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그린시티' 프라이부르크 5. 지역성장 원동력

프라이부르크의 대표적인 건축물인 대성당 인근의 전통시장은 프라이부르크시민은 물론 전세계 관광객이 찾는 관광명소 중 한곳이다. 강승남 기자

도시마케팅 수단으로 적극 활용
관광 활성화 등 긍정 효과 뚜렷
투숙객에 숙박비 5% 세금 부과
관련분야 투자·투명 집행 원칙
제주 환경부담금 논의 '수면 위'

제주의 경쟁력은 청정함이다. 제주미래비전 수립 과정에서 도민계획단은 제주의 핵심가치 가운데 하나로 '청정'을 꼽았다. 청정의 가치는 제주도민 뿐 아니라 제주를 찾는 관광객과 국민들의 동참이 있어야만 보전할 수 있다.

△산업구조 변화

프라이부르크시의 모든 정책에 기본이 되는 것이 바로 '환경'이다. 1992년 독일 연방정부로부터 '환경수도'로 지정받으면서 이같은 기조는 더욱 공고해졌다.

프라이부르크시는 폐기물처리와 교통문제, 건축, 도시계획 등 모든 분야에서 '환경'을 최우선으로 정책을 결정한다.

이 같은 노력은 프라이부르크시의 관광 등 경제성장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프라이부르크 관광경제공사에 따르면 프라이부르크시내에서 숙박을 하는 연간 관광객은 그린시티로 지정된 1992년 65만8388명에서 2007년 113만407명으로 100만명을 넘어섰고, 2015년에는 144만8500명까지 늘었다. 숙박을 하지 않은 관광객도 역시 숙박 관광객과 비슷한 수준으로 늘면서, 최근에는 연간 1000만명이 넘는 국내외 관광객이 프라이부르크를 찾고 있다.

'청정'은 프라이부르크시의 산업구조에도 영향을 미쳤다. 치유와 휴양, 관광을 겸한 의료관광 활성화다.

프라이부르크시의 근로자 가운데 25%가 '건강', 즉 의료관광과 관련된 직업을 갖고 있다. 청정 환경을 앞세워 아시아·러시아 지역의 장기요양 환자들을 의료관광과 연계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유럽연합(EU) 연구에 의하면 환경기술과 서비스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프라이부르크시에게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관광객도 환경보전 동참

프라이부르크시는 시민 뿐 아니라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환경보전에 동참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2년 전부터 숙박업소 투숙객을 대상으로 일정금액을 숙박세(휴양세)로 부과하고 있는 것이다. 부과기준은 1일 숙박비의 5% 안팎이다. 

프라이부르크시 경제관광공사 관계자는 숙박세를 부과하는 이유에 대해 '수익자 부담 원칙'때문이라고 밝혔다.

관광객(숙박업소 투숙객)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프라이부르크에 한정된 것은 아니다. 이미 유럽의 수많은 국가나 도시에서 관광세와 숙박세, 공항세, 특별요양세 등 다양한 형태로 시행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관광세·숙박세 등 관광객에 부과된 세금은 투명하게 집행되고, 사용처가 단순히 지방정부 등의 재정부담 해소가 아니라 관광객에게 수혜가 다시 돌아가게 하고 있다는 점이다.

프라이부르크시만 하더라도 관광객들이 납부하는 숙박세를 도시청결을 유지하는데 투자하거나 관광안내소 운영, 관광프로그램 개발 등에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 환경부담금 논의 수면위로

제주에서도 최근 제주를 찾는 관광객에 환경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제주방문 관광객은 지난해 1366만4000명으로 2013년부터 3년연속 1000만명을 넘었다. 또 올해에도 9월말까지 1199만3000명(잠정치)에 달한다.

이처럼 연간 관광객이 1300만명을 웃돌면서 관광산업 진흥에 따른 지역경제활성화라는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환경보전비용도 늘고 있다. 

호남지방통계청이 제주지역 생활폐기물 배출현황을 분석한 결과 도민 1일 배출량은 2013년 818.6 t에서 2014년 784.8t으로 4.1% 줄어든 반면 관광객 1일 배출량은 같은 기간 165.6t에서 191.4t으로 15.6% 늘었다.

여기에 상·하수도 부족과 렌터카 증가에 따른 교통난 심화 등도 사회문제로 대두하고 있는 등 관광객 증가는 필연적으로 환경보전비용 부담 가중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제주도는 워킹그룹을 구성하고 내년 1~3월 집중토론을 통해 환경부담금 추진방향을 설정한다는 방침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해외에서도 관광활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환경오염과 교통체증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광시설 이용자를 대상으로 세금(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제주의 자연환경을 누리는 수혜자이자 오염물질 배출자인 관광객에 대한 원인자 부담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터뷰] 프라이부르크 경제관광공사 베른드 달만 대표이사
"제한된 땅 파괴하지 않는 것 과제"

"프라이부르크시는 모든 분야에서 환경문제를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다"

프라이부르크시의 경제와 관광 분야의 컨트롤타워인 프라이부르크 관광경제공사(FWTM)의 베른드 달만 대표이사는 "1970년대 원자력발전소 건립 반대운동을 계기로 환경을 생각하는 것이 지역에서 중요하게 여겨졌다"며 "독일의 도시 가운데 환경이 도시계획의 모든 분야와 발전방향에 적용이 되는 유일한 도시가 바로 프라이부르크"라고 강조했다.

달만 대표이사는 "그린시티라는 도시브랜드를 세계화하기 위해 태양광 박람회를 개최하는 등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그린시티 홍보를 통해 지역의 경제성장과 주민들의 삶의 질 제고를 이끌어내는 것이 바로 관광경제공사의 설립 취지"라고 말했다.

이어 "건축적으로 기존 건축물과 조화롭고,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하는 등 환경에 도움이 되는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며 "프라이부르크시는 드물게 인구가 증가하는 지역으로 제한된 땅을 환경이 파괴되지 않는 범위에서 유지하는 것이 유일한 과제다"고 피력했다. 

그는 "청정한 환경은 경제성장을 위한 중요한 테마가 될 수도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라며 "그린시티는 환경보전이라는 성장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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