록 문화도시로 발전해야 하는 것이다.
△지속가능한 생태·환경도시 제주
제주도시에 있어 자연환경은 빼놓을 수 없는 자원이다. 화산섬이라는 특성상 제주도시는 해안과 중산간, 한라산 중심의 산간지역으로 구분된 특징이 있다.
또한 남북방향으로 하천이 흐르면서 세 지역을 연결시키고, 곳곳마다 오름이 분포해 있는 등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없는 제주특색의 환경요소가 가득하다.
그동안 제주도시는 지속가능한 생태·환경도시를 지향한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도시팽창과정에서 난개발에 따른 환경 및 경관훼손 등의 문제만 커졌다.
제주도가 최근 생태·환경 중심의 도시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한라산국립공원을 중심으로 하는 '링(Ring)을 공식화하고, 개발절대불가 지역으로 천명하기도 했다. 또한 환경총량제를 시행해 난개발을 막겠다는 대책도 내놓고 있다.
하지만 개발의 가능성과 정도를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는 지표도 수립되지 않는 등 생태·환경도시를 실현하기에는 갈 길이 멀다.
우선 해안·중산간·산간·오름·한천 등 총체적인 제주도시내 자연환경에 대한 세밀하고 정확한 지리정보가 갖춰져 있어야 한다. 이를 토대로 시민들에게 신뢰성을 얻고, 현황에 가장 적합한절대보전지역과 환경총량제를 구축해야 한다.
이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개발제한 및 재산권 제약 등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지속가능성의 개념을 도민이 공유해야 할 가치로 삼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도시계발주체들이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 외 풍력·태양광 등을 활용해 신재생에너지 활용도를 높여 도시내 탄소배출을 최대한 억제시키고, 대규모 도시개발사업이 추진될 경우 녹지공간이나 수자원공간이 개발면적의 20%이상 보존될 수 있도록 법과 제도적인 장치도 필요하다.
자연환경을 잃어버린다면 제주도시의 생명력을 잃어버리는 것으로 가치는 사라지게 된다. 앞으로 개발압력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면서 지속적인 생태·환경도시로 성장하기 위한 도시개념 도입이 필요하다.

드마크로 도시경쟁력 향상
도시브랜드를 구축하고,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중요한 요소는 바로 랜드마크(Landmark)를 형성하는 것이다.
랜드마크는 도시의 이미지를 대표하는 특징이 되는 시설이나 건물로 정의할 수 있으려, 물리적·가시적 특징의 건축물 또는 시설물뿐만 아니라 개념적이고 역사적인 의미를 갖는 추상적인 공간 등도 포함된다.
하지만 지금까지 '랜드마크는 초고층빌딩'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확산됐고, 노형오거리 인근 드림타워사업을 비롯한 대규모 개발사업이 추진될 때마다 초대형건축물 신축사업을 포함시켜 제주도시의 랜드마크 만들겠다는 논리를 내세우기도 했다.
저명한 도시학자인 케빈 린치는 "랜드마크는 건축물 크기의 문제가 아니라 장소에 대한 인지"라고 강조하며, 역사적인 전통공간이나 현재 시민들이 함께 공유하는 공간을 활용한다면 도시의 상징으로 부각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부산시의 경우 해운대 마천루보다는 국제시장이나 감천문화마을이 새로운 명물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전주한옥마을, 서울시 인사동과 쌈지길, 군산시 일본강점기 당시 건물들, 대전시 중구 김광석 거리 등 초고층·초호화 건물이 아닌 문화와 도시정체성을 살린 옛 건물이나 거리만으로도 도시의 랜드마크가 충분히 될 수 있다.
현재 제주도시는 부각시킬만한 랜드마크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수백미터의 초고층건물을 내세워서도 안된다.
제주 역시 '한라산-오름-하천-해안선-문화유적-전통시장'이라는 특유요소들을 충분히 활용하고, 관덕정과 주변광장, 목관아, 제주성지, 동문·서문시장 등을 활용한다면 제주의 랜드마크로 만들 수 있다. 수 있다.
또한 '문화창조도시'와 '지속가능한 생태도시'를 통해 제주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이 제주도시의 발전방향으로 설정한다면 건축의 규모보다는 경관과 환경이 조화되면서 기능과 역할에 맞는 창의적인 도시건축을 통해 랜드마크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