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공감제주 감동제주] 제주경제 키우는 마을기업 3. 무릉외갓집

직거래 유통으로 소득 확대·지역 주민 일자리 창출
엄선된 제품으로 소비자 신뢰…체험상품 등 개발도

제주의 전형적인 중산간 농촌마을인 대정읍 무릉2리에 새로운 경제마케팅 바람이 불고 있다. 마을주민과 이주민들이 머리를 맞대고, 서울 기업의 체계적인 경영지원을 통해 '무릉외갓집(대표 김윤우)'이란 영농조합법인이자 마을기업이 탄생·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농사밖에 몰랐던 주민들은 마을기업 설립후 7년여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당당한 경제주체로 나서게 됐고, 마을의 공존과 공생의 길을 찾아가고 있다.  

△마을기업서 희망 찾는 무릉주민들

20대 초반에 결혼한 후 50년 가까이 서귀포시 대정읍 무릉2리에 살고 있는 이연화 할머니(71)는 3년전부터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

이 할머니는 3년전 다리수술로 몸이 불편해지자 평생 해오던 농사를 포기할 수 밖에 없게 됐지만 '무릉외갓집'에서 일자리를 찾게 된 것이다.

이 할머니는 매달 무릉리를 비롯해 제주 곳곳에서 재배된 청정농산물을 엄선해 포장하고 서울과 부산 등 전국 각지에 택배로 보내주는 '농산물꾸러미'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무릉리 인근 영어교육도시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상품 주문이 늘어나자 매주 농산물꾸러미를 만드느라 분주하다.

이 할머니는 "평생 농사를 짓다 갑자기 일을 못하면서 허망감에 빠졌는데 무릉외갓집에서 나에게 일자리를 찾아줬다"며 "주민들이 만든 회사라 분위기도 좋다. 더 일하고 싶은데 일감이 부족해 아쉬움이 있다. 많은 주민들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도록 무릉외갓집이 커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토지가 비옥하고 물이 좋은 대정읍 무릉리는 채소류와 감자 등 밭작물은 물론 감귤 등 과일농사도 잘된다. 

무릉외갓집은 농산물이라는 마을의 최고 자원을 적극 활용, 전국 각지에 고객의 성향과 제철에 맞게 농산물 꾸러미를 구성해 보내는 직거래 유통시스템을 개발했다.

벤타코리아의 전문컨설팅과 함께 주민들은 '정직·정성·정품'이라는 신념을 지키면서 대도시 고객을 중심으로 큰 호응을 얻으며, 제주의 대표 마을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무릉외갓집은 마을주민 스스로가 농산물의 새로운 판로를 개척해 소득을 높이는 동시에 농사를 짓기 힘든 주민을 중심으로 복지형 일자리도 제공하면서 일석이조의 효과를 높이고 있다.

무릉외갓집은 농가소득 증대 및 지역경제활성화, 마을복지 증진 등의 여러 성과를 내면서 2014년 당시 안전행정부로부터 1194곳 중 우수마을기업 10곳 중 하나로 선정되는 등 제주는 물론 전국의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다.

△주민참여 확대 위한 확장 시도

무릉외갓집은 ㈔제주올레의 소개로 서울에 있는 ㈜벤타코리아와 2009년 자매결연을 맺으면서 기획됐다. 

주민들이 마을기업에 대한 강한 의지와 열정을 드러냈고, 벤타코리아가 브랜드개발부터 온라인쇼핑몰 구축, 회원모집 등을 지원하면서 결실을 맺게 된 것이다.

'무릉외갓집' 브랜드는 이름 그대로 외갓집에서 가족을 위해 보내주는 정성을 그대로 고객들에게 전달하겠다는 주민들의 의지와 믿음이 담겨져 있다. 

무릉외갓집은 자체로 정한 엄격한 기준을 통과한 제주산 농산물을 엄선하고 있으며, 계절마다 신선한 제철농산물 60여가지를 패키지 형태로 구성하면서 고객의 만족도와 신뢰를 얻고 있다.
무릉외갓집 회원은 현재 340명에 이르며, 지휘자 금난새씨와 배우 배한성씨 등 유명인은 물론 대기업 대표들도 주고객이다.

무릉외갓집은 꾸러미 상품으로 제철농산물은 물론 주민들이 정성스레 만든 된장·간장, 미숫가루, 매실청, 흑마늘 등 가공식품도 함께 판매하고 있다. 

여기에 대정지역을 넘어 우도 땅콩과 가파도 미역, 옥돔과 참조기 등 제주수산물도 꾸러미 구성품으로 확대하는 등 제주전역에서 생산된 1차산업 상품의 판로확대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무릉외갓집은 지속적으로 성장하면서 보다 많은 마을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영역을 넓히고 있다.

무릉마을의 폐교를 숙박공간으로 개조해 농산물꾸러미 고객을 매년 초청해 지역주민들과 함께 감귤따기와 감귤모찌 만들기, 농산물 재배체험 등을 시도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고객들이 농민들을 직접 만나고 농산물 재배과정 등을 보며 더욱 신뢰를 쌓고 있다.

또한 6차 산업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해 주민들에게 새로운 소득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무릉외갓집의 목표다.

[인터뷰] 김윤우 무릉외갓집 대표

"무릉외갓집을 통해 주민들의 소득확대와 일자리 제공, 그리고 마을공동체를 돈독히 하는 등 세가지를 실현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김윤우 무릉외갓집 대표는 "무릉지역은 비옥한 땅에 지하 150m에서 끌어올린 암반수를 이용해 최고의 농산물을 생산하고 있다"며 "주민들이 쏟은 땀과 노력만큼 수익을 가져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만든 것이 바로 무릉외갓집이란 마을기업이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에 벤타코리아의 지원으로 제주는 물론 전국을 대표하는 마을기업으로 자리매김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며 "주민들에게 더 큰 혜택을 주기 위해 무릉외갓집 비전2020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무릉외갓집 비전2020의 목표는 우선 조합원을 현재 42명에서 2020년까지 마을주민의 70%인 150명 이상으로 늘리는 것이다. 

특히 340명의 꾸러미 고객을 3년내에 2020명으로 늘려 농산물 판매량을 늘리는 동시에 주민일자리도 확대하는 것이 주된 목표다.

더나아가 안정된 수익확보를 통해 마을발전기금 조성 및 장학금 지원 등 주민복지사업도 확대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무릉외갓집이 현재에 안주한다면 급변하는 경제환경에서 지속할 수 없고, 주민들의 참여기회도 넓히지 못한다"며 "마을과 마을기업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이처럼 마을기업이 성공하려면 지역내 최고 자원과 자산이 무엇인지 찾아내고, 부가가치를 최대한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기업경영 등 전문적인 지원도 필요하지만 마을주민의 관심과 참여가 바탕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월간과 주간 농산물꾸러미 상품은 물론 천혜향·감자·마늘 등 단품직거래를 늘리고, 직판장과 마을카페 등을 통해 안정적 수익구조를 갖추려 한다"며 "무릉외갓집의 다양한 시도가 도내 마을기업 확산에 좋은 모델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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