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close

제민일보

사이드바 열기
HOME 신년창간특집호 2017 창간호
'제값 경쟁' 통한 제주관광 선순환 구조 구축
고경호 기자
입력 2017-06-01 (목) 19:32:11 | 승인 2017-06-01 (목) 19:35:03 | 최종수정 2018-02-12 (목) 16:33:55

'인두세-송객수수료-인두세' 등 악순환 고리 제주만 피해
질 낮은 숙박·음식·상품 제공...관광만족도 하락 원인으로
싼커 유치 확대·정부 차원 전국적인 상한선 도입 등 시급

중국인 관광객(유커)들의 제주행 급증은 제주관광의 양적성장과 함께 저가관광에 따른 막대한 부작용도 초래했다. 보다 많이 유치하기 위한 저가 경쟁은 '인두세-송객수수료-인두세'로 이어지는 관광수입 역외유출 구조로 이어졌다. 최근 중국 정부의 '금한령 해제'가 조심스레 전망되고 있다. 유커들의 제주여행이 재개되기 전에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만 제주관광의 질적성장을 실현할 수 있다.

△만족도 저해 등 피해

저가관광 구조의 핵심은 인두세와 송객수수료다.

중국 현지 여행사들은 값싼 제주행 상품으로 자국민들을 모객해 제주지역 여행사(인바운드 여행사)에 송출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지급해야 할 여행 경비(투어비)를 주지 않거나 되레 인두세를 받아왔다.

인바운드 여행사들은 유커 유치를 위해 중국 현지 여행사에 인두세를 지급하고 있으며, 도내 면세점·관광지·식당 등 업계로부터 송객수수료를 받아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

도내 관광업계에 따르면 인바운드 여행사가 중국 현지 여행사에 지급하는 인두세는 유커 1인당 3만~20만원에 이르며, 도내 면세점이 인바운드 여행사와 가이드 등에 지급하는 송객수수료는 판매 금액의 32~34%, 크루즈 관광객 송객수수료는 36~38%로 파악되고 있다.

도내 관광업계가 지급한 송객수수료는 도내 여행사가 중국 현지 여행사로 보내는 인두세로 둔갑하고 있다. 유커 모객에 따른 경제적 이익이 다시 중국으로 되돌아가는 악순환 구조로 이어지는 셈이다.

반면 저가관광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제주관광이 떠안고 있다.

인바운드 여행사와 관광업계가 각각 인두세와 송객수수료를 지급하고도 이익을 얻으려면 쇼핑 강매는 물론 질 낮은 숙박·음식·상품을 제공할 수밖에 없는 등 유커들의 제주관광 만족도가 저해되고 있기 때문이다.

△긍정적인 측면 공존

송객수수료 근절을 위한 대책 마련이 어려운 이유는 긍정적인 측면도 공존하기 때문이다.

송객수수료는 여행상품의 보조금 역할을 하면서 여행상품 단가를 낮춘다. 다시 말해 외국인 관광객을 제주로 유치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면세점 등 업계 입장에서 송객수수료는 위험부담이 적고 효과가 가장 높은 마케팅이며, 도내 인바운드 여행사에게는 회사 운영을 위한 주요 수입원이다.

지난해 7월 JTO가 개최한 '제주관광 미래전략 워크숍' 당시 도내 시내면세점 관계자는 "송객수수료를 리베이트로 보는 관점은 부당하다. 송객수수료는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한 여행사에게 지급되는 일종의 노력의 대가"라며 "특히 여행사의 손익은 송객수수료에 의해서 좌우된다. 적정 수수료에 대한 논의는 필요하지만 저가관광의 주요 원인으로 보는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또 같은해 12월에 열린 '제1회 면세포럼'에서도 시내면세점 업계는 "현재 면세점에서 판매되는 상품의 60% 이상이 국산품이다. 당장 송객수수료를 없애면 국산품 판매에도 악영향을 끼친다"며 "관광시장의 변화에 따라 업계 스스로 적정한 송객수수료를 지급할 수 있도록 놔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싼커 전환·인프라 확충 필요

반면 송객수수료는 인두세의 원천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제주관광의 질 저하를 초래하고 있기 때문에 제주 관광당국은 송객수수료에 대한 관리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실제 도는 지난달 25일 공정거래위원회를 방문해 송객수수료에 대한 관리 대책을 협의했다.

송객수수료 상한선 도입을 위한 관광진흥법 개정은 시장 개입 등 규제 완화 방침을 역행하는데다 지난해 발의된 관세법 개정 법률안 및 대통령령으로 송객수수료를 정하는 내용의 법안은 모두 통과되지 못하는 등 법제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공정위에 따른 제재는 송객수수료가 정상적인 관행에 비춰 부당한지에 대한 여부와 질 낮은 저가관광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사실 확인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도 관계자는 "송객수수료의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사실 확인 등을 도와 협조해 줄 것을 공정위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송객수수료와 인두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출범한 제주면세점협의회는 실효성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제주면세점협의회의 노력에 따라 송객수수료가 하향되거나 상한선이 마련될 경우 제주를 경유하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을 유치하는 인바운드 여행사들은 송객수수료를 많이 주는 타 지역 면세점을 이용할 게 뻔 하기 때문이다.

결국 송객수수료와 인두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중국 정부의 '금한령'이 해제되기 전에 중국인 단체 수요를 개별관광객(싼커)으로 전환하기 위한 관광상품 개발 및 인프라 확충이 절대적이다.

또 송객수수료 상한선 도입은 제주만이 아닌 전국으로 확산돼야 실효성이 담보되는 만큼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며, 다국적 개별관광객 유치를 위한 시장다변화는 물론 제 값에 상품을 판매하는 여행사에 대한 인센티브 지급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

송객수수료 개선 20년째 제자리

JTA 1997년 하향 조정
공정거래위 제재 '실패'

제주관광의 송객수수료 근절 노력은 지난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일본인 단체 관광객 급증에 따른 유치 경쟁이 심화되면서 도내 관광업계가 여행사와 가이드 및 운전기사에게 지급하는 송객수수료는 상품가의 30~50%에 이르렀다.

제주도관광협회(JTA)는 시장 질서를 바로잡기 위해 송객수수료에 대한 하향 조정에 합의했지만 공정거래위원회가 '경쟁제한행위'를 이유로 제재하면서 실패했다. 과다한 수의 여행사로 구성된 JTA가 독점적 지배구조에 있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후 2000년대에는 내국인, 근래에는 중국인이 급증하는 등 제주를 찾는 단체 관광객의 형태는 변화했지만 송객수수료 지급에 따른 저가관광 구조는 20년째 개선되지 않고 있다.

그나마 지난해 롯데·신라·한화갤러리아·제주관광공사(JTO) 면세점으로 구성된 '제주면세점협의회'가 출범했지만 법·제도적 상한선을 규정해야 한다는 주장과 면세점 스스로 정화 노력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립되는 등 송객수수료 근절을 위한 해결 방안은 도출되지 못하고 있다.

고경호 기자  kkh@jemin.com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icon
"제민일보 네이버에서 본다"

도내 일간지 유일 뉴스스탠드 시행

My뉴스 설정방법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