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8시 제주시청 앞마당. 가수 안치환이 제주4·3을 목놓아 불렀다. 사진=김영모 기자

4·3 평화음악제의 안치환 무대에 관객 열광
'잠들지 않는 남도' 노래하며 '4·3아픔' 공유

2일 전야제 개최·4·3미술제 개막 등 이어져

'아~반역의 세월이여/아~통곡의 세월이여/아~잠들지 않는 남도 한라산이여'(안치환의 '잠들지 않는 남도' 중)

2일 오후 8시 제주시청 앞마당. 가수 안치환이 제주4·3을 목놓아 불렀다. 4·3을 상징하는 곡 '잠들지 않는 남도'가 ㈔제주민예총(이사장 강정효)이 주최한 제23회 4·3문화예술축전 4·3평화음악제의 피날레로 장식한 순간이었다.

이 곡은 그동안 4·3추념식에서 '기념곡 제외 논란'을 빚으며 '부르고 싶지만 부르지 못하는 4·3 노래'로 대변되고 있었다. 

원곡 작곡자가 직접 무대에 올라 열창하는 모습은 관객들에게 묵은 체증을 시원하게 풀어주듯 4·3의 설움을 치유했다. '잠들지 않는 남도'를 가수와 관객이 함께 부르는 감동의 순간은 앞으로 4.3평화가 가야할 방향을 제시하는 듯 보였다.

앞서 이날 무대에는 노래세상 원, 최상돈, 사우스카니발, 비니모터, 안치환 등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이 무대에 올라 관객들과 4·3의 기억과 아픔에 대한 공감대를 노래로 나눴다.

같은 시각 제주아트센터에서는 제주4·3평화재단(이사장 이문교)이 주최하는 '4·3전야제'가 개최돼 4·3을 위무했다.

이날 전야제에서는 대중가수 BMK, 정엽, 최백호 등을 초청해 밝은 분위기의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 역사·세대전승을 주요 목표로 한 4·3평화음악회와 상반된 분위기를 보였다.

다만 같은 시각 다른 주제를 가진 4·3 문화행사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관람객들에게 혼란을 초래하며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4·3을 생각하는 일본 모임 '한라산회'의 나가타 이사무 회장(68)은 이날 "매년 4·3위령제에 참가하며 4·3을 추모하고 있다"며 "올해는 4·3을 앞둔 전야제가 2개의 주최 측에 의해 각각 분리돼 아쉽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같은날 오후 3시에는 탐라미술인협회(회장 김수범)이 주최하는 제23회 4·3미술제도 개막했다. 오는 24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강문석·강민석·강부언·강요배·고길천 등 도내·외 43명의 작가가 참여해 다양한 4·3예술을 감상할 수 있다. 

오늘의 4·3행사

△영화 '비념' 무료상영=4일 오후 3시 영화문화예술센터.

△제68주년 4·3초대전 '평화, 슬픔에 핀 평화의 꽃'=5월31일까지 4·3평화기념관 기획전시실.

△제23회 4·3미술제 '새도(아래.)림-세계의 공감=24일까지 제주도립미술관 상설갤러리.

△4·3사진전 '잃어버린 마을, 남은 자들'=8일까지 연갤러리.

△4·3소원지 특별전 '사월의 소원'=4·3평화기념관 기획전시실에서 연중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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