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안전시설물의 부족과 관리 소홀이 잦은 교통안전사고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은 지난주 본란에서 제기한 바 있다. 이같은 사실은 최근 경찰을 비롯한 도내 관계기관의 합동조사에서도 드러났다. 보도에 따르면 제주지방경찰청과 제주시,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은 제주시관내 제1,제2횡단도로와 일주도로에 대한 교통안전시설물 실태를 점검한 결과 도로표지판의 상당수가 부족하고 일부 표지판은 재정비가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한다.

우리가 이번 관계기관의 합동조사에 의미를 두는 것은 그동안 관계당국의 무관심과 태만으로 볼 수 있는 크고 작은 교통안전사고가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대부분의 사고가 당사자의 부주의로 야기된 경우가 많고 교통사고의 경우는 운전자의 과실이 크다. 굽은 도로에 이르면 속도를 줄인다든지 마을안길에 들어서면 안전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이러한 안전사고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안전시설에 대한 세심한 설치와 관리가 절대적이다. 그러한 의무마저 소홀하여 안전사고가 빈발했다고 하면 관계기관의 무관심과 태만도 지적받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이번 조사에서도 나타났지만, 일주도로의 표지판 가운데 상당수에는 흙과 먼지와 같은 이물질이 끼어있거나 부식돼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했고 가드레일 위에 설치된 반사판도 깨져서 정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또한 야간운행의 필수적인 도로 중앙표지병도 설치되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주변 나뭇가지들이 운전자의 시야를 가리고 있음에도 제거되지 않았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이와 함께 주민들이 자주 왕래하는 마을안길과 신설도로에는 반드시 있어야할 가로등 설치와 관리에도 인색했다면 관리관청의 책임이 크다 하겠다.

이같은 현실들은 이번 조사에서 잘 적시됐으리라 여긴다. 우리들의 소홀이 바로 한 사람의 생명과 직결된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안전시설에 대한 관리에는 한 치의 소홀이 없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 따라서 관계기관에서는 이번 점검을 제주시 지역에 국한시키지 말고 도내 전지역으로 확산해서 종합적인 실태조사와 더불어 대책을 세워나가길 바란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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