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지의 제왕」 3부작 중 1부 반지원정대가 평론가들의 극찬 속에 전 세계 개봉에 들어갔다(국내는 1월1일 개봉). 총 3억달러(3500억원)를 들여 3편을 한꺼번에 제작, 올해부터 겨울시즌마다 1편씩 3년 간 잇달아 개봉한다는 이 영화. 원정대와 떨어진 프로도가 ‘불의 산’을 찾아가는 데서 끝나버리는 엔딩은 이 한편의 승부에는 치명타다. 1편의 흥행 주사위에 따라 속편을 만드는 영화계 관행상 엄청난 도박인 셈. 이 자신만만한 도박은 동명의 원작소설이 확보한 잠재관객에 대한 자신이기도 하다.
▲소설 vs 영화, 해리포터 vs 반지의 제왕
1954년 출간된 이래 ‘판타지 소설의 바이블’로 추앙 받고 있는 JR 로웰 톨킨의 「반지의 제왕」. 원작 소설의 상상력을 영화 테크놀로지가 좇아가는 데만 장장 반세기가 걸린 셈이다.
영미 판타지 문학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톨킨의 「반지의 제왕」 3부작은 전세계에서 10억 명 이상이 읽었다는 경이적 기록을 세웠다. ‘세계대전을 둘러싼 정치적 상황의 패러디’‘기독교 신화의 재창조’란 평가를 받았던 고전은 열혈 매니아들을 만들어냈다. 국내에서도 시사회에서 원작 골수팬들이 사전 자막검열을 했을 정도다.
또 앞서 개봉한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과는 운명의 한판승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두 편 모두 원작의 눈부신 후광을 업고 만들어진 판타지 연작이라는 점에서 비교점수표가 가능하다. 그러나 「해리포터」가 주로 아이들 대상의 환상극이라면 「반지의 제왕」은 오히려 성인들을 위한 ‘철학적’ 모험극이다.
▲실사로 모든 장면을 ‘그리기’
할리우드의 특수효과는 「반지의 제왕」의 모든 장면을 ‘그려내는 것’을 가능케 했다. 푸른 들판과 깎아지른 절벽, 만년설 덮인 설산, 용암이 일렁이는 지하동굴 등을 촬영한 뒤 컴퓨터그래픽으로 교차 편집해 프로도의 여정을 담은 화면은 다큐멘터리로도 볼 수 없던 장관을 연출한다. 애니메이션의 실사화가 아닌, 실사의 애니메이션화랄까.
▲철학적 모험영화
「반지의 제왕」은 단 한 줄이다. 절대 반지를 처음 반지가 만들어진 곳, 운명의 산의 용암에 던져버리기 위한 프로도 일행의 모험. 1편 「반지 원정대」는 이 반지 운반자로 운명 지워진 프로도가 인간·요정 등과 함께 대마왕의 영토에 도착하는 중간과정까지다.
프로도 일행이 절대 반지를 없애려는 모험의 역사에는 「인디애나 존스」의 모험심, 「글래디에이터」의 비장미가 깃들어 있다. 이 영화의 매력은 액션 어드벤처의 템포를 유지하면서도 정복과 탐욕이라는 인류사의 어둠을 비춰내는 데 있다.
판타지의 황홀은 선악·우정·사랑을 녹여 세상사의 모순을 빚어낸다. 악은 작은 반지, 즉 심리적인 것에서 비롯된다는 진리, 그리고 요정과 원정대 내부에서조차 스스로를 타락시키고 마는 인간들의 권력욕. 환상적 상상력을 통해 삶의 부조리를 들춰내는 판타지의 존재를 이 영화는, 아니 이 소설은 증언하고 있다.
남은 문제는 테크놀로지가 과연 판타지의 재현이라는 강박증에서 벗어날 수 있는가 이다.
「고무인간의 최후」「데드 얼라이브」 등 창의력 넘치는 좀비 영화의 대가 피터 잭슨 감독이 3부작 전편의 메가폰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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