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와 성장을 위한 독서산책 28. 리처드 바크 「갈매기의 꿈」

꿈 향해 도전하는 자기완성·용기 단편작으로 표현
삶의 숭고한 목적 찾기위해 노력하는 자세 등 교훈

저출산과 초고령화 시대 속에서 20~30대의 고용률이 50대보다 낮다는 기사가 보도됐다. 회색빛 미래에 소박한 꿈마저 꾸지 못하는 젊은이들은 나와는 상관없다고 그저 모른 척 하거나 외면하고, 스치고 지나버려야만 하는 대상이 아니다. 우리 사회의 미래인 우리아이들. 오늘 그들이 행복하지 않다면 우리 사회의 미래는 결코 행복하지 않을 것이다. 20~30대의 20%가 '삼포', '오포'를 넘어 미래의 꿈과 희망마저 포기하는 '칠포' 그리고 'N포세대'로 살고 있다.

이러한 우리 아이들에게 희망이란 영영 없는 것인가. 그저 바라는 게 있다면 한 가닥 희망의 끈을 놓지 않기를 누구보다 자신에게 잠겨 있는 내면의 힘을 믿고 건강하고 씩씩한 걸음을 내디딜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리처드 바크의 「갈매기의 꿈」을 읽으면서 그러한 마음이 더욱 간절해졌다. 

가장 높이 나는 새가 가장 멀리 본다

갈매기의 꿈은 자신의 삶에는 자신만의 힘, 자신만의 삶을 살 수 있는 자유가 있음을 발견하게 하는 책이다.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힘을 발견하고 그것을 이해하고 그것을 받아들인다면 누구보다 강한 자신을 채울 수 있음을 말해준다. 작가는 "가장 높이 나는 새가 가장 멀리 본다"는 삶의 진리를 일깨우며 우리들에게 가까이 보이는 일에만 매달리지 말고 멀리 내다보며 스스로의 마음속에 자신만의 꿈과 이상을 간직하며 살아가라고 이야기한다. 

한 조각의 먹이를 얻기 위해 싸움을 벌이는 갈매기 무리에서 멀리 떨어진 채 혼자서 나는 연습을 하는 조나단. 그는 먹는 것이 아니라 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으며 그 무엇보다도 나는 것을 사랑했다.

"왜 그러니, 조나단? 도대체 왜 그러는 거니?" "왜 넌 다른 갈매기들처럼 되는게 그리도 힘든 거니? 저공비행은 펠리컨이나 알바트로스에게 맡길 수 없니? 넌 왜 잘 먹지도 않니? 얘야, 넌 너무 말라서 뼈와 깃털뿐이구나!" "뼈와 깃털뿐이어도 상관없어요, 엄마. 전 다만 공중에서 제가 무얼 할 수 있고 무얼 할 수 없는가를 알고 싶을 뿐이에요. 그게 전부예요. 전 단지 알고 싶을 뿐이에요"

조나단에게는 나는 것에 대한 호기심과 의지가 있었다. 그렇다고 조나단이 늘 갈매기의 본질인 나는 것만을 좋아한 것은 아니었다. 그 자신도 자신이 갈매기라는 것을 알고 있었으며 또한 갈매기로서의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기도 했다. 

"아버지 말씀이 옳았다. 이 어리석음을 잊어야만 한다. 갈매기들이 있는 집으로 돌아가 가련하고 능력의 한계를 지닌 한 마리의 갈매기로서의 나,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에 만족해야 한다" 하지만 그에게 있어 속도는 힘이었고 환희였으며 순수한 아름다움이었다. 그 속도와 자유를 경험한 그에게 있어 갈매기의 삶은, 단지 눈앞의 먹이에만 집착하는 삶이자 짧은 시간 같은 행동으로만 이어지는 지루한 삶에 지나지 않았다. 그리고 그에게 그 삶은 두려움과 분노를 가지게 했다. 자신이 꿈꾸고 원하는 것은 인정되지 않는 갈매기 무리에서의 삶은 그를 힘들게 했고 지치게 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을 인정하지 않는 무리에서의 추방을 온전히 받아들인다. 그리고 그 용기 있는 도전의 대가는 녹록치 않았다.

