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으로 '행복지수' 높인다 2. 제주국제안전도시 10년 성과와 과제

시설 투자보다 인식 개선에 주력…안전도시 사업 효과
정책평가·활성화 방안 용역 시행…내년 2차 공인 대비

과천시는 국민안전처가 시행하는 지역안전지수 평가에서 매년 상위권에 들 정도로 '안전'이 정착된 도시다. 그럼에도 과천시는 '안전'에 '안전'을 더해 언제까지나 살기 좋은 도시를 목표로 안전도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형 안전도시 선도

과천시는 2000년대 들어서면서 사회적 환경변화에 따른 사고손상 발생 위험성이 높아졌다.

과천시의 사고손상으로 인한 사망자수는 인구 10만명당 2005년 24.6명에서 지속 증가해 2009년 38.9명으로 급증했다. 전체 사망자 가운데 사고손상 사망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2005년 5.8%에서 2009년 11.5%까지 치솟았다.

특히 사고손상 조기사망에 따른 사회적 손실소득 비용은 1인당 4억5800만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과천시는 2009년 행정안전부가 시행하는 '한국형 안전도시' 시범사업 지자체로 선정되면서 '안전도시'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안전도시 전담부서(안전도시팀)도 이 때 설치됐다.

한국형 안전도시 사업을 1년간 운영했던 과천시는 그 노하우를 바탕으로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안전도시 공인을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그 결과 사고손상 사망자수가 인구 10만명당 2011년 24명으로 줄어드는 성과를 거뒀다. 2011년 교통사고도 2009년 대비 발생건수는 6.7%, 부상자수는 4.2% 감소했으며 횡단보도 사망자수는 단 한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특히 자살사망자수는 2009년 17명을 정점으로 2011년 11명까지 줄었다. 

과천시는 2011년 국제안전도시 공인 종합추진계획을 수립했으며, 같은 해 2월 WHO 안전도시지원센터와 업무협약을 체결해 안전도시 사업을 진행했다. 

이를 바탕으로 과천시는 2013년 7월 WHO 국제안전도시 공인센터로부터 국내 6번째 국제안전도시로 공인을 받았다. 

△취약 계층 범죄예방 등 주력

과천시가 시행하고 있는 안전도시 사업은 교육·교통·네트워크 6개 분야 79개다. 시설 확충 위주보다는 안전에 대한 시민의식 제고와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안전교육 등에 주력하고 있다.

과천시는 비영리공공단체와 언론, 학계와 시민공공소통프로젝트를 체결, 디자인을 통해 안전을 유도하고 주민참여를 이끌어내고 있다. 이를 통해 중학교 후문 교차로에 시야확보를 위한 디자인을 적용해 효과를 보고 있다.

또 자전거 인구 증가에 대비해 자전거 안전사고 위험지역 20곳을 시민의견을 수렴해 선정, 독특한 디자인으로 감속을 유도하고 주의력을 높이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안전도시 사업을 행정의 일방통행이 아닌 민관이 공동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국민현장관찰단과 자율방재단 회원들과 자전거를 타고 도로를 점검하는 '로드체킹'도 정례화했다.

이와 함께 여성 등 취약 계층 범죄예방 사업에도 주력하고 있다. 과천시는 여성 등 약자들을 위한 안심부스를 설치했는데, 기존 부스와 달리 위급상황시 부스에 들어가 스위치를 누르면 자동으로 CCTV관제센터로 연결되고 경찰관이 상황을 확인, 곧바로 출동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과천형 안심부스'는 이미 타 지자체에서 견학할 정도로 관심을 끌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어린이 놀이시설에 대한 점검결과 등을 쉽게 확인,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어린이 놀이시설 스마트안전관리 시스템'을 지난 3월 도입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학교폭력 문제 해결을 위해 시민사회단체와 협력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예방 및 치유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어린이들의 안전에 대한 의식 고취를 위해 국민안전처와 공동으로 어린이 안전체험 행사를 2010년부터 매년 9월에 개최하고 있다.

또 시정 목표 가운데 하나인 '인재 없는 도시'를 표방하면서 환경오염, 식중독, 범죄예방 등 생활안전 분야 10개 실천과제를 선정해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산불 감시를 위한 열 감지 시스템 설치, 소화전 추가 확보 등의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활성화 방안 고민

과천시는 2018년 제1차 국제안전도시 공인사업이 마무리됨에 따라 2차 공인 준비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협성대학교 산학협력단에 국제안전도시 정책평가 및 활성화 방안 연구용역을 지난 3월 의뢰, 오는 11월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과천시가 지난 4년간 1차 안전도시 사업을 추진해 왔지만 객관적인 정책평가 및 손상발생 등에 대한 체계적이고 구체화된 데이터 등이 부족해 향후 안전도시의 추진방향을 설정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에 따라 객관화된 데이터 확보와 전문화된 연구를 통해 안전도시 방향성을 재설정하고 개선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과천시는 용역결과를 바탕으로 내년 국제안전도시 2차 사업을 수립하고 2차 공인을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인터뷰] 이상욱 과천시 안전도시팀장
시민들의 안전 인식 개선 중요

"안전이 곧 시민들의 행복을 높이는 가장 효과적안 수단이다"

이상욱 과천시 안전도시팀장은 "세월호 침몰 등 대형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최근 정부와 각 지자체에서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미래사회 역시 안전 문제가 국내·외를 막론하고 전 세계적인 화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팀장은 "과천시도 2010년부터 국제안전도시 사업을 추진하고 2013년 국제안전도시로 공인을 받았다"며 "1차 공인 사업이 내년에 마무리됨에 따라 그동안의 사업 추진성과를 분석하고 개선방안과 추가 사업 발굴 등의 과정을 거쳐 2차 공인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팀장은 시민들의 안전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프라 확충도 필요하지만 시민들이 '지역사회가 안전하다'고 느끼며 생활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결국 시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해준다면 자연스럽게 삶의 질도 높아질 수 있다"고 피력했다.

이 팀장은 "국제안전도시를 지향하는 지자체와 단순히 기존 소방방재 업무를 추진하는 지자체는 사업추진 동력이나 주민참여 활성화 등에서 차이를 보인다"며 "국제안전도시는 안전이라는 브랜드 가치를 높여 행사 유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밝혔다.

이 팀장은 "과천시를 더 안전한 도시로 만들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관심과 실천이 요구된다"며 "민관 협력을 강화하고 시민 주도형 사업을 발굴하는 등 안전도시 선도지역으로 자리매김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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