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공감제주 감동제주] 제주경제 키우는 마을기업 7. 백년의 귤향기 영농조합

제주온주감귤 시초…지역 가치 높이고 공동체 강화 눈길
마을회 중심 지역소득증대 마을협력 위해 마을기업 설립
재래귤 가치 보존 위한 사업·마을환경 개선 등 공헌 주목

서귀포시 서홍동은 제주감귤산업의 효시가 된 지역으로 현재도 대부분의 마을주민들이 감귤농사를 짓고 있다. 감귤주산지이지만 서귀포시 도심중심지에 위치해 있는 지리적 특성상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점차 마을공동체가 약해지고, 생활환경도 빠르게 급변하고 있다. 이에 주민들은 마을기업인 '백년의 귤향기'영농조합법인을 만들어 수익활동을 펼치는 것은 물론 주민일자리 창출, 주거환경정화, 마을공동체 강화 등의 역할을 하고 있다.

△서홍동 재래귤 알리기

서귀포시 서홍동마을회가 마을기업을 설립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것은 수익창출 만큼이나 마을가치 높이기, 지역공동체 강화, 주거환경개선 등이었다.

이 때문에 '백년의 귤향기' 영농조합은 2010년 정부로부터 마을기업으로 승인받은 것은 물론 사회공헌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2013년에는 사회적기업까지 공인받는 등 사회적경제 실천을 위한 두 개의 기업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특히 서홍동은 제주감귤산업의 시작지역이라는 것을 널리 알리고, 이를 마을특화사업으로 만들기 위해 마을기업 이름을 '백년의 귤향기' 영농조합법인으로 지었다.

서홍동은 제주온주감귤의 시초지로 1901년 천주교 서홍성당에 근무하던 Esmile J. Taque 신부(한국명 염타가)가 미장온주 14그루를 심은 것이 제주감귤산업의 시초가 됐다. 

당시 심었던 미장온주 가운데 현재까지도 1그루가 남아있고, 이 나무는 제주 최고령 감귤나무로 100년이 넘게 서홍동을 지키고 있다. 

2010년 설립된 마을기업 '백년의 귤향기'는 '서홍동=제주감귤 원조'라는 브랜드가치를 만들기 위해 하귤나무를 이용한 석부작을 시작했다. 특히 매년 수백그루의 재래귤 묘목을 생산한 후 마을주민은 물론 도민과 관광객들에게 무료로 나눠주는 활동으로 서홍동 감귤도 널리 알리고 있다.

△마을정체성과 브랜드 강화

서홍동 주민들은 제주온주감귤의 시초이자 서귀포시 중심지라는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동지역에서는 보기 드물게 '백년의 귤향기' 역사관을 개관해 마을가치를 높이고 잇다.

역사관은 백년의 귤향기 감귤역사 및 마을역사를 재조명하고, 잊혀져가는 마을역사와 문화를 보존하고 계승하기 위해 조성됐으며, 민속전시관, 감귤역사관, 마을유래관으로 구성됐다.

민속전시관에는 마을주민들이 사용했던 생활도구와 역사자료를 전시하고 있다. 감귤역사관에는 감귤과수원의 농기구와 감귤역사와 문화·산업현장의 발자취를 담고 있다. 또 마을유래관에는 마을의 설촌유래, 마을연대, 현황, 설화, 민속놀이 자료를 각각 전시했다. 

또한 마을지역내 초·중·고등학생과 주민들을 대상으로 주기적으로 '우리마을 바로알기' 교육을 통해 서홍동마을 정체성을 강화하고 있다.

서홍동은 마을이 급속도로 개발되면서 부작용으로 주거환경 악화다. 특히 건물이 들어선 사이사이 공터에는 온갖 쓰레기와 폐기물들이 쌓이면서 문제가 됐다. 

'백년의 귤향기'는 지역에서 생산된 꽃들을 활용해 공터에 사계절 꽃정원을 조성해 감귤과 함께 꽃이 가득한 마을로 바꾸고 있다.

마을정원 조성사업은 마을주민들이 직접 재배한 꽃을 활용하기 때문에 주민들에게 감귤외에 또 다른 화훼산업까지 영역을 넓힐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 또한 지역주민들에게 정원조성을 맡기면서 지역일자리 창출 등 다양한 성과를 얻고 있다.

△천혜자원 활용 경제가치 높여

서홍동은 감귤과 함께 다양한 천혜의 자원을 간직하고 있다. 한반도 최대규모의 마르형 분화구인 하논은 물론 중산간 솔오름 인근에는 참나무·편백나무·구상나무·삼나무 등 150여종이 자생하는 국유림이 있다.

특히 서귀포시 도심을 가로지르는 솜반천은 도시생활에 찌든 서귀포시민의 안식처 역할을 하고 있다.

'백년의 귤향기'는 솜반천 인근에 '솜반내 풍경' 마을카페를 운영하면서 휴식과 문화공간을 제공하는 동시에 서홍동마을을 알리는 안내센터 기능도 하고 있다.

마을일자리창출과 고품질서비스를 위해 서홍동부녀회원들이 바리스타 자격증을 획득해 '솜반내 풍경' 직원으로 일하고 있다.

특히 서홍동마을에서 생산한 감귤류 농산물을 활용해 마을주민들이 직접 만든 영귤차·한라봉차·대추차·유자차 등을 선보이면서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인터뷰] 김상을 '백년의 귤향기' 영농조합법인 대표

"마을기업인 백년의 귤향기 영농조합이 다양한 수익사업을 펼치는 것은 물론 주민과 화합하고 협동하면서 마을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구심체 역할을 하겠습니다"

김상을 '백년의 귤향기' 영농조합법인 대표(서홍동마을회장)는 "서홍동은 최근 도시화가 가속되면서 원주민과 이주민간 갈등, 중산간과 도심지역간 갈등 등으로 마을공동체가 약화되고 있어 주민들이 협동·협력할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해 마을기업을 설립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또 제주 온주감귤의 시초지역으로서 서홍동의 브랜드가치를 높이고, 사라져가는 재래귤을 보존하기 위한 목적도 함께 포함했다"며 "수익창출은 물론 지역사회환원 역할도 충실하기 위해 마을기업이자 사회적기업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처음 하귤나무를 이용한 석부작이 판로개척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사업을 다양화하면서 경영애로사항을 하나씩 해결하고 있다"며 "서홍동 감귤 알리기와 지역환원차원의 재래귤묘목 나눠주기 사업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또 "서홍동 지역은 감귤과 함께 꽃을 재배하는 주민이 많아 쓰레기장으로 방치됐던 공터에 작은 정원을 조성하면서 수익과 일자리창출, 마을주거환경 개선이라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얻고 있다"며 "앞으로도 마을공동체 사업을 발굴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1차 산업 중심에서 사업영역을 보다 다양화하고 특히 서비스산업과 연계하기 위해 솜반천 인근에 '솜반내 풍경' 마을카페를 운영하고 있다"며 "부녀회원을 직원으로 고용하면서 지역에서 생산한 감귤류 차(茶)를 판매하고 마을 문화사업을 소개하는 등 생각보다 많은 효과를 얻고 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앞으로 마을기업의 사업영역을 다양화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특히 지역주민들이 단합하고, 마을공동체를 더욱 강화시킬 수 있는 사회공헌사업도 계속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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