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그린시티' 프라이부르크 3. 에너지 자립 도시

1970년대 핵 발전소 건설 반대 에너지 정책 전환점
80% 자급 목표…태양광 장려·표준 규격 강화 시행
제주 석유류 등 사용량 급증 '청정' 가치 훼손 우려

거주인구와 관광객 증가, 각종 개발사업 추진, 차량 급증 등으로 인해 제주지역 에너지사용량이 매년 늘고 있다. 제주의 청정함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사용량 감축과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가 과제로 대두하고 있다.

△에너지감축·신재생에너지 도입

1970년대 초반 에너지위기 당시 독일도 원자력은 가장 효율적인 전력공급원이었다. 

당시 독일 연방정부와 바덴뷔르템베르크 주정부가 프라이부르크시에서 약 30㎞ 떨어진 작은 마을인 비일에 핵발전소를 건립하는 계획을 추진했던 시기다. 

하지만 이 지역 와인농가로부터 시작된 핵발전소에 대한 문제의식이 프라이부르크 지식인과 시민들의 반핵운동으로 확산됐다. 결국 프라이부르크시의회는 만장일치로 '탈 핵발전'을 선언했고, 주정부도 핵발전소 건설유보를 결정하기에 이르렀다.

독일 연방정부는 2011년 현재 운영 중인 17곳의 원자력발전소를 2022년까지 전면 폐쇄하고 태양광과 풍력, 수력발전의 비율을 늘리는 계획을 발표했다.

프라이부르크시는 이 계획에 가장 모범적인 도시다. 프라이부르크시의 에너지 정책의 핵심은 사용량 감축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다. 

프라이부르크시는 에너지 자립도시를 지향하며 소비 전력의 80%를 자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프라이부르크시는 1992년에 신축되는 건물의 에너지 표준규격(1㎡당 연간 에너지소비량)을 법으로 정했다. 에너지 표준 규격은 법 제정 당시 65㎾에서 최근 20~25㎾까지 강화됐다. 초기 건축비용이 많이 들지만 투자비의 일부를 시에서 지원받을 수 있는데다 장기적으로 에너지 소비 감축으로 그 비용이 상쇄되면서 호응을 얻고 있다. 

게다가 에너지소비 절감은 궁극적으로 이산화탄소 등 오염물질 방출을 줄일 수 있어 환경을 보호하는데도 기여하고 있다.

△친환경 에너지마을 보봉

프라이부르크시의 에너지정책이 대표적으로 구현된 곳은 보봉마을이다. 

410㎢ 면적에 2500여가구 5500여명이 사는 보봉마을은 2차대전 이후 프랑스군이 주둔하며 프랑스식 지명인 '보봉'이란 이름을 얻었다.

보봉마을은 프랑스군이 철수하며 친환경 에너지 마을로서 개발이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특히 군부대가 떠난 낙후지역이던 보봉마을을 신재생에너지 마을로 조성하기 위해 지역 주민과 학생들은 '보봉포럼'을 구성했다. 

프라이부르크시도 시민과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친환경에너지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힘을 보탰다.

마을 곳곳에는 3중 창호나 단열재 등을 사용해 건물의 열 누출을 막아 에너지 소비를 줄인 '패시브하우스'를 넘어 지붕 형태의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한 '플러스에너지 하우스' 건물들이 들어서 있다. 플러스에너지 하우스는 에너지 소비는 줄이고, 필요한 전력은 직접 생산해 사용하는 것이 기본 개념이다. 

또 남아도는 전기를 인근 발전소에 매각해 월평균 100∼120유로(약 13~15만원) 가량의 수익을 거두고 있다.

이 마을에는 독일 건축학자 롤프 디쉬가 직접 설계하고 건설, 본인이 거주하고 있는 친환경 주택 '헬리오트롭'이라는 명물이 있다.

원형 모양의 주택 지붕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설비는 태양 궤도에 따라 움직인다. 기존 고정형 태양광 설비보다 15∼20% 높은 발전효율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마을에서는 난방에 기본적으로 가스를 사용하지만 지하에 공용으로 사용하는 목재보일러로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고 있다.

△도내 에너지 수요 증가세

제주도에 따르면 도내 에너지 사용량은 매년 늘고 있다. 2012년 도내 에너지 사용량은 석유류 55만7810㎘ △가스류 13만6663t △연탄 78만949장 △전력 3864GWh다. 또 지난해는 △석유류 62만6813㎘ △가스류 16만1686t △연탄 129만7581장 △전력 4430GWh다.

3년 새 에너지 사용량이 △석유류 6만9003㎘ △가스류 2만5023t △연탄 51만6632장 △전력 566GWh 증가했다.

이 때문에 제주미래비전에서 제시한 핵심가치 가운데 하나인 '청정'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사용량 절감과 청정에너지의 공급 확대가 선결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제주미래비전에서는 대규모 개발사업 추진시 자립형 에너지 단지로 조성, 소규모 에너지 공급시설 및 기술적 인프라 확대에 대한 지원정책 강화, 풍력에너지 공급확대와 태양광·수소연료전지·소수력 발전 등 에너지원 공급 다각화 등의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수요자 맞춤형 인센티브 등 관련제도 마련해 에너지 효율 및 관리강화도 포함됐다.

이와 함께 도내 총 발전량 중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차지하는 비율을 풍력발전소 등이 완공되는 시점과 연계해 2015년 6.2%에서 2019년 50%, 2025년 80%, 2030년에는 100%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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