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일보·JDC 공동기획 / 용암숲 곶자왈 자연유산으로] 6. 곶자왈지대

제주도 'GIS 주제도'상 크게 6개 지역으로 분류
면적 113.3㎢…교래-한남이 36.4㎢로 가장 커
기원·분출시기 '제각각'…암석 등도 서로 달라
△제주 면적 6.1% 차지
400개가 넘는 제주의 오름들은 모두 단성화산이다. 오름들은 폭발하면서 다양한 쇄설물들을 쏟아냈지만 모든 화산들이 용암을 분출했는지는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우선 제주도의 'GIS 주제도'를 통해 제주지역 곶자왈이 어디에 얼마나 분포하고 있는지를 확인해보면 도내 곶자왈지대는 크게 6개 지역에 형성돼있다.
면적은 무려 113.3㎢로 제주도 전체 면적의 6.1%에 해당할 만큼 넓다.
흥미로운 점은 6개 곶자왈지대가 연결돼 있는 게 아니라 각기 다른 지역에 흩어져 있다는 것이다.
또 6개 지역으로 나눈 것은 인위적인 구분일 뿐 화산 작용과 반드시 관련이 있는 것도 아니다.
목적에 따라 더욱 세분화 할 수도 있고, 광역으로 확대할 수도 있으며, 아니면 '곶자왈지대'라는 하나의 포괄적인 개념으로 묶을 수도 있다.
△교래-한남지대 가장 넓어
흩어져 있는 곶자왈지대를 이루고 있는 암석들이 모두 동일한 지에 대한 의문도 흥미를 끄는 요소 중 하나다.
예컨대 '아아용암인가 파호이호이용암인가?' '암석을 구성하고 있는 성분들은 동일한가?' '이런 특성들은 생태학적 혹은 인문학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는가?' 등 다양한 의문점들은 곶자왈을 이해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해소돼야 한다.
6개 곶자왈지대란 동쪽부터 시계 반대방향으로 '구좌-성산곶자왈지대' '조천곶자왈지대' '애월곶자왈지대' '한경곶자왈지대' '안덕곶자왈지대' '교래-한남곶자왈지대'를 말한다.
곶자왈지대에 따른 면적은 교래-한남곶자왈지대가 36.4㎢로 가장 넓고 한경곶자왈지대(34.2㎢)와 조천곶자왈지대(20.7㎢)가 뒤를 잇는다. 3개 곶자왈지대의 면적은 91.3㎢로 전체의 80.6%를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 곶자왈지대들은 안덕곶자왈지대 10㎢, 구좌-성산곶자왈지대 7.8㎢, 애월곶자왈지대 3.5㎢로 전체의 20%를 밑도는 수준이다.
다만 6개 곶자왈지대 어느 곳에도 포함되지 않은 곶자왈 면적도 있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오름서 분출된 용암으로 형성
곶자왈지대들은 지질학적·생태학적으로 깊은 지식이 없어도 각기 다른 특성이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어느 곶자왈은 암석이 크다거나 아니면 다른 곶자왈에 비해 유난히 작다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래서 곶자왈에 따라서는 군데군데 돌멩이들을 치워서 경작지가 형성돼 있기도 한 것이다.
돌의 크기, 형태는 물론 표면의 형태와 무늬가 다르다는 것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지금까지 이뤄진 다양한 연구 결과들을 통해서도 알 수 있지만 각각의 곶자왈들은 용암기원 역시 서로 다르고, 설령 같다 해도 분출시기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는 것이다.
예컨대 애월곶자왈지대는 노꼬메오름에서 분출한 용암류, 한경곶자왈지대는 도너리오름에서 분출한 용암류, 안덕곶자왈지대는 병악오름에서 분출한 용암류로 형성됐다.
또 구좌-성산곶자왈지대는 동거문이오름에서 네 차례에 걸쳐 분출한 용암류로 만들어졌다.
이처럼 곶자왈지대는 여러 군데 산재해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지만 결국 오름에서 쏟아져 나온 용암으로 형성됐다는 것이다.
또 이러한 학설은 일부 논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용암으로 형성되지 않은 오름은 전체의 5%도 채 안 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별취재팀=한 권·고경호 사회경제부 기자, 김찬수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장

화산 활동으로 분출돼 굳어진 용암은 현무암이다.
크게는 화산, 작게는 곶자왈의 다양한 특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곶자왈 용암의 유형과 암석학적 특징을 연구한 사례를 통해 좀 더 구체적으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
곶자왈지대의 지역별 용암분포도를 작성한 결과 아아용암으로만 형성된 곳은 애월과 안덕곶자왈지대 2곳이다.
아아용암과 파호이호이용암이 함께 분포하는 곳은 한경곶자왈·조천곶자왈·구좌-성산곶자왈 등이다.
각각 아아용암과 파호이호이용암 분포 비율은 △한경곶자왈 75:0.5 △조천곶자왈 69.3:16.6 △구좌-성산곶자왈 50.6:40.8 이다.
조천곶자왈 중 선흘곶자왈은 거의 대부분 파호이호이용암으로 형성돼 있다.
이러한 결과는 지금까지 '곶자왈은 아아용암 분포지'로 통용돼 온 개념을 전환시키는 중요한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용암을 시추한 결과 동일한 분화구에서 분출한 평균두께 5m의 용암단위가 최소 2개층 이상으로 층상을 형성하고 있었다.
반면 파호이호이용암은 평균두께가 3m로 아아용암보다 얇았고, 냉각과정에서 균열과 절리가 무수히 발달했으며, 소규모 용암동굴과 투물러스, 용암함몰지 등의 지형을 만드는 것이 관찰됐다.
용암의 성분 분석에서도 의미 있는 결과들이 나왔다.
곶자왈을 이루는 용암류는 산화규소(SiO2) 함량이 곶자왈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즉, 가장 낮은 한경곶자왈에서는 48.83%인데 비해 조천곶자왈에서는 52.85%에 달했다.
한편 조천곶자왈지대에 속하는 선흘곶자왈의 용암은 산화규소함량이 52.5~53.0%로 여타 곶자왈지대의 용암과는 확연이 다르다는 점도 밝혔다.
연구 결과들은 시추를 통해 지하 깊은 곳의 지층을 관찰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방법적인 진보와 함께 성과도 한걸음 더 나아간 것으로 보인다.
결국 곶자왈을 형성하고 있는 용암의 유형에 대한 그간의 시각을 확대시키고 용암류에 따라 성분이 다르다는 점을 밝혀 용암기원이 다양하다는 점을 분석적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좀 더 자세한 내용은 박준범, 강봉래, 고기원, 김기표 등이 2014년 지질학회지 50권3호에 발표한 제주도 '곶자왈지대의 지질 특성'을 참고하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