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문화의 나라 '몰타' 3. 지속가능한 성장 도모

몰타, 1990년대 중요성 인식 새로운 개발사업 지양
프로젝트 추진시 300개 항목 충족 필요…30% 불허
제주, 개발사업탓 환경가치 훼손…총량제 도입 제언

몰타 정부는 최근 관광객이 늘면서 환경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관광개발 과정에서 해안선을 중심으로 개발압력이 높아지고 있는데다 쓰레기 증가와 물 부족, 환경훼손 등의 부작용이 잇따르면서 문제 해결을 위해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환경자원청 신설

몰타 정부는 1990년대부터 환경자원 보전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 새로운 개발을 지양하기 시작했다.

1970~1980년대 관광객 유치를 위해 해안가를 중심으로 무분별하게 개발을 추진하면서 몰타 관광의 매력인 천혜의 자연환경이 훼손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환경자원청이 신설된 이유도 이 때문이다. 몰타 정부는 환경자원청을 통해 관광개발 프로젝트 추진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환경훼손 문제에 대처하고 있다.

몰타에서 개발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유럽연합에서 마련한 300여개에 달하는 환경적인 규제를 통과해야 한다.

또 정치인들 역시 이같은 규정에서 벗어나 결정을 내릴 수 없으며, 일반 시민들의 의견도 정책결정에 영향을 미친다.

환경자원청에서는 매년 1000개에 가까운 사업계획을 심의하고 이 가운데 300여개의 계획에 대해서는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 

또 환경적으로 가치가 높아 보전이 필요한 지역에 대해서는 보호구역으로 지정,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

몰타에는 자연보호구역이 30곳이다. 유럽연합에 속한 국가 전체가 2000개지만, 국토 면적이 제주의 6분의 1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많은 수치다.

특히 섬 국가라는 특성상 해양보호구역으로 9곳이 지정돼 있는데, 보호구역의 면적은 몰타 국토의 12배에 달한다.

대표적인 자연보호구역이 몰타섬과 고조섬 사이의 3.5㎢ 면적의 코미노섬이다. 섬의 이름은 한때 섬에 자생했던 큐민(cumin·미나리과 초본식물)의 이름을 따서 명명됐다.

정주인구는 10명 이내로, 여름 관광성수기에만 관광산업에 종사하는 인구가 일시적으로 들어온다. 코미노섬은 조류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기도 하다.

△환경총량 유지 총력

제주도는 2002년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2007년 세계자연유산, 2010년 세계지질공원 등 유네스코 자연과학부문 3관왕 달성에 이어 2011년 세계7대자연경관으로 선정되는 등 풍부한 자연자원을 갖고 있다. 하지만 해당 자원의 가치가 각종 개발사업으로 훼손되는 사례가 빈번하다.

대표적으로 '제주의 허파'라 불리는 곶자왈만 해도 전체 면적의 19%에 달하는 20.6㎢(여의도 면적의 7배)가 골프장과 대규모 개발사업에 의해 훼손됐다.

제주도는 그동안 관리보전 등급 등을 활용해 보존가치가 높은 특정 구역을 지정하고, 해당구역에 대한 개발을 제한하는 방식을 주로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방식으로는 제주 정체성의 근간인 생태계의 총량적 가치를 지키기 어려운 것으로 평가된다. 

특정 구역은 보전되더라도 그 외 지역에서 개발 등으로 훼손되는 경우 생태환경 자산의 총량적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제주도가 이 같은 문제점을 인식, 2011년 환경자원총량관리 등급을 도입했지만, 특정 공간에 등급을 부여하고 등급이 높은 구역을 우선적으로 보전하는 체계라는 점에서 기존 관리보전지역과 유사한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제주미래비전 용역보고서에서는 제주도 전체 면적(1839㎢)의 40.87%(환경자원총량 1·2등급)를 환경자원총량의 목표치로 산정했다.

환경자원총량을 유지하기 위해 모든 개발을 불허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용을 하면서도 생태환경의 총량이 줄어들지 않도록 '환경훼손에 대한 의무적 복원조치' 도입을 제시하고 있다.

이밖에도 곶자왈·중산간에 대한 활용·보전 방안, 해안변 그린벨트 도입 등 수변·해양의 관리 및 이용방안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인터뷰] 빅터 아시악 몰타 환경자원청장

"관광개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훼손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모든 정부 기관들이 환경보호·경제발전 동시 달성이라는 같은 목적을 갖고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빅터 아시악 몰타 환경자원청장은 "몰타 정부는 환경보호와 관광산업 발전을 동시에 이뤄내기 위해 지난 4월 환경도시계획부에서 환경자원청으로 확대 변경했다"며 "환경과 자원을 보전하는 것이 관광의 중요한 요소로 인식되고 있는 것을 감안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관광산업은 경제적 효과가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지만, 관광객 유치를 위해서는 자연환경에 개발압력을 가할 수밖에 없다"며 "이 때문에 관광개발 과정에서 환경문제에 더욱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빅터 아시악 청장은 "관광 관련 프로젝트를 추진할 때 환경자원청에 법적으로 간섭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며 "환경적으로 문제가 있을 경우 프로젝트 추진을 중단시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관광객들은 최근 바다 수질 등 환경문제에 아주 빨리 반응하기 때문에 모든 부처가 같은 목적을 갖고 환경문제와 경제문제에 대응해야 한다"며 "환경보호를 위한 새로운 대책이나 정책이 수립되면 영향을 받을 만한 모든 기관의 의견을 수렴해 최종적으로 결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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