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생활폐기물을 유용한 자원으로 <1>프롤로그

제주시 노형동 재활용도움센터. 김용현 기자

지난해 12월 시범 시행후 재활용품 분리수거량 증가 
매립량 감소·도시환경 개선·재생품 품질 향상 효과도
도전역 재활용도움센터 확충·폐기물 자원화 등 과제

제주특별자치도가 시행하는 재활용품 요일별 배출제가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쓰레기 무단 배출과 종량제봉투 미사용 등으로 적발되는 사례가 있지만 생활폐기물 매립·소각량 감소와 폐기물 혼합 배출 해소 등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다만 생활폐기물을 집안에 장기간 보관해야 하는 불편이 있어 재활용도움센터 확대 설치가 요구되고 있으며, 폐기물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한 대책 마련 등이 과제로 제시되고 있다. 

쓰레기 처리난 현안 대두

제주도는 지난 7월부터 재활용품 요일별 배출제를 본격 시행하고 있다. 

요일별 배출제는 지난해 12월부터 제주시 지역에서 시범 실시하다가 올해 1월 도 전역으로 시범 지역을 확대했다. 

당초 쓰레기 요일별 배출제로 시작했으나 시범운영기간 전문가와 도민 의견 등을 반영, 지난 3월 재활용품 요일별 배출제로 변경하고 품목별 배출 횟수를 늘리면서 자리를 잡게 됐다. 

요일별 배출 품목은 △월요일 플라스틱 △화요일 종이류, 병류, 불연성 쓰레기 △수요일 캔류, 고철류 △목요일 스티로폼, 비닐류 △금요일 플라스틱 △토요일 병류, 종이류, 불연성 쓰레기 △일요일 스티로폼, 비닐류, 플라스틱이다.

종량제봉투를 사용한 가연성쓰레기와 음식물쓰레기는 매일 배출이 가능하다. 배출시간은 오후 3시부터 다음날 오전 4시까지며, 음식물쓰레기는 24시간 배출할 수 있다. 

요일별 배출제를 도입한 배경은 인구가 2011년 58만3284명에서 지난해 66만1190명으로, 관광객이 2011년 874만명에서 지난해 1585만1000명으로 증가하면서 쓰레기 처리난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또 쓰레기 적발건수도 2011년 429건에서 지난해 1047건으로 급증, 쓰레기 처리문제가 제주의 최대 현안으로 대두되면서 요일별 배출제를 시행하게 됐다. 

폐기물 수거체계 개선 효과 

재활용품 요일별 배출제는 시범기간을 거쳐 지난 7월부터 본격 시행하면서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 8월까지 도내 생활폐기물 1일 발생량은 1321.9t으로 지난해 1286.8t보다 늘었지만 매립량은 293.2t에서 249.4t으로 14.9% 감소했다. 

또 재활용품 1일 분리수거량도 지난해 466.9t에서 올해 521.4t으로 11.7% 증가, 요일별 배출제 시행이 차츰 효과로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뿐만 아니라 캔과 고철류, 플라스틱류, 비닐류 등을 혼합 배출하는 문제가 개선됨에 따라 생활폐기물 수거가 수월해졌다. 이로 인해 환경미화원의 작업환경도 개선됐다. 

특히 재활용품이 깨끗한 상태로 배출되면서 재생품의 품질도 향상됐으며, 별도의 선별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재활용업체 반입이 가능해졌다. 

이밖에도 클린하우스 넘침 현상이 해소되는가 하면 분리수거함 냄새나 악취 발생이 줄어들어 도시환경 개선 효과도 거두고 있다는 평가다. 

재활용도움센터 대폭 확충 

이처럼 재활용품 요일별 배출제가 효과를 거두고 있지만 아직도 개선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도는 재활용품을 집안에 장기간 보관해야 하는 불편이 제기됨에 따라 재활용품을 수시로 배출할 수 있는 재활용도움센터를 확대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재활용도움센터는 지난해 서귀포시 천지동과 마라도 등 2곳에 설치됐으며, 올해 9곳을 추가 설치하면서 11곳으로 늘었다. 

오는 12월말까지 9곳을 추가 조성하면 재활용도움센터는 20곳으로 늘어나게 된다. 

도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오는 2020년까지 도내 170곳에 재활용도움센터를 설치키로 해 재활용품을 집안에 장기간 보관해야 하는 문제를 해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재활용도움센터 설치에 투입되는 예산은 국비 98억9900만원, 지방비 232억3400만원 등 331억3300만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재활용도움센터 확충 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하기 위한 예산 확보가 과제로 제시되고 있다. 

또 가정이나 사업장에서 배출한 폐기물을 유용한 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대책도 요구되고 있다. 

폐기물을 다양한 자원으로 활용하는 다른 지역 사례를 조사, 제주 실정에 맞는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별취재반=김경필 정치부장, 윤주형 정치부 차장, 강승남 교육체육부 차장, 고경호·양경익 사회경제부 기자

 

[인터뷰] 김양보 제주도 환경보전국장 

"재활용품 요일별 배출제 시행에 따른 문제점을 발굴하고 시설과 제도를 보완해 주민 불편을 해소해나갈 예정이다"

김양보 제주특별자치도 환경보전국장은 요일별 배출제 개선방안과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 

김 국장은 "제주도는 전국 처음으로 전지역 쓰레기 종량제 시행과 클린하우스 제도 시행 등 모범적이고 선진적인 폐기물 관리정책을 추진했다"며 "하지만 인구와 관광객 증가로 쓰레기 처리난이 빚어지면서 요일별 배출제를 시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요일별 배출제 시행 이후 재활용품 분리수거량 증가, 폐기물 매립량 감소, 재활용품 혼합 배출 근절, 클린하우스 넘침 현상 해소 등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를 통해 깨끗한 도시미관을 조성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또 "깨끗한 재활용품 배출로 재생품의 품질이 향상되고 환경미화원들의 수거 및 선별작업이 수월해지는 등 작업환경도 개선됐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국장은 "요일별 배출제가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하지만 개선과제도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재활용품을 수시로 배출할 수 있는 재활용도움센터를 확대 설치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김 국장은 "읍면지역 클린하우스 실태도 파악해서 이용 불편이 없도록 하고, 공원이나 공영주차장에 클린하우스를 설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김 국장은 "클린하우스 청결도우미를 대상으로 친절교육을 실시하고 중산간 자연부락에 대해서는 요일별 배출제를 탄력적으로 시행할 것"이라며 "제도 개선과 점검을 위한 도·행정시·민간단체 협의체를 운영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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