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일보-제주한라병원·제주근로자건강센터 공동기획
근로자가 행복한 LOHAS 프로젝트 8. 심부정맥혈전증

도내 급성증상 환자 연 1000명
정맥내 혈액정체·응고 등 원인
혈전, 심장·폐혈관으로 이동하면
급성 심정지 등 합병증 유발 '위험'

자녀를 출산 한 후 주로 서서 일을 하는 L씨. 일주일 전 갑자기 퇴근 후 왼쪽 다리가 부어 올랐다. 3~4일이 지나자 퉁퉁하던 다리가 다시 말랑말랑해 지고 붓기도 조금 가라앉았다. 하지만 일주일 후 가족들과 함께 한 제주도 여행에서 갑자기 가슴이 아팠고 의식을 잃으며 그 자리에 쓰러졌다. 갑자기 찾아온 심장마비 증세에 119 구급대의 응급처치에도 의식을 찾을 수 없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다리가 부어오른 것과 심장마비는 무슨 관계일까?

체내 순환계는 심장과 폐를 가운데로 정맥계와 동맥계로 나뉘어져 있다. 

기능적으로 동맥계는 산소와 영양물질을 필요한 조직에 가져다 주고 정맥계는 조직에서 쓰인 부산물(이산화탄소)을 다시 심장과 폐로 돌아오게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혈액순환이 안돼요"라는 말에는 그 자체로 애매모호한 면이 있다. 동맥계의 순환이 안된다는 것인지, 아니면 정맥계의 순환이 안된다는 것인지 의미가 모호하다.

대부분 의학정보를 제공하는 지면이나 방송에서 '혈액순환 장애=동맥계 장애'로 설정하고 설명하기 때문에 정맥계 장애에 대한 위험성과 심각성은 상대적으로 적게 설명돼 왔다. 하지만 유병률이나 심각성에 있어서 정맥질환도 결코 만만하게 생각 할 것이 아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정맥혈관은 조직학적 면에서도 동맥혈관과 차이가 있다. 동맥혈관에는 없는 역류방지용 판막이 있고 근육의 수축(근육펌퍼현상)에 의해 대부분 중력에 역행해 심장으로 환류가 이뤄진다. 또한 혈류속도가 낮고 부행지가 매우 쉽게 발달하며 변형이 매우 심하다는 점 등이다. 

이러한 정맥혈관과 그 속을 지나는 정맥혈액의 특징으로 인해 정맥내 혈전 생성은 매우 흔하게 발생한다. 표피정맥이 아닌 심부정맥에서 혈전증이 만들어 질 경우 혈전생성이 과량으로 진행되고, 색전 발생이 상대적으로 높아 치명적인 폐동맥 색전증으로 이환되기도 하며,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하지 못하는 경우 만성적인 하지부종과 같은 장기간의 합병증에 노출되기도 한다. 

고전적으로 독일의 의학자 루돌프 피르호(Rudolf Virchow)에 의해 주창된 정맥혈전증의 3가지 원인, 즉 혈류이상, 혈액성분의 이상 그리고 혈관의 손상 등이 정맥혈전증의 주된 기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바, 현대적 의미로 혈류장애를 가질 수 있는 해부학적 소견 혹은 장시간의 혈류정체와 응고 및 항응고 시스템의 이상 그리고 정맥의 내피세포의 물리적 혹은 생물학적 손상으로 해석된다. 

급성의 증상을 가진 환자의 경우 연간 1000명당 1.6명이 발병한다. 이론적으로 보면 제주에서만 연간 약 1000명가량이 발생한다. 하지만 무증상 환자까지 포함하면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원인은 크게 8가지 범주로 요약된다. 예를 들어 △입원환자, 수술환자, 뇌경색환자, 장시간 비행 등 장기간 고정자세를 취하는 직업이나 환경에 노출된 사람 △외상 △암환자 △정맥 혈관내 스텐트와 같은 이물질을 넣은 경우 △뇌경색 △심장기능이 떨어진 사람 △정맥류가 있는 사람 △혈액응고기전에 이상을 가진 사람 등이다. 즉 혈류정체나 항응고기전의 이상을 초래하는 모든 상황에서 심부정맥혈전증이 발생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정맥 내 생성된 혈전은 그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역동적인 변화를 겪게 된다. 혈전생성 초기에 혈관이 막히면서 다리가 급격하게 붓지만 부행혈관이 늘어나 하루이틀 지나면 통증은 사라져서 환자들은 저절로 좋아지는 것으로 안심한다. 

