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이 쓴 제주문화에 대한 비판

 30여년 동안 방송사에서 PD로 활동했던 희곡작가 김기원씨가 제주문화의 현주소를 날카롭게 진단한 수상집을 냈다.

 도서출판 세림의 제주문화보기 첫 번째권으로 출간된 「김기원의양파문화」. 30여년의 방송생활을 토대로 쓴 이 책에서 김씨는 제주문화와 관광을 중심축에 두고 제주사회에 만연해 있는 모순과 병폐를 끄집어내는 한편 이를 극복하기위한 대안으로 문화가 핵을 이루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책에서 김씨는 오늘날 제주문화는 벗겨도 벗겨도 하얀 속살을 드러내다 마지막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은 양파처럼 결실이 없다고 혹독하게 비판한다.지각없이 반복되는 무관심한 생활,발전이 없는 사회는 양파문화의 사회라면서 제주사회도 양파문화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방송생활 속에서 내린 김씨의 결론이다.

 따라서 김씨는“제주문화의 잃어버린것,잊혀진 것,묻혀있는 것,새로운 것을 찾고 캐내기 위해 문화의 자원 토양마련에 보태기 위해 책을 썼다”면서 “팽개쳐버린 문화를 일구고 가꾸어 자원화하는 슬기가 바로 제주를 밝게하는 비전”이라고 말했다.

 예를들어 2001년 세계태권도대회를 앞둬 김씨는“제주의 국제스포츠도 신명난 문화축제의 한판이 필요하다”면서 성공적인 축제는 △스포츠와 문화의 공존 △전문화된 조직구성 △특정한 장소의 이미지 판매를 위한 공격적인 장소마케팅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또 “제주지역의 문화적 특성사업은 지역사회 사람들의 활발한 참여를 보장해 지방의 전문인들이 주도적 참여로 조직적인 발전계획을 해나가야 한다”면서 “자치단체장들이 재임기간 실적을 위해 서둘러 실시한 사업은 두고 두고 말썽이 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꼬집는다.

 거대한 예산을 투입해 만든 자전거도로,서귀포자연휴양림내 순환도로를 포장 자동차도로의 개설발상,경쟁적으로 개최하는 내용이 유사한 축제,도내 관공서의 일본 가이츠 향나무 심기 등은 잘못된 제주특성 사업의 본보기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 책은 1부 ‘제주는 지금’,2부 ‘양파문화의 비탈’3부 ‘벼랑의 이야기’,4부 ‘신명의 판을 위하여’,5부 ‘새로운 판과 제주속담’등 5부로 나눠 80꼭지의 글이 실렸다.석사학위 논문 ‘지방예술육성을 위한 예술행정연구-제주도내 공연단체 육성을 중심으로’요약내용이 부록으로 실렸다.

 김씨는 제주사범학교와 서라벌예술대학 연극영화과,제주대 행정대학원을 졸업했고,제주MBC 편성부장,제작부장,심의실장,편성국장 등을 지냈다.현재 미디어연구실에서 집필활동과 함께 제주관광대학에 출강한다.한국문협과 한국희곡작가협회 회원.(8000원) <김순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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