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관광 아직도 멀었다’

 17일 제주도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에서 열린 ‘관광진흥 확대회의’는 왜 제주관광이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지를 뼈저리게 느끼게 했다.

 “특정산업과 관련해 확대회의를 개최한 것을 제주가 처음”이라는 우근민지사의 사전설명을 차치하더라도 최근 ‘제주관광 변해야 산다’는 의식이 전도적으로 확산되는 터라,이번 회의는 여느때와는 다를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했다.

 그러나 이같은 기대가 무너지는데는 그리 오랜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특정 업종이 다른 업종을 비난하고,다른 사람은 또다른 사람 때문에 “관광하기가 힘들다”고 주장했다.꼬리에 꼬리를 무는 말싸움이 이어졌다.

 타업종에 대해 ‘특혜를 보고 있다’‘횡포를 부리고 있다’는 식의 원색적인 발언도 서슴없이 토해냈다.버럭 소리를 질러 다른사람들의 논쟁에 끼어든 뒤,자신이 속한 집단에 재정지원을 요구하는 몰염치도 눈에 띄었다.

 제주관광에 문제가 있다는데 모두 인식하면서도,그 책임은 자신이나 자신이 속한 업종이 아니라 다른사람 타업종이라는 주장만 난무했다.

 ‘출국심사’와 관련된 논쟁에서는 세관공무원의 관광마인드를 여실히 보여줬다.결국 “관광객이 불편을 느낀다면 공무원은 자신들의 불편은 감수해야 한다”는 우지사의 간섭(?)으로 논쟁은 일단락 됐으나,해당 공무원은 쉽게 수긍하지 않는 눈치였다.

 이날 회의에는 150여명이 참석했으나 발언한 사람은 10명정도에 불과했다.몇시간동안 자리하면서 ‘이번 회의를 통해 무엇을 얻었는가’라는 물음에 ‘이것이다’고 자신있게 대답할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회의 말미에 한 관광가이드가 “이자리는 타업종을 비난하는 자리가 아니다.네탓이 아닌 내탓으로 제주관광문제를 접근해야한다”고 호소했지만 귀를 기울이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여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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