5~6일이 지나면 혈전속 단핵구에 의해 약간의 혈전용해물질이 활성화 되면서 '자가용해현상'이 일어난다.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보이는 이때 급성폐동맥 색전증이라는 합병증에 의해 L씨처럼 심장마비가 올 수 있다.

급성폐동맥색전증은 심부정맥혈전증에 대한 부적절한 치료가 이뤄졌을 경우 약 20~50%의 발생위험을 가지고 있다. 

처음에는 혈전이 정맥을 꽉 막고 있다가 자가용해가 일어나면서 혈전의 엉김이 약해져 거대한 혈전덩어리가 심장과 폐혈관으로 떨어져 나가게 된다. 

양이 적은 경우 호흡곤란과 저혈압 흉통과 같은 증상만 야기하지만, 큰 혈전이 날아가 폐혈관을 막을 경우 우심실 수축기능을 완전히 틀어막아 급성 심정지를 일으킨다. 급성폐동맥 색전증에서의 증상의 유무는 색전의 양에도 관계가 있지만 환자자신의 심폐기능과도 밀접한 연관을 가진다. 

증상을 가진 환자의 11%가 증상발현 1시간 이내에 사망하기 때문에 이러한 무서운 합병증을 막기위해, 심부정맥 혈전증의 일차적 치료 목표가 색전증의 예방이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119에 의해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병원에 후송된 L 씨는 CT 검사에서 폐동맥 색전증을 확인하고 심혈관외과에서 응급 개심술을 받았다. 심장마비까지 왔지만 잘 회복될 수 있었다. 

제주근로자건강센터, 전문교육 등 지원

화학물질 급성중독이란 화학물질이 짧은 기간 내에 생체에 작용해 갑자기 질병 상태에 빠지는 현상이다.

화학물질은 제조, 사용, 취급 과정에서 근로자의 호흡기나 피부 등을 통해 체내 흡입, 접촉함으로써 중독성 직업병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화재나 폭발 등의 화학사고를 유발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산업안전보건법, 화학물질관리법, 위험물안전관리법을 통해 화학물질을 관리하고 있지만 올해에도 핸드폰 부품 생산 사업장 3곳에서 고농도 메탄올 증기를 흡입해 실명하는 하는 등의 급성중독 사고가 발생했다.

제주근로자건강센터에서는 화학물질에 의한 급성중독 사고를 예방하고 화학물질취급 근로자의 건강보호를 위해 '화학물질 급성중독 상담창구'를 개설·운영하고 있다.

상담창구에서는 △화학물질 관련 자료 비치·제공 △근로자 및 사업주 대상 유해성 전문교육 △사업장 요청 시 화학물질에 대한 MSDS(물질안전보건자료)교육 △근로자 개인보호구착용 지도 △화학물질 위험성평가 지원를 실시하고 있다.

근로자의 건강장해를 예방하기 위한 안전한 취급방법은 △화학제품 반입시 물질안전보건자료(MSDS) 확인 철저 및 경고표시 △작업장 및 인체의 화학물질 노출평가를 위한 작업환경측정 및 특수건강진단 실시 철저 △저독성·무독성 화학물질로의 대체 및 화학물질 발산원 밀폐·환기장치 설치 등의 작업환경개선 △유해화학물질을 찾아내 위험성을 결정하고, 그 결과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해 작업환경 개선에 필요한 화학물질 위험성평가 실시 등의 지침을 마련하는 방법이 있다. 

우리나라는 1996년 12월 발간한 기존화학물질목록 3만7021종과 2010년까지의 신규화학물질 6167종이 보고됐고, 이에 따라 현재 국내에는 4만3000여종의 화학물질이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주근로자건강센터는 고용노동부와 안전보건공단의 지원으로 한라병원에서 운영하는 산업보건전문기관으로 비용은 전액 무료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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