"우리들 대부분은 매우 느리게 성장해 왔어. 우리는 한 세계를 떠나 거의 비슷한 다른 세계로 들어왔지. 우리가 떠나온 세계를 금방 잊어버리고, 우리가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도 관심이 없어. 다만 현재의 순간을 위해 살 뿐이지. 즉 우리는 이 생에서 어떤 배움을 얻는가에 따라 우리의 다음 생을 선택한다는 것이지. 아무런 배움도 얻지 않는다면 그 다음 생 역시 똑같은 것일 수밖에 없어. 똑같은 한계, 극복해야 할 똑같은 짐들로 고통받는…"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게 하는 단편

도전을 통해 현재에만 머무르면 그 삶은 의미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 조나단은 자신의 깨달음을 다른 갈매기들에게도 나눠주길 원한다. 힘들게 실현한 자신의 꿈에 그저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처럼 꿈을 갖고 있을 다른 이를 도와줄 수 있기를 원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꿈은 누구나 갖고 있으며, 또한 그것을 깨닫고 발견하고 이해하게 될 때 더 큰 능력을 발휘하게 된다는 것을 믿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얻기 위해 많은 노력과 어려움을 또한 극복해야 한다는 것을 그는 알았다. 그리고 그것은 다행히도 특별한 이들에게만 가능한 것이 아니었다.

"플레처를 보라! 로웰, 찰스 롤랜드를 그리고 주디 리를. 이들 역시 특별하고, 재능을 타고났고, 성스런 존재들인가. 그대들과 조금도 다르지 않고, 나와도 다르지 않다. 오직 단 하나의 차이는 그들은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이해하고 그것을 실현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자기 자신을 진정으로 발견하고 그것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행동하는 것으로 누구나 자신의 자유를 찾을 수 있다고 말하는 조나단. 스스로를 믿고 주변의 어떤 바람에도 흔들리거나 굽히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가는 것. 그것만이 자신을 스스로 찾는 길이라고 조나단은 말한다.

아이들에게 꿈은 무엇일까를 생각해본다. 자신을 둘러싼 현실을 바로 바라보지 못하고, 또한 자신을 바로 이해하지 못한 채 그저 주변의 손길에 흔들리고 있는 아이들이 가슴으로 품는 꿈은 무엇일까. 그리고 그 꿈은 과연 그 아이들의 진정한 꿈일까.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그저 현실에 순응하고 어떤 것이 옳고 그른지를 깨닫지 못한 채 공부만 하는 소신 없는 아이로만 자라지고 있는 아이들. 무엇보다 자신의 내면에 귀를 기울여보는 용기가 필요하다. 누구보다 강한 나의 힘을 믿기를 그리고 그 곳에서 꿈을 꿀 수 있는 우리 아이들이기를. 나만의 꿈을 바로 세우고 어제보다 나은 내일로 성장할 수 있기를. 모든 것에 반항하거나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자신의 깊은 마음속을 온전히 바라보기를. 자신을 둘러싼 허울만 좋은 껍질은 단호히 깨뜨릴 수 있는 걸음을 걷기를. 그리고 그러한 우리 아이들을 따스한 목소리와 눈길로 바라봐주는 격려의 박수를 아낌없이 전하는 여유를 새해에는 갖게 되길 바란다.

리처드 바크

1936년 미국 일리노이 주에서 태어났다. 롱비치 주립 대학에서 퇴학당한 뒤 비행기 조종사가 됐다. 우연히 해변을 거닐다가 공중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이끌려 곧바로 쓰기 시작한 작품이 「갈매기의 꿈」이다. 

1975년 정식으로 출간돼 700만 부가 판매됐으며, 전 세계 언어로 번역됐다. 발표된지 4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수많은 독자들에게 감동과 영감을 주고 있다. 

그가 작품에서 일관되게 보여주고 있는 삶의 숭고한 목적을 찾으려는 끊임없는 노력과 인간이 가진 무한한 힘에 대한 사랑은 전 세계 독자와 작가에게도 엄청난 영향을 주고 있다. 

그 외의 작품들 「영원을 건너는 다리」,「환상」, 「하나」, 「꿈꾸는 마리아」, 「기계공 시모다」 등은 인간의 마음과 물질, 영혼에 대해 전통적인 생각과는 다른 해석을 보여줌으로써 우리 자신과 세계 안에 무엇이 존재하는지 생각하게 한다. 또한 그가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고귀한 탐험에 천착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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