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일보-제주한라병원·제주근로자건강센터 공동기획
근로자 건강지킴이 '로하스 프로젝트' 5. 틱 장애

음성·운동틱 및 동시에 나타나는 뚜렛장애 등 다양
불안·불행 등 부정적 심리 영향으로 틱 심화되기도

학교생활·일상 문제없다면 유발요인 찾아 개선해야

조성진 전문의

△따돌림 당할까 걱정

초등학교 2학년 혁이(가명)의 엄마는 요즘 마음이 무겁다.

답답하고 걱정된 마음에 인터넷 검색을 해보지만 해결책을 찾기는커녕 '인격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뇌의 발달에 문제가 있다'는 정보에 오히려 불안과 두려움은 더 커질 뿐이다.

혁이 엄마의 고민이 이토록 깊어진 건 한달 쯤 전에 TV를 보던 혁이가 자기도 모르게 '홱'하고 고개를 뒤로 젖히는 행동을 발견하고 나서부터다.

처음에는 목이 아파서 그런가보다 싶었는데 그 후로도 핸드폰을 보거나 밥을 먹을 때도 그런 행동이 반복됐다.

혹시 스트레스를 받는 게 아닌가 생각해봤지만 방학 기간에도 빨리 개학했으면 좋겠다고 할 정도로 학교를 좋아했던 아이였고, 게임 때문에 아빠한테 혼이 나곤 했지만 고작 그 정도가 이런 행동을 유발시킨 스트레스일까 싶었다.

결국 소아청소년과 병원을 방문했지만 별다른 이상이 없다는 소견을 들었고 혹시 '틱'일지 모르니 소아청소년정신과 진료를 받아보라는 권유로 제주한라병원을 찾았다.

사실 혁이의 이런 행동은 수개월 전부터 시작됐다.

초등학교 입학 후 아이가 자주 양쪽 눈을 깜빡이는 모습을 보고 엄마는 미세먼지나 안구건조증 때문이라 생각했다.

안과 진료 후 며칠 인공누액을 넣고나니 증상은 사라졌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이번에는 아이가 입술을 안쪽으로 말아 넣는 행동을 보였다.

엄마는 '왜 그런 행동을 하냐'고 나무랐고, 혁이는 엄마 눈치를 보면서 그런 행동을 참으려 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증상도 사라졌다.

하지만 요즘 보이는 고개 젖힘은 혁이가 쉽게 참기 어려워했다. 혁이 엄마는 이런 행동 때문에 학교에서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게 되지 않을지, 점점 심해지지는 않을지 걱정이 태산이다.

△일희일비하지 말아야

혁이가 보이는 행동처럼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반복적으로 갑작스럽게 일어나는 빠른 움직임이나 소리를 '틱'이라고 한다.

이는 '음음' '킁킁' 등 음성틱과 '어깨 으쓱대기' '눈 깜짝거리기' 등 운동틱으로 나눌 수 있다. '뚜렛 장애'는 음성틱과 운동틱이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를 말한다

틱은 전체 아동의 12% 정도, 다시 말해 한 학급에 대략 2~3명 정도는 보인다고 할 만큼 흔하며, 남자가 여자보다 1.3~6배 많다.

그런데 틱 행동을 보인다고 해서 모두 틱 장애라고 할 수 없다. 틱의 정도가 충분히 심해서 일상생활에서 의미 있는 어려움을 유발할 때 비로소 틱 장애라 할 수 있고 치료의 대상이 된다.

눈 깜빡임이나 코 실룩임 같이 가볍고, 학업이나 친구와의 어울림에 어려움이 없다면 걱정을 조금 내려놓아도 좋다.

초기 아동기에 틱 증상이 처음 발병한 후 조금씩 나빠질 수 있지만 10대 중반을 거치면서 완화되는 경우가 많으며, 성인기가 되면 70%가량 증상이 없어지고 20%는 상당히 완화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틱 행동 자체보다도 부모와 아동 자신이 틱을 어떻게 생각하는가이다.

틱 행동이 아무리 가벼워도 부모나 아동 자신이 틱을 큰 문제로 여기면서 불행하게 느끼면 일상생활에서의 부정적인 영향은 심화된다.

혹시 틱으로 인해 아이의 자존심이 상하지 않는지, 일상생활에서 위축되지 않는지, 부모 자녀 사이나 친구관계가 나빠지지 않는지, 학습에서 부진이 생겼는지 등을 더욱 중요하게 살펴야 한다.

