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역사문화의 나라 '몰타'

'국가 주력 산업으로 육성'
기반 시설 인센티브 제공
'무분별한 개발·미흡한 계획'
영국 등 외부세력 의존하며
'1980년부터 성장 위기 봉착
'제주 하향적 방식 추진
'가치창조'로 전환 필요

이탈리아 남쪽에 위치한 몰타 공화국은 정부 주도하에 관광중심의 투자정책으로 경제적인 편익을 달성했다는 점에서 제주와 유사하다. 몰타는 최근 난개발과 원칙 없는 관광계획 추진으로 관광산업이 위기를 겪자 관광의 질적성장과 역사·문화를 강점으로 내세운 정책 등이 주목받고 있다. 

△영국군의 관광휴양지

몰타는 온화한 지중해성 기후와 우수한 자연경관이 매력적인 국가다. 또 최근에는 수천년의 역사와 문화를 앞세운 관광프로그램으로 전 세계인들의 관광지로 부각되고 있는 곳이다.

몰타의 관광업은 과거 1차산업 중심의 작은 마을 단위로 소규모 형태로 시작됐다. 그러던 중 1958년 관광청(MTA) 설치를 기점으로 정부 주도의 관광중심 정책이 추진되기 시작했다.

1814년 파리조약에서 정식으로 영국 영토가 됐던 몰타는 영국 군인들의 관광휴양지로 개발이 활성화됐다. 

이후 1964년 9월 영국으로부터 독립했지만 몰타 정부는 관광을 국가의 주력산업으로 본격적으로 육성했으며 관광기반시설에 대한 금융과 대출, 일부 기업에 대규모 숙박시설 개발에 대한 우선권을 부여하기도 했다.

이 같은 정부 주도의 정책추진은 관광시장의 빠른 성장과 경제적 편익이라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1960년대말 관광객수와 숙박시설은 1958년과 비교해 3배 이상 늘었다. 특히 몰타 정부는 국제항로 개설과 저가관광지 홍보 등의 관광산업의 양적 성장에 주력하면서 1980년대 초 방문객수가 73만명을 기록했다.

△급격한 양적성장 부작용

몰타의 관광산업은 위기를 겪기도 한다. 1960~1970년대 급격한 양적성장 단계를 거치면서 무계획적인 난개발과 불충분한 관광계획과정으로 1980년대에 이르러 쇠퇴했다.

유사한 매력을 갖고 있는 타 지중해 연안 관광지인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이 질 높은 관광상품을 내세우면서 몰타의 관광경쟁력이 저하됐기 때문이다. 

지중해의 육지국가와 비교할 경우에도 섬 국가의 한계로 인해 경쟁력이 약화됐다. 

특히 관광객 증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물과 전기가 부족했고, 폐기물(쓰레기) 과잉생산 등에 대응할 수 있는 지역기반시설이 미흡해 관광 만족도는 물론 주민 생활의 질도 떨어졌다.

여기에 심각한 영국 의존도 역시 몰타 관광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1980년대 몰타 관광객 중 77%가 영국 관광객이 차지했다. 하지만 이들 관광객은 대체로 지출수준이 낮은데다 계절적 편중이 심한 특성을 갖고 있다. 

영국 정부가 임명한 총리가 아닌 국민투표를 통해 선출한 대통령이 국가의 대표자가 되는 등 1974년 영국으로부터 완전 독립한 이후 1979년 영국군이 완전 철수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1973년 오일쇼크에 이어 1980년대 영국의 경제적 후퇴로 인해 여파가 컸다. 영국 시장에 대한 과잉의존도 탓에 영국 관광객이 40% 감소하면서 몰타경제 자체가 위기에 처했다.

△제주, 외부세력 주도로 개발

제주 개발이 본격화된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제주지역개발 추진은 중앙정부 주체로 개발계획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하향적 방식'으로 진행됐다. 

또 국가나 대자본 등 '외부세력'에 의해 주도되고, 개발의 동력도 외부 자본에 의존하는 외생적 방식으로 추진됐다.

또 개발잠재력이 큰 지역을 선정해 집중투자하면서 개발효과를 주변지역으로 확산시키는 '거점개발방식'이 도입됐으며, 제주를 국제관광지로 조성한다는 목표아래 관광산업이 선도산업으로 최우선적으로 추진됐다.

특정국가 의존도가 심해 해당 국가의 상황에 따라 관광시장이 좌우된다는 점도 다르지 않다.

올해 들어 9월까지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280만6226명 가운데 중국인은 243만5437명으로, 86.8%를 차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중국 여유국이 '불합리한 저가 여행 관리 추진에 관한 통지'를 통해 방한 관광객을 전년보다 20% 줄이는 것으로 방침으로 전달하면서 제주 관광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제주는 섬 관광목적지로 관광객 수 증가에 의존하는 양적 성장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관광수용력 한계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제주미래비전 용역보고서에서는 제주의 양적성장과 자원중심 개발, 가격 중심의 경쟁구도, 관광수용력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질적 성장과 가치창조 중심의 관광개발방식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인터뷰] 카를로 미칼레프 몰타관광청 대표

"관광산업은 몰타 공화국 경제의 주요 수입원으로 지속 발전시켜야 할 주력산업입니다"

몰타관광청 카를로 미칼레프 대표는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몰타의 관광산업은 국내총생산(GDP)의 15~20%를 차지하고 있다"며 "몰타에는 지중해에서의 수상활동 뿐 아니라 몰타 섬의 다채로운 역사와 문화를 아우르는 관광자원이 많다"고 말했다.

카를로 미칼레프 대표는 "과거 몰타는 정부가 전략적으로 관광산업을 육성하면서 눈부신 발전을 이뤄냈다"며 "관광과 관련된 다양한 일자리가 창출되면서 국민들의 소득이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관광산업 성장에 따른 부작용에 대해서는 걱정했다.

그는 "최근 몇년간 몰타의 관광 산업은 작은 국토와 적은 인구 등과 관련한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며 "이런 문제들은 특히 성수기인 7~8월에 자원과 식수, 하수도, 해변, 도로 등 기반시설 확장을 필요로 하게 됐다"고 말했다.

카를로 미칼레프 대표는 "몰타 관광산업은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2012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고 있다"며 "지중해 타 관광지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역사문화자원을 활용한 관광프로그램 개발 등에 주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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