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스토리 / 성안복지재단 청소년 이동쉼터 '버프'

버스 개조 이동식 쉼터 역할
학교밖·가출 청소년 등 지원
가족처럼 따뜻한 '긍정의 힘'
마음이 지칠 늦은 밤, 반가운 푸른색 버스가 어김없이 서 있다. 유일하게 마음을 편안히 내려놓을 수 있는 데다 따뜻한 정으로 반겨주는 이들이 있어 버스에 오르는 마음이 어느때보다 가볍다.
사회복지법인 성안복지재단이 운영하고 있는 성안청소년이동쉼터 '버프'(센터장 김은영) 이야기다.
'버프'는 '버스'(Bus)와 '프렌드'(Friend)의 첫 글자를 활용해 붙여진 이름으로 대형버스를 개조해 만들어졌다.
지난해 7월 오픈했지만 사회적 돌봄이 필요한 청소년들을 위한 따뜻한 마음은 4년전부터 시작됐다.
왕따·학교폭력·자살 등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청소년들은 해마다 늘었고 어른들의 관심은 저조했다. 거리 현장에서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하고 이동력을 갖춘 쉼터가 있어야 한다는 자각이 '버프'를 탄생시켰다.
버프 팀원은 직원 5명, 자원봉사자 10여명으로 구성됐으며 제주시 삼양동에 있는 '쉼터'와 연계해 매주 화·수·목요일 제주시청과 탑동광장 등으로 나서고 있다.
오후 5시부터 오후 11시까지 버스안에서는 청소년 고민 상담, 문화생활 지원, 성·진로·취업 자활 교육 등이 실시되고 있다. 또 위생용품 및 긴급 의료 지원과 식사·간식 제공 등도 이뤄지고 있다.
버프 운영에 따른 준비, 마감 등 보이지 않는 수고에 힘이 들 법도 하지만 늘 가족의 마음과 사명감으로 가득하다
실제로 학교밖 청소년·가출청소년들은 음주·흡연·성매매 등 다양한 위험과 범죄에 노출되기 쉬웠고 조손·한부모 등 결손가정의 영향으로 청소년들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버프는 제주시청 인근 제주동부청소년경찰학교 앞에서 중점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차츰 쉼터에 대한 입소문이 나면서 하루 25~30명의 청소년들이 버프를 찾는다. 마음을 여는 일은 쉽진 않지만 어느새 학생들과 따뜻한 정으로 대화가 통할 때, 버프에서의 교육을 받은 학생이 자신의 진로를 적극적으로 찾아나설 때가 버프 팀원들의 행복한 순간이다.
특히 청소년들의 식사 후원에 도내 업체들도 동참하는 등 버프를 중심으로 한 긍정의 힘이 눈길을 끌고 있다.
김은영 센터장은 "버스가 도내 곳곳을 찾아가 청소년들을 맞이할 수 있도록 기관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버프를 통해 조금 더 많은 청소년들이 방황하지 않고 자신의 꿈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