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 마을에 가 '물동냥', '뻘'내치는 일 연례행사


 변옥규 상가리 노인회장(72)은 ‘굇물’하면 식수가 귀했던 시절의 ‘동냥물’을 떠올린다.

 변 회장은 “옛날에는 물이 모자라 멀리 해안가의 구엄리와 신엄리까지 가서 물동냥을 했다”면서 “물동냥을 하러 갈 때에는 미리 그곳의 향장이나 구장에게 ‘상가리에서 물 길러 갔으면 제발 욕하지 말고 물좀 달라’고 사정해야 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또 “마을규모에 비해 ‘굇물’의 용출량이 모자라 왜정때는 ‘새물’을 파게 됐다”고 말했다.

 당시 장비라고 해봐야 목괭이가 고작이었다.그의 표현대로라면 “밥을 먹고나면 맨날 그 지랄만 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그는 “물을 많이 고이게 하기 위해 마을주민들이 모두 나서 뻘을 내치는 일을 했다”면서 “ 당시 마을에서 이 보다 더 중요한 일은 있을수 없었다”고 말했다.<좌승훈·좌용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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