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관악축제로 우뚝 서겠다


◀사진=제주도관악협회 임원들과 제주페스티벌랜드 팀이 지난 11일 2000년 아태관악제 귀국연주회에서 만났다.

 한국관악협회 제주도지부(지부장 양승보)가 갈수록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은 제주국제관악제가 있기 때문이다.

 제주국제관악제는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야외에서 베푸는 여름철 축제로서 어느덧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제주 관악 50여년의 역사 속에서 제주국제관악제는 제주도관악협회가 어디 가서 내놓아도 손색없는 음악행사라는데 어느 누구도 토를 달지 않는다.관악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이 덜 된 상태에서 창설된 제주국제관악제가 지금은 도내 음악인은 물론 국내외 관악인들의 관심을 받는 음악축제로 성장했다.

 한국관악협회제주도지부 임원단은 96년아시아태평양관악제 제주유치를 위해 지난 94년 일본에서 열리는 아·태관악제에 참가,유치활동을 벌였으나 성공하지 못했다.96년아·태관악제 제주유치에 실패한 관악협회 도지부는 아·태관악제 진행상황을 지켜본 후 제주에서도 국제관악제를 치르지 못할 게 없다는 오기(?) 아닌 오기로 95제주국제관악제를 준비했다.

 제1회 제주국제관악제를 치르기 위해 당시 관악협회제주도지부장인 이상철씨와 부지부장 양승보씨가 그해 3월에 국제관악제의 노하우를 쌓고,제주국제관악제 홍보와 출연팀 교섭을 위해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리는 ‘악기박람회’장으로 날아갔다.

 가족들 몰래 비싼 항공요금마련을 위해 은행융자까지 낸 이들은 여비를 아끼기 위해 일주일치 식량으로 라면 4박스를 짊어지고 갈 정도로 제주국제관악제 창설에 빠져있었다.그런 그들에게 독일에서 음악활동을 하고 있는 트롬본 주자 윤중헌씨의 도움은 큰힘이 됐다.일주일 동안 윤씨의 안내로 트롬본의 세계적 거장 아르민 로진을 만났고,세계 각처의 음악인들과 얼굴을 익혔다.아르민 로진으로부터 제주국제관악제에 참가하겠다는 약속도 받아내는 등 성과를 이뤄냈다.

 제주국제관악제가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원로음악가 고봉식씨와 문무경씨,임성철 김규진 김상우 허성훈 홍상기 윤정택 강경철 고민수씨 등 관악협회 도지부 임원과 회원 80여명의 헌신적인 노력과 숨은 봉사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 회원들은 대개가 교사와 연주활동으로 시간을 내기가 그리 쉽지 않았지만 이들은 일과후면 관악협회 사무실로 모여들어 관악제 준비에 열을 올렸다.95년 이후 여름방학과 여름휴가는 고스란히 국제관악제를 위해 반납하며 제주국제관악제를 만들어낸 것이다.그러나 이들은 이런 노력에 대한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단지 제주관악인의 스스로 국제관악제를 일궈냈다는 자부심이 이들 관악인들을 또다시 관악제 현장으로 불러내고 있는 것이다.

 95년 당시 문예진흥기금과 행정의 보조금 등 5000만원의 예산으로 외롭게 시작한 제주국제관악제는 해를 거듭할수록 진가가 발휘됐다.도외 음악인과 언론들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95·97년 2회째 국제관악제를 치른 관악협회 도지부는 제주국제관악제가 제주의 여름 특장 축제로 가능성이 보이자,또다시 욕심을 부렸다.제주국제관악제를 명실상부한 국제관악제로 키운다는 욕심으로 홀수해에는 밴드축제,짝수해에는 전문앙상블 축제를 열기로 하고 98년부터 관악앙상블축제를 개최, 제주지역을 관악향연으로 물들이고 있는 것이다.

 관악협회 도지부의 활동을 눈여겨보던 제주시는 제주국제관악제를 제주시의 여름문화축제로 키우기 위해 99년부터 행정과 재정 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지난해에는 행정과 관악인,시민으로 구성된 제주국제관악제 조직위원회도 출범시켰다.

 올 여름 관악앙상블축제에는 또 문화관광부에서도 2억3100만원,한국문예진흥기금에서 2500만원을 지원하는 등 도내외에서 명실상부한 문화축제로 인정하고 있다.

 조직위는 또 축제의 의의와 예술적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앙상블축제와 병행해 국제관악콩쿠르도 계획하고,요강을 발표했다.국제적 관악신인등용문의 역할을 할 국제관악콩쿠르는 올해에는 금관부문에 한정하지만 2002년부터는 목관부문을 추가해 세계적관악콩쿠르로 키워내겠다는게 관악제를 창설한 회원들의 굳은 결심이다.

 지난 98년 국내최초로 서귀포시립관악단이 만들어진 것도 제주국제관악제의 영향이 컸다. 지난해 4월에는 관악전공자를 중심으로 제주페스티벌밴드(지휘 양경식)도 구성하고.제주페스티벌 밴드를 국내 정상의 밴드로 상설화한다는 방침도 세워놨다.제주페스티벌밴드는 99제주국제관악제에 세계적 관악거장 알프렛 리드의 지휘아래 그의 작품을 연주했고,2000년 벽두에는 제11회아·태관악제에 참가해 제주음악인의 위상을세계만방으로 떨쳤다.

 지금까지 관악협회도지부가 관악제의 성공을 위해 매진했다면 앞으로는 제주국제관악제를 제주의 독특한 색깔을 갖춘 세계적인 관악제로 부상시켜야 하는 책임을 안고 있다.지난해 관악제에 참가한 알프렛 리드에게 제주를 소재로한 관악작곡을 ,원로작곡가 김정길(전 서울대 교수)에게 2000년제주국제앙상블축제 팡파르와 관악곡 작곡을 의뢰한 것도 제주만의 특색살린 관악제로 키우기 위한 일련의 작업인 셈이다.

 한편 제주국제관악제 집행을 맡고 있는 관악협회도지부는 제주국제관악제를 세계적 권위의 감동적 관악축제로 발전시키겠다는 욕심으로 2005년까지 추진계획을 세워놨다.2004년국제관악제는 제11회 아·태관악제를 병행해 치르고,2005년 제12회 세계관악제의 제주유치가 그것이다.관악제 창설 10년째인 2005년부터는 가칭‘제주관악상’을 제정,세계관악발전에 특별한 공로가 인정된 인사나 단체를 선정해 시상할 방침이다.<김순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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