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30대 주류의 공예가들은 관광인구의 감소와 가내수공업 수준에 머물러 있는 도내 관광제조업체의 열악한 실정들을 거울삼아 직접 공방을 운영하거나 발로 뛰면서 생산·판매에 매진하고 있다. 이들은‘공예품은 촌스럽다’는 통념을 과감히 깨뜨리고 소비자들의 구미에 맞는 제품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또한 문화교실을 통해 자신의 작품전수에도 한몫하면서 도내 공예계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관광상품개발 “내 손안에 있소이다”
“흙으로 그릇을 빚어 가마에 넣고 그 생활자기가 완성될 때까지 전시실을 둘러보고 차 마시면서 덕담을 나눈다”
책 내용이 아니다. 실제 주변에서 일어나는 요즘 얘기다.
생활자기를 포함한 공예품들이 첩첩산중에 암중모색(?)을 꾀하더니 최근 저자거리로 내려와 소비자들과 직거래를 통해 생활문화상품으로 얼굴을 내밀고 공예품에 대한 거리감을 좁혀가기 위해 부던히 애쓰고 있다.
도자기·석채·칠보·천연염색 등 분야별로 차별화 된 작업과정을 거치면서 작가들은 관광상품에 머물렀던 기존 인식의 껍질을 과감히 벗겨 생산· 판매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의 생생한 작업현장은 그대로 전시실이며 제품 판매까지 가능한 매장이 되기 때문에 공방을 마련하는 것 자체가 젊은 공예가들로서는 최대의 꿈이자 밥벌이의 전초기지가 되는 것이다.
◈전시·판매· 문화교실 등‘활로 모색’
그 대표적인 예가 강승철(31)·정미선(27) 부부와 김남숙씨(30)다.
강승철씨 부부는 최근 공방을 마련, 가마 설치와 전시실, 문화교실 등 복합공방을 운영하면서 판매와 시연을 동시에 치르고 있다.
강씨는 “생활자기 판매는 아직 미미하지만 주부들 사이에서 점차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생활자기소품을 직접 소비자가 만들면서 공예제작의 어려움을 깨닫게 하고 공예품의 생활화를 꾀하기 위해 문화교실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씨의 주요관심사는 도벽(벽 인테리어). 하르방과 제주자연을 소재로 한 벽장식인데 생활자기로서 판매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김남숙씨도 최근 주부들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도자기 강습을 통해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또한 주문제작에도 여력을 다해 작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공방이 따로 없는 젊은 공예가 중 한 명인 이지영씨(25·석채공예)의 경우는 거리좌판이 그녀의 공방이 되는 셈이다.
“아직 돈 되는 장사는 아니지만 생활과 밀접한 제품을 계속 개발해 이 분야에서 꼭 성공할 것”이라고 당찬 포부를 밝힌 이씨는 염색이 된 돌가루를 반지나 목걸이 등에 붙이기 작업을 해서 공예품을 만든다.
7년째 이 길을 걸어온 그녀의 꿈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석채공예뿐만 아니라 펄프공예에도 도전, 공예분야를 더 공부하려고 일본유학을 준비중이다.
45개나 되는 돌하르방을 모델로 독특한 작품을 빚고 있는 장규석씨(34·탐라디자인연구소)는 돌과 수지의 혼용을 통해 현무암 같은 느낌의 액세서리, 동자석 등 공예제품들을 전시·판매하고 있다.
장씨는 “요즘은 매상의 30%가 도내 소비자들에 의해 판매되고 있는 추세”라면서 “생활과 밀접한 생활소품들을 전시하니 공예품도 일반인들에게 인기가 있는 것 같다. 이런 인식들이 확산이 되면 결국 관광객의 기호도 따라오게 돼 관광상품으로서의 가치도 배가될 것”이란 희망을 내비쳤다.
그의 바람은 실력 있는 공예인들이 자신의 작업장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전시할 수 있는 공예거리 조성이다.
최근 감귤잎을 이용, 천에 물을 들인 문화공예상품을 개발한 강호승 교수(39·한라대 관광멀티미디어과)의 경우도 남다르다. 천연염색의 붐을 귤잎소재로 해 좀더 다양한 소재·색조에 관심을 두었던 강 교수는 “생활에 필요한 소품들을 만드는 분들이 좀더 많이 배출되어야 한다”는 바람을 남겼다.
양재심 교수(44·산업정보대 산업디자인과·제주도옹기문화연구회 부회장)는 “생활과 연결된 문화공예품제작이 젊은 작가들을 주축으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는 것은 일단 고무적인 일”이라면서 “이들이 좀더 나은 환경에서 작업할 수 있도록 시·도의 적극적인 지원이 매개역할을 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젊은 작가들의 깨어있는 ‘작업 동시에 판매’, ‘일상생활 속을 파고든 생활공예 소품개발’이라는 도도한 흐름이 어떤 줄기에서 빛을 보게 될는지 앞으로 지켜볼 일이다.<글=현순실·사진=부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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