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학과 함께 '더 큰 제주 70년'의 길을 찾는다 8. 김향자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김향자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961년 출생. 서울시립대 조경학과 졸업후 서울대 환경대학원 석사, 경기대 대학원 관광개발학과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87년부터 교통개발연구원·한국관광연구원 재직후 2002년 12월부터는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에서 연구처장 및 관광산업 연구실장 등을 역임했다. 또 공동저서 5편과 다수의 논문은 물론 국회와 중앙부처, 서울시 등 지자체의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지역관광계획·관광자원개발·섬관광·도시관광의 전문 식견을 제시하고 있다.

양적성장 자연환경 훼손, 외부 자본 대규모 개발 이익금 역외 유출
관광객 문화 경험, 도민 사회적 경제공동체 지속적 자립 구조 당부
업체 자율규약 건전시장 육성, 고급상품 단체 유치 인센티브 줘야
대기업 면세점 기금 부과 당연…징수액 특화상품 개발규정도 필수

#제주 관광산업 전반에 대한 진단은

=양적 성장 측면에서 제주도 방문객이 1300만명을 넘어선 것은 대단하다. 양적성장은 저비용항공사 취항 및 제주올레 등으로 촉발된 내국인 및  중국방문객 증가가 크게 기여했지만 제주사회에 다양한 문제도 남겼다. 시설 개발로 중산간 곶자왈 등 자연 훼손은 물론 도시의 확산과 도심의 쇠퇴, 도민의 상대적 박탈감이 상승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대규모 리조트나 호텔 등은 외부자본으로 개발이 이뤄지면서 관광 이익의 역외유출도 심화되고 있다. 특히 저가관광, 지나친 경쟁 등으로 인해 제주관광 만족도가 낮아지고 이미지도 떨어지고 있다.

#제주미래비전이 제주형 관광콘텐츠 다양화 및 매력도 향상을 위해 제시한 지역기반 청정 에코투어리즘 활성화 및 지역밀착형 문화예술관광 기반 구축은 무엇인가

=지역기반 청정 에코투어리즘은 지속가능한 제주를 위해 자연환경의 보전과 이용 활성화를 목표로 했다. 세계자연유산 및 지질공원 등 제주 자연환경의 보전·관리를 통한 생태관광 육성, 제주도 농어촌 1차산업을 관광과 연계한 6차산업화 추진이 골자다. 또한 지역밀착형 문화예술관광기반 구축은 지역문화예술인들이 모이고 주민들과 소통하는 문화예술 플랫폼 구축과 주민 참여 지역밀착형 축제 육성, 창작 문화 활성화 문화생태계 지원을 담고있다. 다시말해 2개 방향 모두가 제주도와 도민 주체로 진행되는 것임을 강조한 것이다. 지역기반, 지역밀착형은 도민의 생활과 지역환경을 기반으로 이뤄져야 하기에 관광객으로 하여금 제주올레와 같이 제주도를 구석구석 걸으면서 제주문화를 경험하게 하고 제주도민은 사회적 경제공동체를 통해 자립적이고 지속가능한 사업구조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제주미래비전이 제시한 고품격 제주관광 융복합 관광산업의 현실과 개선방안은

=관광산업분야의 질적 성장 및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산업간 융·복합을 통한 신산업 발굴 및 부가가치 창출은 매우 중요한 과제다. 관광은 타 분야 산업과 융합으로 산업영역 확장, 새로운 일자리 창출, 지속가능한 성장 등의 선순환구조를 가지고 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이스(MICE)산업과 의료관광 분야에서 제주의 현재 경쟁력이 높지 않아 섬이라는 특수성, 청정 자연환경, 국내 최고 휴양지 입지, 다양한 문화관광시설 보유 등의 여건을 활용해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제주만이 제공할 수 있는 '휴양형 마이스산업', 단순 의료관광을 넘어 신체와 정신건강, 생활을 바꾸는 '웰니스 관광산업', 제주의 청정한 산림, 해양, 문화자원 등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레저스포츠 관광산업', 1·2·3차 산업의 융복합을 통한 6차산업은 매우 의미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별 특화산업 전략을 수립해 지역중심의 산업과 연계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하며, 제주의 관광여건에 특화된 융복합 관광산업을 대표 브랜드로 설정하고 이를 위한 관광활성화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 

#제주지역 관광산업 전문인력 양성의 현실과 과제는

=제주관광산업 질적 발전의 가장 큰 기초인 전문인력 문제는 양성의 공급보다 수요 확대에 있다고 본다. 물론 중국관광객 급증에 대응한 중국관광통역사 문제도 있지만  전문인력이 진출할 관광분야가 확대가 시급하다. 1차적으로 지역 민간 업체가 지역출신 인력 고용을 확대해야 하지만 고부가가치 산업 전환을 위해 의욕적이고 창의적인 젊은 인력을 끌어들여야 한다. 물론 담당 공무원의 전문인력화도 중요하다. 또한 도내 전문인력과 외부 전문인력이 경쟁적으로 제주발전을 꾀하면서 부족한 문화예술 전문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가칭 '제주예술종합학교' 설립도 필요하다.

