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마을기업 경제성장·마을공동체 강화 역할 '톡톡'
전문성 부족·지원체계 미흡 등 마을기업 성장에 장애
행정·주민·지역사회·기업·전문기관 협력 육성 절실

마을기업은 제주경제의 균형발전과 지역공동체 강화를 위한 대안으로 떠올랐다. 마을의 인자와 다양한 자원을 활용해 기업주체로서 경제활동에 나설 수 있는 동시에 지역일자리와 주민소득 창출까지 여러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도내에는 주민들의 노력과 능력으로 전국에서 성공사례로 소개될 만한 마을기업들이 성장하고 있으며, 마을기업을 통해 대규모 개발사업과 인근 마을간 구심체가 되는 등 모범모델로 제시되고 있다. 

△새로운 기회 보여준 마을기업

제주마을기업은 지역주민의 열악한 삶의 질과 박탈감을 개선하고, 마을에서 경제활동의 의지가 있는 청년, 여성, 고령자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 

이와 동시에 지역순환경제의 활성화를 통해 주민의 소득을 창출하면서 건건한 기업육성과 지역공동체를 담보할 수 있는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

대정읍 무릉2리 마을기업인 '무릉외갓집'은 지역농산물을 활용한 꾸러미상품을 통해 지역에서 농업을 은퇴한 고령의 주민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대정은 물론 도내 전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전국으로 판매함으로써 지역농가의 소득증대에 크게 기여하면서 제주에서 모범적인 마을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구좌읍 덕천리 마을기업인 '덕천이모네' 역시 마을의 부녀회원들이 직접 주식회사를 설립하고 지역에서 생산된 콩을 비롯한 각종 농산물을 이용해 전통방식의 된장과 간장제품을 파매하는 동시에 제주전통음식인 꿩엿까지 선보이면서 시장을 넓히고 있다. 특히 소득이 끊기는 농한기에 주로 마을기업 활동을 하면서 효율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생겼고, 부녀회원들이 주주이자 직원이며 마을주민이기 때문에 지역공동체 강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성산읍 온평리 마을기업인 온평모다들엉㈜ 역시 온평리 대표 해산물인 미역과 모자반 등을 이용해 생돌미역 가공제품을 출시하고 이들 해초를 이용한 효소제품 개발까지 나서는 등 제주자원을 활용해 경제가치를 높이고 있다.

서귀포시 남원읍의 마을기업인 서귀포귀농귀촌협동조합인 '제주살래'는 이주민과 지역주민간 공동체를 강화하는 동시에 다양한 문화사업과 해녀콘텐츠 활용 사업으로 지역의 문화가치를 새롭게 창출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서홍동 마을기업인 '백년의 귤향기' 영농조합법인은 제주감귤산업의 시초라는 상징성을 바탕으로 마을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다. 이와 동시에 마을꽃길조성사업 등을 추진하면서 지역농가의 판로를 열어주고, 지역일자리도 창출하고 있다. 

△제주특성 살린 마을기업 발굴해야

이처럼 제주에서 마을기업의 역할과 가치는 높지만 현재 자생력을 갖춘 일부 마을기업을 제외하고 대다수가 시장경쟁력이 미흡하고, 수익성과 안전성이 낮아 지속적 성장발전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제주에는 현재 32개 마을기업이 지정받았지만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마을기업수는 10여곳에 불과하다. 나머지 기업들은 휴·폐업하거나 활동하지 않고 이름뿐인 법인체만 유지되는 있다.

마을기업이 경제와 지역사회에 상당한 기여를 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경영마인드 부족, 행·재정적지원 의존, 제품경쟁력 부족 등으로 운영상 문제점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이에 따라 제주마을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성장·발전하려면 행정과 육성전문기관, 마을기업협의회, 지역사회, 도내 기업들이 유기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장기적인 비전과 전략을 수립해 지역사회에 자원과 역량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선 지난 4월에 설립된 제주사회적경제지원센터가 지역주민-행정-기업 등을 연결시킬 수 있는 중간지원조직의 역할을 맡아 체계적으로 마을기업을 육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무릉외갓집이 정상궤도에 오르고 전국의 우수마을기업으로 인정받기까지 벤타코리아의 지원이 큰 역할을 했다. 

이처럼 전문성이 부족한 도내마을기업들이 일반기업의 도움을 통해 조속히 정상궤도에 진입할 수 있는 협력체계 구축도 필요하다.

특히 안덕면 서광리 주민 300여명이 주주로 참여한 ㈜서광마을기업은 인근 신화역사공원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람정제주개발과 협약을 통해 조경·경비·세탁·카페 운영 등을 맡기로 해 자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제주마을기업은 오랜 침체기에서 벗어나 올해는 재도약 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 우선 올해 정부인증 신규 마을기업을 육성하며, 운영이 중단된 기존 마을기업 중 회생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찾아 다시 기회를 줘야 한다. 

도내 마을기업들이 농수축산물 등 1차산업 중심의 한정된 자원에서 벗어나 문화와 관광 등 다양한 분야로 영역을 넓힐 수 있도록 마을자원과 인재를 발굴하고, 차별화된 아이템과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