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주의·개발우선 현 사회에
해녀 삶의 방식 지혜이자 해법
등재 아니어도 보존·전수돼야

"우리가 제주해녀에 주목해야 할 이유는 많습니다. 각박해진 세상에 해녀의 삶의 방식은 지혜이자 해법입니다"

제주 출신 현기영 소설가의 '해녀론'이다. 현 소설가는 그동안 여러 작품을 통해 '해녀'를 다뤄왔다. 제주 4·3을 문학이란 장르를 통해 세상에 꺼낸 '순이삼촌'의 순이삼촌 역시 해녀였다. 지난해 나온 천천히 읽는 동화책 「해녀와 테우리」에 나온 해녀 간난이가 제주의 근·현대사, 그 중 비극의 굴곡 속 '물질'을 하며 가정을 지켰던 모습은 제주해녀의 강인한 생활력을 살피기에 충분하다.

현 소설가는 제주해녀들에게 배울 점으로 '공동체 정신'을 꼽았다.

현 소설가는 "제주 해녀는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독특한 해양문화를 가지고 있다. 그들이 지녀온 나름의 독특한 문화에서 현대인은 여러 모로 배울 점이 많다"고 말했다. 

개인주의, 이기주의적 성향이 강한 현대인들에게 물에도 같이 들고, 밭에서도 함께 일하는 수눌음의 해녀문화 만큼 좋은 교훈은 없다는 것이다.

제주해녀가 가진 '역사적 존재감'에도 의미를 부여했다.

현 소설가는 "일제강점기인 1932년,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85년 전에 치열하게 벌어졌던 해녀항일투쟁은 당시 1930년대를 통틀어 한반도 내 최대 항일 투쟁이었다"며 "3개월 동안 연인원 1만7000명이 참가한 대투쟁 역시 공동체 정신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대표목록에 등재하는 것은 이런 해녀들의 삶을 인정하자는 것으로 의미있는 일"이라며 "현 시점에서 제주해녀의 자연 친화적 삶의 방식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개발 명목으로 파괴가 묵인되고 오염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스스로를 자연의 일부로 알고 교류하는 해녀들의 삶을 가르치는 것 만큼 중요한 일이 어디있겠냐"고 반문했다.

특히 "유네스코 등재가 아니어도 해녀문화의 공동체적 가치와 자연친화적 삶의 방식은 마땅히 보존되고 전수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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