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공존의 가치, 유럽에서 답을 찾다 / '독일의 그린시티' 프라이부르크 2. 대중교통

트램·버스 분담률 45%
티켓 한장이면 이용 가능
도심부 차량 통행 금지
오염 해결 삶의 질 높여
자전거 1명당 1대이상 보유
전용도로 건설로 이용 촉진
차량급증으로 인한 교통체증과 주차난 이 제주의 사회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제주미래비전에서는 대중교통 분담률 목표를 상향하고 친환경 저에너지 교통체계를 마련해 자연과 사람중심의 교통환경 마련을 제시하고 있다.
△트램 천국
세계적인 그린시티로 자리매김한 프라이부르크시의 친환경정책은 교통수단에도 적용된다.
프라이부르크 시민들의 주된 이동수단은 승용차가 아니라 대중교통이다. 특히 노면전차, 트램(tram)이 대표적이다.
프라이부르크시는 뮌스터 대성당을 중심으로 시내 1.5㎞ 구간에 대해 40년전부터 일부 공무용 등을 제외하고는 차량통행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대신 100년 역사의 트램이 역할을 하고 있다. 프라이부르크시에는 현재 6개 노선의 트램이 운행되고 있다. 하루 트램 이용객은 21만명이다.
또한 프라이부르크시 정부는 2018년까지 트램 노선 3개를 신설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트램이 운행됐던 대부분 유럽 도시들이 트램 수를 줄이고 있는 추세와 대조적이다.
△한때 차량 증가로 고민
프라이부르크시는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 중세의 도시계획대로 도시를 재개발한 곳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새로운 디자인의 건물 신축과 효과적인 도로망이 아니라 역사적인 건물이 혼재된 구조물의 유지였다.
하지만 프라이부르크시의 이같은 도시계획은 1960년대 증가하는 교통량으로 인해 위협을 받게 됐다. 이에 고층주차장 건물로 주차구역을 만들고 응급용 차량 등 일부만 제한적으로 통행이 허용하는 등 도심부 통과교통 억제정책을 통해 도심부 교통문제를 해결해 나갔다.
공영주차장 이용료도 시간당 2유로, 1일 20유로로 비싸다. 노상주차장인 경우 장기주차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러한 방법으로 주차·교통난은 물론 배기가스 감소로 대기오염 문제도 해소하면서, 결국 시민의 '삶의 질'이 향상됐다.
△접근성·환경성에 경제성까지
프라이부르크시에서 대중교통이 활성화될 수 있었던 데는 접근성·속도 등에서 승용차보다 우월하기 때문이다.
프라이부르크시의회는 1989년 자동차(승용차) 교통 억제를 위한 시책을 채택했다. 이를 근거로 승용차 이용을 어렵게 함으로써 수요를 줄였다. 도시 중심부에서의 승용차 최대 속도는 시속 30㎞다.
프라이부르크시는 대중교통수단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정책을 추진했다. 대표적인 것이 티켓 한 장으로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는 제도인 '레기오 카르테'다. 47유로면 1개월간 국철과 트램, 버스 등 모든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어 일반정기권보다 저렴하기 때문에 이용률이 높은 편이다. '레기오 카르테'를 일괄구매, 직원들에게 제공하는 기업도 생겨나고 있다.
△자전거, 지역의 명물로
프라이부르크시는 대중교통과 별개로 자전거 이용정책을 적극 시행했다.
프라이부르크시내의 자전거 도로의 총연장은 500㎞에 달한다. 자전거 도로는 1970년대 초반 자전거 여행을 할 수 있는 교외지역을 중심으로 확충됐지만, 이후 자전거 이용을 촉진하고 자전거 이용자를 시내 안쪽으로 이끌 수 있도록 변경됐다.
자전거 도로망 확충과 함께 시내에 4600여 곳의 자전거 보관소와 주차장이 조성됐다.
프라이부르크시의 총 자전거 대수는 25만대 이상으로, 시민 1명당 1대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제주의 현주소
7월 기준 제주도 전체 등록차량 대수는 45만7330대다. 1인당 보유대수는 0.76대다. 이 가운데 대부분 도내에서 운행을 하지 않는 역외세입(리스) 차량대수(11만1984대)를 제외하면 0.57~0.60대 수준으로 하락하지만, 전국 평균 0.42대를 웃돌고 있다.
지난해 제주의 교통분담률은 대중교통인 경우 10%에 불과하지만, 승용차는 44%에 달한다.
이에 반해 프라이부르크시의 1인당 차량보유대수는 0.30대 수준인데다 대중교통 분담률도 45%에 달한다. 반면 승용차가 20%, 나머지는 자전거가 차지한다.
제주미래비전 보고서에서도 제주의 교통문제 해소를 위해 도로형 신교통수단(BRT) 도입 검토가 타당하다고 제안했다. 검토 가능한 신교통수단으로는 버스 전용차로를 전제로 저상형 전기버스·굴절버스 등이다.
전문가들도 도심지 교통문제 해결을 위해 무가선 트램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인터뷰] 프라이부르크 경제관광공사 수석비서 아니카 라인케
"프라이부르크시에서는 트램 등 대중교통이 훨씬 빠르고 편해 자가용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아니카 라인케 프라이부르크 경제관광공사 수석비서는 "시민들이 트램을 이용하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서다"며 "하지만 접근성이나 속도면에서 자가용을 이용할 때보다 장점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내 중심가를 관통하기 위해서는 트램은 5분이면 충분하지만, 자가용은 중심가 외곽을 돌아서 가야 하기 때문에 15~20분이 걸린다"며 "시내 도로가 좁고 주차료도 비싼 편"이라고 했다.
또 "출퇴근 시간에는 트램 배차간격을 3~5분으로 줄여, 접근성을 높였다"며 "청결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하루에 1번 세차장에 들르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40년전 중심부에 차량통행을 금지하자 상인들이 반대했지만 지금은 관광객과 사람들이 더 많이 찾아 장사가 잘된다고 한다"며 "결국 차 없는 거리를 조성한 것이 경제적인 이득을 가져오게 했다"고 강조했다.
아니카 라인케 수석비서는 "프라이부르크시는 대중교통정책과 친환경 도시정책이 유기적으로 연계, 성공적인 도시환경을 구축하고 있다"며 "교통정책을 단지 교통수단정책에서 벗어나 도시계획, 건축, 환경, 가로상권 등 도시전체를 아우르는 도시정책으로 확대해 깨끗하고 편리한 도시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