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공감제주 감동제주] 제주경제 키우는 마을기업 1. 프롤로그

공동출자·협동 통한 소득 창출
마을공동체 골고루 수익·혜택
자원 활용한 상품화 부담 적어
통합적인 지원체계 미흡 한계도
경제자립·풀뿌리 경제 실현토록
지속발전 가능 모델·지원 필요
제주경제는 최근 10년간 지역내총생산이 갑절이나 증가하는 등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뤘다. 하지만 성장규모 만큼 혜택은 지역에 환원되지 못했고, 소수의 대자본과 특정업계에 몰리는 등 경제양분화가 심각해졌다. 여기에 제주농어촌은 고령화가 심해지고 있고, 일자리감소와 지역공동체도 약화되고 있다. 이에 제주경제 균형성장과 지역공동체 강화를 위해 마을과 주민 중심의 풀뿌리경제를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역과 경제발전을 이끌 원동력으로 마을기업이 부각되고 있다. 제주마을기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자립적인 경제주체로 발돋움하길 위한 대안을 모색한다.
△왜 마을기업이 필요한가
마을기업이란 지역주민이 주도적으로 농수축산물, 관광자원, 에너지자원, 인적자원 등 지역내 각종 자원을 활용해 안정적인 소득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마을단위의 기업이다.
마을기업이 일반기업과 다른 이유중 하나는 단순히 수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이 마을공동체를 위해 기업을 설립하고 경영하면서 지속발전 가능한 공동체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다.
사회적기업과 비슷한 면도 있지만 기업경영의 목표가 사회 환원보다 마을에 중점을 두고 수익을 추구하는 점에서는 분명한 차이도 있다.
최근 마을기업이 주목을 받는 이유중 하나가 바로 지역주민들이 마을기업에 공동출자를 하고, 민주적 의사결정 및 협동을 통해 소득을 창출·분배하면서 공동체 활성화를 동시에 도모하기 때문이다.
마을기업은 지역주민이 기업의 주인이자 경영주체자로 출자한 주민 모두에게 골고루 수익과 혜택이 돌아간다.
또한 출자하지 않은 주민들도 마을기업의 생산활동에 참여해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다. 노약자 등 일자리 참여가 힘든 주민들도 마을발전기금 조성을 통해 복지·문화·교육의 혜택을 줄 수 있다. 이처럼 마을기업은 주민의 경제주체가 되고, 실질적 소득을 얻을 수 있으며, 일자리 창출 및 공동체 활성화 등을 동시에 도모할 수 있는 것이다.
마을기업은 지역내 생산기반을 주축으로 기업활동에 참여하기 때문에 인적자원 활용과 상품화가 상대적으로 쉽다. 또한 농수축산물과 관광자원 등 마을자원을 기반으로 기업활동을 할 수 있어 외부의존성도 낮고 창업에 따른 위험부담도 상대적으로 낮다는 장점이 있다.
△과제 많지만 마을기업 제주경제 중심돼야
행정자치부가 '2010년 자립형 지역공동체 사업'에 따라 마을기업 육성사업 시행지침을 시행하고 있다. 이에 맞춰 제주지역에서도 주민 중심으로 마을기업과 협동조합을 설립, 경제주체로 나서기 위한 시도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와 행정시 그리고 도내 각 마을을 중심으로 2010년부터 마을기업을 육성하기 시작했으며, 현재 28개의 마을기업이 운영중이다. 이는 전국 1324개의 2%정도로 제주경제가 전국의 1%대인 것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라 할 수 있다.
도내 마을기업 중 20곳은 농산물과 전통식품을 가공·제조·판매하는 업종이며, 관광체험 5곳, 가구제조·의류재활용·분재 등이 각각 1곳씩이다.
하지만 제주마을기업이 자립적인 경제주체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갈 길이 먼 것도 사실이다.
무릉외갓집과 서귀포시귀농귀촌협동조합(제주살래)처럼 제주는 물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마을기업으로 성장한 곳도 있지만 여전히 상당수 도내 마을기업이 제대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영세성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등 정상적인 기업으로 자리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마을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책임성과 경영마인드를 갖춘 핵심주체가 필요하지만 기업전문성이 부족한 마을대표단들이 주도하면서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마을기업의 상품에 대한 소비자 인지도 부족과 판로개척의 어려움, 일반기업보다 경쟁력도 떨어지고 있다.
특히 도내 마을기업이 영리기업과 비영리기업 중간에 있는 등 목표와 개념이 명확치 않아 통합적인 지원체계도 미흡하다.
제주도는 경제정책과를 통해 사회적기업과 함께 마을기업 육성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교육·상담·인증 등의 업무를 맡은 위탁기관은 사회적기업과 조합만 지원하고 있다.
또한 도 균형발전과가 마을기업 육성과 성격이 비슷한 '마을만들기' 사업을 제각각 추진하는 등 통합된 지원체계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제주마을기업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지역공감대와 경영전문성 등의 역량 강화, 농산물 중심에서 사업분야 다양화, 마을기업 및 상품 인지도 높이기, 통합·체계적인 지원망 구축 등이 시급하다.


[인터뷰] 고승한 JDI 연구위원
"주민 공감대 확산 등 노력도 필요"
"지속성장과 자립가능한 제주형 마을기업을 통해 주민들이 경제주체로 나서며 수익을 얻고,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 또한 지역공동체를 확고하게 만드는 등 제주사회와 경제를 획기적으로 바꿀 것으로 기대된다"
고승한 제주발전연구원(JDI) 연구위원은 "현재 자본주의 경제체제 안에서 마을기업들이 일반기업과 경쟁력을 갖추고 성장하는데 한계가 분명히 있다"며 "하지만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도민사회가 관심을 갖고 힘을 모으면 제주경제를 이끌 마을기업 육성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고 연구위원은 "마을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주민들이 확고한 경영마인드와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며 "단순히 2~3년간 정부와 지자체 지원을 받기 위해 마을기업을 설립하는 자세는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고 연구위원은 또 "현재 마을기업의 문제는 참여주민들이 일반기업보다 경제와 경영전문성이 부족하고, 참여범위가 마을내 소수에 그치면서 주민 대다수가 참여하지 못하면서 효과가 떨어지고 있다"며 "우선 책임의식과 경영전문성을 갖출 수 있도록 주민들의 확고한 자세가 급선무"라고 밝혔다.
이어 "이후 마을내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차별화된 재화와 상품을 생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도민들도 지역공동체 발전을 위해 마을기업에 대해 관심을 갖고 생산제품을 소비할 수 있는 열린 자세도 필요하다고 고 연구위원은 제안했다.
특히 고 연구위원은 "도내 마을기업들이 빠르게 자립하고 지속성장하려면 제주도 등에서 통합지원체계를 갖춰야 한다"며 "특히 '마을 만들기'과 '마을기업 육성' 등의 지원사업 추진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또 "이를 통해 마을주민들에게 마을기업 필요성 공감대 확산, 책임감과 기업전문성 등 역량강화, 지역자원 활용한 상품개발, 판로개척 등 교육과 컨설팅, 직·간접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