#제주를 찾는 중국 방문객이 증가하고 있지만 저가 단체 관광이 주를 이루면서 지역파급 효과 보다 품질 저하 및 관광수지 악화의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개선책은

=원론적으로 보면 제주 미래를 위해 인바운드 관광 생태계 개선이 중요하다.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지만  현재 관광상품은 쇼핑에서 손실을 보전하는 구조 특성상 쇼핑 부문서 과도한 인센티브(리베이트)를 주기에 저가과열 양상을 부추기는 면이 없지 않다. 거래구조가 잘못된 부분을 무조건 억제하기보다 시간이 조금 걸려도 업체간 자율규약을 통한 건전 경쟁 유도가 우선돼야 한다. 저가 과열경쟁이 업체 이익 감소는 물론 관광이미지를 훼손시키기에 좋은 관광상품으로 단체관광객을 유치하는 여행사에 인센티브를 제공, 고급형 특화관광상품을 확산시켜야 한다. 일본도 저가시장 근절 노력을 '건전시장 육성'에 두고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제주도가 동반성장 일환으로 외국관광객 증가로 호황을 누리는 제주지역 대기업 외국인 면세점에 대해 총매출액의 1%를 관광진흥기금으로 부과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미국 등 선진국처럼 기업의 지역사회 공헌도 향상은 우리 사회 전반에서 확산돼야할 문화다. 특히 제주는 외래관광객의 소비가 대부분 면세점에서 이뤄지면서 지역상인의 소득에 직접적인 기여가 거의 없다. 물론 면세점측이 지역상생프로그램으로 제주 중소기업 제품 매장을 입주시키고 있지만 아직 제주 상품 경쟁력이 낮은 상황에서 큰 효과를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관광진흥개발기금에 일정 비율을 부과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 다만 부과액이 지역특화상품 개발에 기여할 수 있도록 별도의 규정을 만들면 외국인면세점 납부자들의 자부심도 높여 줄 수 있다. 

#제주도와 제주도의회가 관광객에게 환경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견해는

='입도세' 의미로 여러차례 논의됐지만 제주관광산업의 양적 성장을 위하여 심도있는 논의를 하지 못했다. 그러나 방문객이 계속 증가하는 현실에서 환경보전에 '빨간불'이 켜진 것도 사실이다. 제주는 '청정 자연환경'이 가장 중요한 관광자산이기에 청정 자연환경 보전·관리정책의 일환으로 관광객에게 환경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은 일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징수한 환경부담금을 환경보전 관리 목적에 명확히 사용하는 방안도 함께 도출해야 한다. 박훈석·김하나 기자
 

"제주 야간 관광상품 개발 밤에도 문화시설 열어야"

김향자 위원의 제주현안 해결 제언

조명·경관시설 구비 선결 과제
먹거리·살거리 등 명소 운영도

제주특별자치도가 야간 관광상품 개발을 추진하는 가운데 김향자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제주시와 서귀포시지역의 야간 조명·경관 구비 및 문화시설 개장 등을 선결 과제로 제안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관광전문가를 중심으로 야간관광 필요성이 계속 제시되는 가운데 최근 지자체가 관광 소비 증대 및 지역내 숙박시설 연계를 위한  야간 프로그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야간 프로그램이 주로 야외에서 이뤄지는 특성상 기후요인을 극복하기 쉽지 않지만 제주시·서귀포시가 밤에도 관광객이 다닐 수 있는 조명과 경관을 먼저 구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이어 야간에도 관광객들이 방문할 수 있도록 박물관·미술관·극장 등 문화시설 개장을 제안하는 한편 살거리·먹거리를 제공할 특정지역의 관광명소 지정·운영도 당부했다. 특히 김 선임연구위원은 제주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야간 관광프로그램 개발을 강조한후 "관광지나 도시공간, 또는 문화공간에서 야간 관광프로그램이 운영되면 자연스럽게 관광코스가 만들어지고, 더 나아가 야간 투어버스 운영도 가능하다"고 효과를 분석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특히 기상여건을 극복할 전천후 야간프로그램에 대해 필요에 따라 개폐가 가능한 전용 공간 확보를 필수 과제로 제시하면서 "제주시 산지천이나 탑동 등을 중심으로 야간 관광명소를 우선 지정·운영한후 점차 다른 지역으로 확산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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