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생활폐기물을 유용한 자원으로 <2>김해시

경상남도 동남부에 위치한 김해시는 부산광역시와 창원시 등 대도시와 인접해 있다. 김해시 인구(8월 기준)는 현재 53만1111명(외국인 1만7948명 포함)으로 경남지역 중 두 번째, 전국에선 14번째 도시다. 인구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김해시는 오는 2022년 '인구 60만 시대'를 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급속한 인구 증가는 환경과 교통, 생활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특히 생활 쓰레기 문제는 '발등의 불'이 된 지 오래다. 다양한 노력을 통해 재활용품 회수 증가 등의 효과를 거두고 있는 김해시 생활자원회수센터 사례를 통해 제주의 미래를 살펴본다.

△쓰레기가 돈으로

김해시는 읍·면 소재지와 동지역 단독주택 및 사업장에서 매일(토요일 제외) 오후 8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집이나 사업장 대문 앞에 품목별로 분리해 투병한 봉투에 담거나 끈으로 묶어 배출한 재활용품을 수거하고 있다.

김해시는 재활용품 종류를 가(종이팩), 나(종이류), 다(캔류, 고철류), 라(유리병), 마(합성수지류), 바(영농폐기물류), 사(의류), 아(형광등), 자(전지류), 차(소형 가전제품), 카(폐식용유) 등 11개로 세분화해 분리수거의 효율성을 높이고 혼합으로 인한 자원화 저해 등을 예방하고 있다.

김해시의 세심한 쓰레기 재활용 정책 덕분에 수거량 증가와 함께 세원 확보 등이라는 선순환 효과를 불러오고 있다.

김해시 생활자원회수센터의 올해 11월 말 현재 재활용품 회수실적은 모두 1만5201.81t으로 지난 한 해 회수실적 1만4586t을 이미 넘어섰다.

하루 평균 수집량도 2015년 35.8t, 2016년 40t, 올해(9월 말 기준) 47t 등으로 매년 가파른 증가세를 보인다.

김해시 생활자원회수센터는 지난해 회수한 재활용품 가운데 플라스틱 1141t과 PET 1411t, 스티로폼 322t, 유리병 3008t, 종이팩 38t, 캔 494t, 필름포장재 4210t 등 모두 1만851t을 판매하는 등 연간 13억원 가량의 재활용품 판매 수익을 올리고 있다. 

쓰레기가 '돈'으로 환골탈태하고 있는 셈이다.

△행정 관심·지원 뒷받침

이 같은 성과는 행정의 관심과 꾸준한 지원 및 노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에 가능했다.

김해시는 환경에 관심이 많은 시민을 대상으로 생활폐기물 감량 및 자원 재활용에 대한 이론교육과 현장체험을 통해 생활환경해설사를 양성해 홍보·계도활동 요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매년 3~11월 운영되고 있는 생활환경해설사는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8명씩 선발하고 있다.

생활환경해설사 양성 교육을 수료한 시민은 2015년 14명, 2016년 18명, 2017년 18명 등이다.

이들은 김해시 주민들을 직접 만나 행정에서 추진 중인 다양한 사업을 소개하고 안내하는 것은 물론 잘못된 쓰레기 배출행위에 대해서는 직접 경고장을 부착하거나 일깨우는 등 '주민 밀착형 생활환경 개선 도우미'로 활약하고 있다.

올 한 해 생활환경해설사의 주요 활동을 보면 주택 및 식품접객업소 대면 홍보 5696곳에 이르고 어린이집 및 유치원 원생 1506명을 대상으로 분리배출 체험교육과 재생 비누 만들기 체험교육이 이뤄졌다.

김해시는 또 가야문화축제와 평생학습축제 등 각종 행사장에서 자원재활용 홍보부스를 운영했다.

아울러 김해 지역에 사는 결혼이주민과 외국인 근로자 등을 위해 영어와 베트남어 등 다양한 언어로 쓰레기 배출방법을 안내하는 홍보 리플릿을 제작해 배부했다.

특히 생활쓰레기를 줄이고 재활용품 수집을 늘리기 위해 '찾아가는 외국인 근로자 쓰레기 분리배출 교육'과 '찾아가는 이·통장회의 쓰레기 분리배출 교육' 등 현장방문 홍보 활동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이와 함께 동상동 외국인거리 쓰레기 무단투기 근절 캠페인과 음식물류 폐기물 배출방법 야간홍보 캠페인 등의 활동을 통해 외국인 대상 홍보활동은 물론 시민들의 참여도 독려하고 있다. 

△정책에도 적극 반영

이러한 노력과 함께 행정에도 생활 쓰레기 감소와 재활용 쓰레기 수거 확대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반영하고 있다.

분리배출 횟수 및 선별 확대를 위해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한 폐건전지 및 종이팩 방문 교환행사를 매년 2회씩 실시하고 있다.

또 매년 3~10월 수거한 불법 현수막 등 폐현수막을 이용해 재활용품 수거 마대를 제작해 배부하고 있다. 이 기간 생산되는 하루 평균 마대는 유리병 마대 700장과 스티로폼 마대 70장 등이다.

김해시는 생활환경해설사 양성·운영을 지속해서 추진하는 한편 자생단체 등이 환경 정화 활동을 할 경우 재활용 분리배출 교육할 방침이다.

또 현재 제주지역에서 시행하고 있는 쓰레기 요일별 배출제를 참고해 품목별·요일별로 재활용품을 분리배출 할 수 있도록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인터뷰] 배석환 김해시 재활용품 선별장 운영사업소장

"쓰레기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민의식 제고가 중요하다"

배석환 김해시 재활용품 선별장 운영사업소장은 "김해시는 현재 날짜와 종류에 상관없이 문전 배출된 쓰레기를 매일 혼합수거 하고 있다"며 "재활용품 수거율 제고 등 쓰레기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방안으로 제주도의 요일별 수급체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 소장은 "제주도는 관광 때문에 외국인들이 많이 찾고 있다면 김해시는 공단이 밀집돼있어 외국인 근로자들이 많다"며 "외국인들에게 쓰레기 배출에 대한 안내·계도를 하기 위해 영어, 베트남어 등 다국어로 제작된 홍보 리플릿 배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는 김해시내 아파트를 대상으로 효율적인 플라스틱 수거를 위해 그물망을 배포할 계획"이라며 "안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그물망에 같은 종류의 쓰레기들만 모아서 수거할 경우 선별라인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압축할 수 있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결국 시민들의 참여가 절실하다"며 "행정당국은 지속적으로 주민들을 대상으로 쓰레기 배출 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계도 요원들을 통한 현장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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