틱은 여러 복합적인 원인에 의해 발생하지만 불안이나 긴장 같은 심리적인 스트레스에 의해서 충분히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틱을 한다고 심하게 지적하거나 혼내면 훨씬 심해지게 된다.

증상이 특별한 이유 없이, 또는 치료 중임에도 불구하고 악화되기도 하고 완화되기도 한다는 걸 이해할 필요가 있다. 너무 일희일비하지 않고 장기적인 시각으로 보는 것이 좋다.

△정확한 정보로 대처해야

틱 행동이 조금 심하다면 부모가 차분히 아이의 하루를 되돌아보면서 어떤 상황에서 틱이 좀 더 심해지거나 완화되는지를 정리해보자.

알레르기 원인처럼 생활 속의 모든 요소가 틱을 늘리는 유발인자가 될 수 있다.

이를 토대로 환경을 조정해 아이의 스트레스를 줄여야한다. 단, 숙제처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은 유발인자라 하기 어려우므로 좀 더 수월하게 완수하도록 도와주되 책임이나 의무를 면제해주지는 않도록 한다.

만일 틱 행동으로 인해 학교생활이나 또래 관계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그리고 건강한 발달에 지장을 초래한다면 약물치료를 미룰 필요가 없다.

요즘엔 부작용이 적은 약물들이 처방되면서 효과적으로 틱 행동을 억제할 수 있다.

진료실을 찾은 혁이의 부모님은 틱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은 것만으로도 그동안의 막연한 두려움과 걱정을 많이 덜 수 있게 됐다. 그리고 틱이 어떤 상황에서 주로 발생하는지를 탐색해보았다.

혁이는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엄마한테 또 잔소리나 야단을 듣게 되지 않을까 걱정을 하고 있었고, 그래서인지 학교에서보다 가족들이 다 같이 모여 있는 자리에서 더 자주 틱 증상을 보였다.

또한 혼이 날 때나 감기로 컨디션이 안 좋았을 때, 핸드폰 게임이나 동영상처럼 살짝 집중한 상태에서 흥분하게 될 때도 빈번해졌다.

진료 후 부모님은 혁이의 틱에 대해 핀잔이나 야단을 줄이면서 오히려 잘못된 행동이 아니라고 안심을 시켰고, 식사나 놀이 등에 더욱 신경을 쓰게 되면서 자녀와의 관계도 이전보다 좋아지게 되었다.

그리고 학기 초나 이유 없이 심해지는 시기에는 소량의 약물을 복용하면서 조절하는 방법도 알게 됐다.

불안과 공포는 대상이나 현상에 대해 잘 알지 못함으로서 찾아오게 마련이다. 틱도 마찬가지다. 틱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갖고 대처한다면 아이의 상태에 따라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도움말=조성진 제주한라병원 소아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정보·인력 부족 산업재해 '노출'

제주도내 사업장이 정보와 인력 부족으로 사업재해에 노출되고 있다.

최근 제주는 관광산업 육성 및 외국자본 투자 활성화에 따른 건설경기 호황으로 건설 현장 및 산업 현장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산업재해 발생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

소규모 건설 현장 및 사업장 등 '안전보건관리자' 선임대상이 아닌 사업장인 경우 물질안전보건자료(msds) 비치 및 개시·교육, 작업자 보호구 착용 미흡, 작업자 안전의식 미비 등 안전 보건에 부족한 부분이 많다.

물질안전보건자료는 화학 물질에 대해 유해 위험성, 응급조치 요령, 취급 방법 등 16가지 항목에 대한 상세한 설명으로 구성됐다.

제주근로자건강센터는 '우리회사 주치의'를 도입해 협약을 맺은 사업장을 주기적으로 방문, 사업장 근로자의 건강체크뿐만 아니라 사업장의 작업 환경 실태를 파악하고 부족한 정보와 인력을 보완하고 있다.

특히 작업환경분야에 대해 사업장을 방문해 업종별 작업환경 및 안전에 대한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환경 컨설팅을 통해 각 업종에 맞게 작업 환경을 개선할 수 있게 도움을 주고 있다.

또 작업자와의 상담을 통해 문제점을 파악하고 전반적인 작업자의 건강을 위한 조언도 전해주고 있다.

제주근로자건강센터 관계자는 "사업주와 근로자 모두 안전의식을 고취해 사업장의 환경을 안전하고 쾌적하게 만들어야 한다"라며 "사고 예방, 산업재해를 줄이기 위해 제주근로자건강센터가 함께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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