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년 도시' 오스트리아 그라츠 3. 도시 전체가 관광상품

소비욕구 다양화 추세 반영 전통에 현대성 가미 노력
식물연료·트램 도입…문화유산 이미지에 '청정' 더해

그라츠시는 도시의 경제적·사회문화적·환경적으로 다양한 파급효과를 미치는 도시관광이 부각되자 문화유산과 신축 조형물 등을 활용한 도시관광에 주력하고 있다. 

△관광소비 욕구 다양화

도시관광은 도시가 지니고 있는 자연자원, 문화자원, 인공자원 등 관광 매력물과 각종 편의시설, 회의·전시·이벤트·문화, 생활양식 등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관광현상을 뜻한다. 도시관광은 도시의 제반 시스템을 기반으로 일어나는 활동의 하나로, 해당도시의 생활양식과 문화 등 도시 생활환경 자체가 관광 상품이 된다. 

도시관광은 지역경제의 새로운 소득과 고용을 창출하고, 실업 구조를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또 관광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기업이나 개인의 공간적 이동 및 재배치를 유발해 도시의 물리적 환경을 변화시킨다. 관광산업이 타 산업과 기능적으로 연계돼 도시경제 활성화에 시너지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또 도시관광은 토지이용의 변화를 유발한다. 관광에 의한 공간구조의 변화는 도시를 독특하고 매력 있는 장소로 변화시켜 도시부흥의 핵심적 역할을 담당한다.

이처럼 도시는 가장 중요한 관광목적지가 될 수 있지만, 그동안 학계와 업계에서 모두 큰 관심과 비중을 두지 않았다. 정책적인 측면에서도 관광은 대규모 개발사업에 치중되면서 난개발 등의 부작용을 야기됐다.

△전통과 현대의 교차

오스트리아 그라츠시는 최근 도시관광에 주목하고 있다. 사회가 다변화되고 소비자의 관광욕구가 변화면서 관광목적지의 선택도 기존 관광지와 리조트 중심에서 오지, 농촌, 도시까지 다양해지고 있는 추세를 반영했다. 

동서 유럽의 관문으로 독일과 발칸 등 다양한 문화가 깃들어진 1000년 역사도시 그라츠는 도시관광의 최적지다.

중세도시의 형태를 그라츠는 유서 깊은 명소부터 역동적이고 현대적인 명소까지 흥미로운 볼거리가 많다. 

후기 고딕 양식의 대성당은 그라츠가 제국의 지배하에 있던 시대를 떠올리게 한다. 인근의 바로크 양식의 카이저 페르디난트 2세의 무덤도 인상적이다. 슐로스베르그 정상에는 1591년 건립된 도시의 상징 시계탑이 있다.

2003년 무르강 서쪽에 건립된 쿤스트하우스와 무르강에 중앙의 인공섬 무어인젤은 신축 조형물이지만 도시의 랜드마크로 자리를 잡았다.

다양한 문화권의 음식 역시 그라츠 도시관광의 매력이다. 그라츠시의 강력한 구도심 보존정책과 무르강 서쪽의 현대성을 가미한 도시계획으로 관광 목적지로서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있다.

△ 환경에도 관심

문화도시인 그라츠시는 최근 환경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바이오디젤유(식물연료)를 친환경에너지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라츠시의 공영버스 회사(GVB)가 폐식용유 디젤을 사용할 수 있도록 에코드라이브 캠페인을 펼쳤고 지난 1999년부터 폐식용유를 수거·재활용할 수 있도록 홍보해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냈다.

그라츠시가 바이오디젤유에 주목한 이유는 대기오염 탓이다. 산으로 둘러싸인 그라츠시는 미세먼지 오염이 심각했다. 바이오디젤유는 경유에 비해 미세먼지가 절반 이상 감소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그라츠 시는 우선 미세먼지를 가장 많이 내뿜는 운송수단인 버스에 이 바이오디젤유를 넣기로 결정하고, 1994년 처음으로 2대의 버스에 바이오디젤유를 넣었다. 이렇게 시작된 '에너지 전환'은 2005년 그라츠의 가장 큰 택시 회사가 동참하는 등 호응을 얻었다.

이와 함께 그라츠 시내 중심가인 헤렝게세 거리를 차 없는 거리로 지정하고 트램(노면전차)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등 환경문제 해결에 노력하면서 문화유산의 도시에 환경도시의 이미지를 더하고 있다. 

[인터뷰] 수잔네 휠러 관광청 마케팅부장

"문화역사 활용한 도시관광은 지역경제의 새로운 동력이 되고 있다"

수잔네 휠러 그라츠 관광청 마케팅(아시아 담당)부장은 "최근 관광목적지로서 도시의 의미와 중요성이 높아지고 도시관광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며 "도시 전체를 하나의 관광대상으로 이해하려는 노력들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수잔네 휠러 부장은 "오스트리아, 특히 그라츠의 도시관광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하나의 도시에 역사적인 구도심과 신세대적인 거물이 동시에 공존하고 있는 것 등이 관광객들을 끌어들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라츠시 관광객은 숙박객 기준 1995년 47만9715명에 불과했다"며 "이후 2003년 83만9894명, 2014년 102만 9022명으로 100만명을 넘어섰고 올해는 110만명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그는 "관광객 숫자보다 더 중요한 것은 관광객들이 얼마나 지역에서 소비를 하느냐의 문제다"며 "시내 중심부를 차 없는 거리로 지정해 쇼핑·보행 환경을 개선하고 관광객(호텔 투숙객)들에게 징수하는 관광세를 관광산업에 재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도시관광 등 그라츠시에서의 관광산업은 경제적 창출효과가 지난해 기준 1억5000만 유로에 달할 정도로 중요하다"며 "역사지구 만으로는 도시관광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구도심 외곽에 현대적인 도시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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