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공원에서 진행된 ‘도내 4·3유적지 순례’ 기념촬영. 사진=김영모 기자

제주대총학생회 1일 도내 유적지 순례·평화공원 방문
500여명 참가 묵념·헌화...정부·도민 관심에 한목소리

윤소영씨(수학과 4년)는 북촌너븐숭이 4·3기념관에서 자신이 서 있는 붉은 송이 땅이 희생자들의 흘린 피를 형상화했다는 사실에 몸을 떨었다. 활자로 배운 제주4·3을 마음으로 배우면서 희생자들의 아픔을 알게 된 학생들은 엄숙하고도 진중했다.

1일 제주대 총학생회(회장 강민우)가 주관하고 제주4·3평화재단(이사장 이문교)의 후원으로 진행된 ‘도내 4·3유적지 순례’다.

지난달 26일 거리 시가행진에 이은 4·3행보는 이날 재학생 5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유적지 순례와 평화공원 방문으로 이어졌다. 매년 진행되는 행사지만 올해 행사는 어두운 4·3을 밝은 분위기로 이끌려는 시도로 눈길을 끌었다.

잃어버린 마을인 곤흘동에서 진행된 4.3유적지 순례. 사진=김영모 기자
잃어버린 마을인 곤흘동에서 진행된 4.3유적지 순례. 사진=김영모 기자

학생들의 유적해설을 맡은 박수자 전 4·3부녀회장은 “유적지 순례에 앞서 학생들이 4·3을 학습하고 버스에서 4·3관련 퀴즈 등을 진행하는 등 밝은 분위기를 이끌려고 했던 게 돋보였다”며 “배움에 적극적으로 나선 학생들을 보며 해설하는 내내 힘이 솟았다”고 말했다.

위령제단으로 이동하고 있는 학생들. 사진=김영모 기자
위령제단에 헌화, 묵념하고 있는 학생들. 사진=김영모 기자

‘잃어버린 마을’ 화북 곤흘동, 북촌 너븐숭이, 선흘 낙선동성 등 4·3유적지를 순례한 학생들의 마음은 제주4·3평화공원에 모여 하나가 됐다.

위령제단에 헌화·묵념하고 행방불명인 표석에 조화를 꽂으며 말을 아낀 가운데 표석 3800여기가 있는 공간은 금세 학생들의 하얀 조화로 채워졌다.

행방불명인 표석에 조화를 꽂고 있는 학생들. 사진=김영모 기자
행방불명인 표석에 조화를 꽂고 있는 학생들. 사진=김영모 기자
하얀 조화로 가득찬 행방불명인 표석 공간. 사진=김영모 기자

이번 순례가 처음인 배성현씨(해양토목공학과 2년)는 “수많은 도민들이 희생된 제주4·3의 비극을 현장을 통해 비로소 통감하게 됐다”며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은 4·3문제에 정부가 적극 나서고 도민들이 관심을 보여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하얀 조화로 가득찬 행방불명인 표석 공간. 사진=김영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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