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문화 실천 사례를 찾아서] 3. 대구광역시

대구광역시.

2011년 제1기 미소친절 시민모니터단 위촉 시작 매년 시민모니터단 구성

대구광역시는 풍토가 면화와 대마 등을 재배하기에 적당해 예로부터 양잠과 베 짜기가 성행했던 고장이다. 1950~1060년대 서문시장의 직물 도매업은 전국 섬유시장을 석권했는데 대구가 다른 지역보다 섬유공업이 발달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역사적 뿌리를 가졌기 때문이다.

해방 후 일본으로부터의 면제품 수입금지 등의 이유와 6.25전쟁의 피해를 전국에서 가장 적게 입어 기업인들의 전폭적인 투자와 함께 시설이 확충돼 1950년대에는 대구가 전국 섬유공업의 중심지가 된다. 1960년대와 1970년대의 고도성장기에 이르러서는 경제 규모의 확대와 수출 증가에 발맞춰 대구의 섬유공업은 더욱 발전한다. 

대구는 섬유도시로서 섬유공업의 성장을 기반으로 도시발전이 이뤄져 왔으며 1970년대에 와서는 인접 도시인 구미 등 주변 지역으로까지 섬유공장이 확산돼 우리나라 섬유공업의 중심지가 된다. 그러나 1979년에 들어와 제2차 석유파동의 영향을 받게 되면서 수출 수요의 퇴조와 더불어 대구 섬유업계의 경기도 수그러져 1980년대에 들면서 크게 위축, 불황 국면을 맞았다.

대구는 일본의 기술과 중국의 가격 틈새에서 문샷싱킹(Moon Shot Thinking.상식을 뛰어넘는 혁신으로 기술 발전을 이룸)을 준비하고 있다.

△국제도시 '미소친절'부터

대구광역시는 급속도로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최상의 친절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시책을 발굴해 운영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의 밑바탕에는 지난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개최가 깔려있다. 세계 각국 선수와 임원 등이 참가하는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서는 지역 특유의 무뚝뚝함을 버리고 미소와 친절을 앞세운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형성된다.

이에 대구시는 '시민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한 미소친절 운동 분우기 조성'과 '미소친절 운동을 통한 시민 삶의 질 향상 및 행복한 도시 구현'을 목표로 '시민과 함께하는 미소친절 운동'을 추진한다.

우선 찾아가는 문화시민의식 선진화 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 2011년부터 올해(9월말)까지 7년 동안 2938회에 걸쳐 27만9035명의 시민에게 맞춤형 친절 및 생활에티켓 등을 교육했다.

대구시 인구가 251만1050명인 점을 감안하면 이 기간 대구시민 10명 중 1명 이상은 친절교육을 받은 셈이다.

또 전국 미소친절 대상 선발대회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 2013년부터 매년 학생과 서비스, 공공, 일반 등 4개 부문에서 미소친절 사례를 선발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생활 속 미소친절 우수사례를 상황극이나 동영상, 스토리텔링, 웅변, 프리젠테이션 등 다양한 방법으로 발표한다. 미소친절 대상 선발대회가 입소문을 타면서 전국 각지에서 참가자가 몰리면서 5년간 281명이 응모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특히 대구시는 매년 10월 중순을 '대구 미소친절의 날'로 지정, 동성로 야외무대에서 축하공연과 미소친절 유공자 시상, 우수사례 공연, 플래시몹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 중이다. 아울러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레크리에이션과 거리캠페인도 함께 한다.

이 같은 대구시의 노력이 빛을 발하면서 2002년 FIFA 한일월드컵, 2003년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2013년 세계에너지총회, 2015년 세계물포럼대회 등 대규모의 국제행사가 개최돼 대구를 세계에 알리고 국제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다.
 

전국 미소친절 대상 선발대회.

△시민 주도 미소친절 운동

대구시의 미소친절 운동은 행정기관이나 공무원이 아닌 시민들이 중심이다.

