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항공사들이 제주4·3 70주년을 홍보하기 위한 제주도의 기내 방송 요청을 결국 거절했다. 자료사진

도, 지난해 11월 70주년 홍보위한 기내방송 요청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 '이념' 이유 끝내 거절

국내 대형항공사들이 제주4·3 알리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제주도착 항공편 기내 방송에 제주4·3 70주년을 안내하는 멘트를 삽입해달라는 제주도의 요청을 결국 거절했기 때문이다.

도는 하늘길을 통해 제주를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제주4·3 70주년을 알리기 위한 방안으로 지난해 11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등 국내 7개 항공사에 '제주4·3 70주년에 따른 제주도착 국내선 항공기 기내방송 홍보 협조 요청' 공문을 발송했다.

국내 7개 항공사들은 항공기가 제주에 도착할 때마다 '세계 평화의 섬 제주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등 안내 멘트를 방송하고 있다.

도는 올해가 제주4·3 70주년인 만큼 이미 방송되고 있는 안내 멘트를 '2018년은 제주4·3 70주년입니다' 등으로 변경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현재 도의 요청을 수락한 항공사는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등 단 3개사뿐이다.

제주항공은 공문 접수 즉시 기내방송 홍보 협조를 수락해 1월1일부터 안내 멘트를 '손님 여러분, 세계 평화의 섬 제주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2018년은 제주 4·3 70주년 입니다'로 수정해 방송하고 있다.

또 공문 접수 후 수락 여부를 고심하던 이스타항공과 티웨이항공도 지난달부터 제주4·3 70주년을 알리기 위한 기내방송을 실시하고 있다.

반면 이념적 갈등과 타 지역과의 형평성을 이유로 기내 방송 수정을 주저하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들은 결국 4·3 알리기를 외면했다.

또 대한항공의 관계사인 진에어와 아시아나항공의 계열사인 에어부산도 도의 요구를 거절하는 등 제주노선 하늘길 이용객의 절반가량을 수송하고 있는 항공사들이 정작 제주4·3에 대해서는 등을 돌렸다.

제주4·3 70주년기념사업위원회 관계자는 "제주4·3 알리기에 동참해 준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에 감사하다"며 "협조 요청을 거부한 대형항공사의 결정에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고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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