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평에서 키워가는 희망 2. 인장업 박효민씨]

박효민씨(58)는 40년 넘게 한 평 남짓한 좁은 공간에서 인장업을 하며 장애인들의 권익 증진 등을 위해 큰 희망을 키워나가는 등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양경익 기자

인장업 40년째…도장에 이름 새기면서 행복 느껴
장애인 권익 증진 위한 활동도…제2의 인생 서막

"같은 이름이라도 각자의 인생이 있듯이 작은 공간에서 도장에 이름을 새길 때마다 인생의 아름다움을 느낍니다"

제주시 건입동 인근에서 도장 제작을 하고 있는 박효민씨(58)의 인생 스토리는 한편의 영화와도 같다.

40년 넘게 한사람이 겨우 들어갈 수 있는 좁은 공간에서 많은 사람들의 이름을 도장에 새기며 인생을 배우고 있는 박효민씨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절로 마음이 편안해진다.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는 박씨지만 이런 그의 인생에도 우여곡절은 많았다.

박씨는 2살 때부터 지체장애 1급을 안고 살았으며 지금도 휠체어에 앉아 거동하기 불편한 상황이지만 언제나 감사한 마음은 잃지 않고 있다.

박씨는 "학창시절 거동이 불편하다 보니 야외학습시간에는 실내에서 칼로 지우개를 조각하는 취미가 생겼다"며 "고등학교 시절 학업을 중단해 인장업 기술을 배우기 시작했다"고 인장업을 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지금은 이 동네에서 도장으로 인정을 받고 있는 그지만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어려운 이웃들을 도우며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특히 도내 장애인들의 권익 증진과 경제 자립을 위해 여러 활동에 참여했으며 생활형편이 어려운 장애인과 노인, 아동 등을 돕는 일에도 앞장서면서 지난 2012년에는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박씨는 "지체장애로 인해 가족과 친구들이 항상 업고 다니면서 도움을 받았다"며 "이후 이웃에게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또 다른 인생을 살기로 결심했다"고 웃어보였다.

자기 몸도 성치 않았지만 마음만은 누구보다도 따뜻하고 이웃을 위해 아낌없이 주는 그의 열정에 그의 공간은 온기로 가득 차 있었다.

박씨는 "예전에는 은둔형 장애인들이 많았지만 요즘은 많이 나아진 편"이라며 "어려운 사람들과 함께하고 서로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쉬지 않고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양경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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