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문화의 나라 '몰타' 2. 질적성장 주력

1988년 최초 관광계획 수립…시장 다양화·계절 편중 감소
중세도시 보전·호텔고급화 등 지역 맞춤형 전략으로 승부
발레타 2018년 문화수도 선정…주민중심의 도시재건 추진

1970~1980년대 무분별한 개발과 불충분한 관광계획으로 관광산업의 위기를 겪은 몰타는 정부차원의 계획을 수립하고 양적성장 위주의 관광정책에서 탈피, 역사문화 자원을 활용해 지중해의 타 관광지와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세계적인 휴양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관광기본계획 수립

몰타 정부는 1980년대 관광산업의 위기를 인식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1988년 최초의 관광기본계획을 수립하게 된다.

이 관광기본계획의 주요 내용은 영국 관광객에 대한 과잉의존도에서 벗어나기 위한 시장 다각화 전략, 문화유산을 활용한 문화콘텐츠 개발 전략, 시즌에 영향을 받지 않는 비계절성 관광전략이다.

또 관광객의 만족도와 주민들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도로 재포장에 많은 예산을 투입했고, 물 공급과 담수화 시설 확충에 주력했다. 또 공항터미널 확충 등 사회기반시설 개선 방안도 계획에 포함됐다.

또 고급호텔 유치와 마이스(컨벤션·인센티브 투어·전시·회의) 관광, 수상레저관광, 골프관광, 크루즈 관광, 문화유산관광 등 양질의 관광상품 개발을 강화했다.

몰타는 이 같은 국가단위 정책과 더불어 지역의 특색에 맞는 지역맞춤형 전략을 수립해 추진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몰타의 옛 수도인 몰리나는 문화유산관광과 도시미관의 고급화에 초점을 맞춘 중세수도 보전전략을, 현재 몰타의 중심지이자 수도인 발레타는 마이스관광 증진과 역사도시의 재건전략, 줄리언스 지역은 호텔의 고급화와 스포츠·쇼핑·야간관광 등의 전략을 적용했다.

몰타는 이 같은 정책을 추진한 결과 관광시장의 다양성과 계절적 편중 감소 등의 성과를 달성했다.

△역사문화 관광 중심지로

몰타 정부가 과거 저가관광의 이미지를 벗고 지중해의 타 관광지와 경쟁하기 위해 주력한 것이 바로 역사문화 관광이다.

역사문화를 통한 관광콘텐츠는 타 관광목적지와 차별성을 높이고 지역 정체성을 강화하는데 효과적이다.

특히 이 전략은 비교적 계절적 요인에 따른 방문편중에 영향을 적게 받기 때문에 시즌에 제한 없이 관광객을 유치하는데 도움이 된다.

몰타 정부가 몰타만이 갖고 있는 역사적 명소와 문화적 특징을 관광콘텐츠로 개발을 활성화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몰타는 제1차 십자군 원정(1096~1099) 당시 부상병을 위한 구호활동 등을 수행하다 1522년부터 몰타섬에서 정착한 '몰타기사단' 시대의 유적지를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또 지역 고유의 활동들을 유지·보완해 전통적인 종교적·민속적 색채를 담은 축제형태의 문화이벤트로 승화했다.

또 나폴레옹에 의해 점령당하기 전까지 몰타기사단이 주둔했던 시기를 재현한 축제행렬을 기획하기도 했다.

이밖에 음악축제, 몰타재즈축제, 불꽃축제, 지중해 음식축제 등을 통해 다양한 즐길거리·볼거리를 관광객에 제공하고 있다.

△도시 전체가 문화유적

몰타의 역사문화관광의 중심지는 수도인 발레타다. 발레타는 1980년 도시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만큼 역사적 배경이 풍부하며 문화유적의 가치가 큰 곳이다.

이 지역은 긴 역사 동안 페니키아·그리스·카르타고·로마·비잔틴·아랍, 그리고 성 요한 기사단의 지배를 받았던 곳으로, 총면적 55㏊에 320여개의 기념물이 남아 있는 세계에서 가장 밀집된 역사 지구 중 하나로 손꼽힌다.

발레타의 요새화 및 도시계획의 통일성은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건축 원리, 도시 이론가들의 미적 고려와 당대 도시계획의 기술들이 결합된 것이다.

촘촘하게 짜인 도시계획과 과거를 반영하는 건축물 역시 어떠한 변화나 개조 없이 잘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특히 19세기와 20세기는 영국 건축의 영향을 많이 받았던 시기로, 기존 건축물들과 놀라운 방식으로 결합함으로써 원래의 형태를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건축물을 낳았다. 

새로운 건축물 중에는 도시 환경과 잘 어울리는 내닫이창을 가진 좁은 집들이 있다. 발레타의 우수한 건축 유산들은 뛰어난 보존 상태 덕분에 그 빛을 더 발하는데, 이 덕분에 발레타는 역사 보존의 모범 도시라는 평판을 얻었다.

몰타 정부는 지역협의회를 설립해 지역주민 스스로 도시 재건을 도모하도록 유도했다. 도시 정체성 강화, 유적의 부분적 복원 등을 통해 역사문화·관광도시로 발레타를 재건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으로 발레타는 2018년 유럽연합이 1985년부터 매년 선정하는 문화수도로 이름을 올렸다. 

[인터뷰] 몰타 관광업계 종사자 닉

"몰타를 찾는 관광객이 지속적으로 늘어야 일자리가 생기고 소득수준이 높아진다"

몰타의 세인트줄리언스 지역의 한 호텔에서 종사하고 있는 닉씨(35)는 "서민들의 입장에서는 관광객이 증가하는 것에 대해서 교통체증 등 다소 불편함이 있지만 대부분 환영할만한 일"이라며 "직업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관광산업이 없다면 소득도 줄어들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는 "199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아파트 등 고층건물이 해안변 중심으로 건립되기 시작했으며, 이들 아파트 대부분은 외국인들이 장기거주를 위해 매입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아파트 가격이 최근 크게 올라 집을 구입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했다.

닉씨는 "그렇다고 관광객들이 오는 것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며 "관광객이 증가하는 만큼 국민들의 생활형편은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그는 "과거 몰타 관광객은 아름다운 해안 등 자연경관을 보면서 여름철 휴가를 즐기기 위한 목적이 대부분이었다"며 "최근 들어 역사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계절에 상관없이 많은 관광객이 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몰타는 국토 면적이 좁고, 농업 등 1차산업과 제조업 등 2차산업이 발달하기 어려운 여건상 관광은 매우 중요한 산업"이라며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문화유산을 활용한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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