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오름의 체계적인 보전관리와 이용에 따른 전문가 의견들이 다양하게 제시되고 있음은 반가운 일이다.제주도 당국이 '오름 종합보전관리 및 이용방안 연구용역'에 앞서 최근 도내외 전문가와 유관단체들을 대상으로 한 의견수렴결과가 그것이다.

 의견 수렴결과 공통된 의견들은 오름을 중심으로한 자연생태계를 적극 보전하고 혼경분석과 자원 및 이용관리계획과 같은 기본계획이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특히 경관 및 동·식물자원 생태관광 가치가 있는 오름의 보전과 난개발을 방지하기 위해 별도의 보전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들이다.하지만 아쉬움이 없지 않다.대부분 자연환경보전에 무게를 둔 의견들이면서도 그것의 실천을 담보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환경보전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국가 또는 지방정부가 말로는 환경보호·친환경개발을 내세우지만 한계를 지니고 있다.나름대로의 환경프로그램을 갖고 있다고는 하나 프로그램일 따름이다.대개는 개발전략 또는 개발유혹의 뒷전에 서있다.대표적인 사례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송악산이중분화구' 개발이다.학계는 물론 환경단체들이 세계적인 휘귀한 자연유산이니 원형을 다치게 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에도 불구,자연파괴를 전제로한 개발이 막무가내로 추진되고 있다.제주도를 비롯한 남제주군 당국이 행정행위의 정당성이나 합목적성을 따지기에 앞서, 행정절차상의 하자가 없다는 주장만 내세워 오히려 난개발을 부추기고 있다.말로는 제주오름을 보전하고,그 방안에 대해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다고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파괴적 개발로 치닫는 이중성을 보이고 있다.

 정부 또는 지방자치단체들의 이같은 이중 잣대는 새삼스런 일이 결코 아니다.어쩌면 자연자원의 이용을 빌미로 보전보다는 자연착취 형태의 파괴적 개발에 앞장 서왔다.때문에 우리는 보다 체계적인 환경보전을 위해서는 장기적인 안목에서의 세계적인 공동노력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유네스코와 같은 국제기구의 축적된 노하우와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었다.

 거듭되는 주장이지만 한라산을 비롯한 제주오름을 유네스코의 세계자연유산,또는 세계생물권보전지역 지정을 서둘러 추진해야 한다.그것만이 소중한 우리의 자연유산을 지키고 이용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자 수단이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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