대구시는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다양한 미소친절 대구 브랜드 홍보 강화 방안을 마련해 실행 중이다.

시민이 주체가 되고 중심을 잡는 미소친절 시민모니터단을 위촉해 미소친절 확산에 앞장설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 2011년 제1기 미소친절 시민모니터단 위촉을 시작으로 매년 시민모니터단까지 구성, 시민들 스스로가 미소친절 운동 상황을 점검하고 개선책을 찾도록 해 시정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대구시는 올해 5월 31일 350명(남 54명, 여 296명)의 시민을 제4기 미소친절 시민모니터단으로 위촉했다. 이들은 오는 2019년 3월 24일까지 모니터단으로 활동하게 된다.
 
△미소친절의 긍정 효과

대구시는 미소친절 운동을 일회성이 아닌 지속 가능한 시민운동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

올해도 10~12월 조사기관에 의뢰해 성별, 연령별, 지역별 표본을 추출해 1대1 면접조사 방식으로 '문화시민 의식조사'를 하고 있다. 조사내용은 문화시민의식 전반 및 친절.질서.청결.배려 덕목별 실천지수, 문화시민의식 제고 방안 등이다. 특히 대구시는 공정성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조사표본을 만 19세 이상 남녀 대구시민 1000명과 대구방문 외지인 200명 등으로 하고 있다.

이와 함께 '미소친절 대구' 홍보를 위해 주요 시책을 언론광고 등을 통해 알리는 것은 물론 조끼와 모자, 수건 등 미소친절 홍보물을 제작해 배포하고 있다.

또 차량용과 기관.업소용 등 미소친절 홍보 스티커 2종(14만매)을 만들어 관공서와 다중집합장소, 음식점, 엘리베이터 등에 부착했다.

문화시민운동 홈페이지 운영을 통한 온라인 홍보와 미소친절 탈 인형을 활용한 미소친절 캐릭터 홍보도 병행하고 있다.

이런 대구시의 미소친절 확산 노력은 시민들의 평가에서 결실을 맺고 있다.

지난해 시민평가 종합점수는 62.8점으로 전년 61.6점에 비해 1.2점이나 상승했다.

이는 미소친절 운동 초창기인 2012년 57.4점보다는 5.4점이나 급상승한 수치다.

분야별 점수도 친절(65.8점→66.3점)과 질서(61.7점→62.9점), 청결(60.2점→62.8점), 배려(58.5점→60.8점)으로 4개 부문 모두 올랐다.

지역 특유의 부정적 이미지를 바꿔보자는 의도에서 처음 시작한 대구시의 미소친절 운동은 시민이 중심이 되고 직접 참여한 방식을 통해 오늘에 이르렀다. 대구시가 국제도시로 세계인의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미소친절이 지역의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으고 실천해야 한다. 

 

<인터뷰> 권건 대구광역시 시민소통과 사무관

"시민 스스로 자발적으로 주체가 되도록 지원을 한 결과 미소친절 운동이 성공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대구광역시 시민소통과 권건 사무관은 "행정이 앞장서 주도하는 캠페인이나 운동은 한계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권 사무관은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개최를 앞두고 손님맞이를 준비해야 하는데 속정은 깊은데 무뚝뚝한 말투나 표정 등 대구지역이 갖는 기질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며 "대구를 찾는 손님들을 웃는 얼굴로 맞고 친절하게 대하는 노력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소친절 운동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서 공직사회 및 시민사회 친절도가 향상되는 등 대구사회 전체가 밝아진 것 같다"고 평가했다.

권 사무관은 "행정이 주도하는 운동보다는 시민 스스로 변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라며 "그렇지 못하면 단발성에 그쳐 큰 효과를 거두기 힘들다"고 조언했다.

또 "시민들의 의식 변화는 결국 시민 스스로 자발적 참여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시민 참여가 가능한 것을 기본으로 프로젝트를 만들고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영진·고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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