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녀공동체를 엿보다 22. 유네스코 후속작업 7 유네스코 학교

순환형 자원 배분·생업기술 전파·공동체 구성 공통점
정보·경험 공유 통한 문화 형성…일방적 양성 한계로
지역사회-교육청-학교 간 협력 체계로 지속성 확보

제주해녀문화의 핵심에는 '공유(shared)'가 있다. 이 단어는 다양한 의미로 해석된다. 바다 자원을 나누고 물질 기술을 전승하는 것도, 공동체라는 이름의 문화를 유지하는 것도 '공유'로 설명할 수 있다. 현재 제주도가 고민하고 있는 제주해녀·해녀문화의 계승 장치 역시 이 '공유'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전승체계 구체적 전략 필요
 

제주해녀문화에 깊은 관심을 보여 온 제라드 코세인 영국 뉴캐슬대 교수는 "삶의 일부분으로 해녀 문화를 받아들이는 상호 행위"를 전승 방안으로 제시했다. 자연과 문화, 과거와 현재의 상호 연계성, 책임감 있는 자원 활용 등에 있어 '공유'라는 규칙이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문화인류학자인 조한혜정 연세대 명예교수가 살핀 '전통'도 비슷한 맥락이다. 해녀들이 살아온 삶의 방식과 원리를 '해녀공동체'라고 정리할 때 해녀를 양성하는 평면적 접근 보다는 해녀 문화를 접목해 전승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이를 지역 재생 등에 반영하는 입체적 활용을 주문했다.

새삼스럽지 않은 것이 지금까지 해녀문화의 전승에는 특정한 기준이나 요건 같은 것은 없었다. 정보와 경험 공유를 통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공동체 문화를 만들었다.

이런 흐름에서 볼 때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제주해녀·해녀문화를 계승·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전승 체계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해녀학교 형태의 체험·양성형 프로그램은 아직 개선 요구가 더 많은 상황이다. 해녀 공동체의 인정을 확보하지 못 했다는 한계도 여전하다.

해녀수는 여전히 줄어들고 있고 어촌계 가입에 제약이 많다는 이유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신규해녀 정착 지원'과 '해녀 문화 전승 의지' 등에 있어 우선 순위를 분명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실질적 활용 가능 모델 관심

이들 체계를 보다 공고히 하는 의미에서 '유네스코 학교'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유네스코 학교는 '평화, 자유, 정의, 인권과 같은 유네스코의 이념을 다양한 교육 활동을 통해 앞장서 실천'할 것을 약속한 학교들이다. 1953년 유네스코 15개 회원국 내 33개 학교를 시작해 현재 세계 180여개국 1만여개 이상의 교육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유네스코가 지향하는 가치와 이상을 학교 현장에서 실천하기 위해 학교장 및 교사가 실질적인 활동의 운영 주체로 바람직한 학교 모델을 발전시키기 위한 시범적, 실험적 교수법과 교육 활동을 이끌고 있다.

유네스코 학교 네트워크(Associated School Project Network·ASP-net)를 구축해 평화?인권?세계시민의식 확산을 위한 학내 교육활동을 실천하고, 회원학교 간 교류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한국은 1961년 4개교 가입을 시작으로 처음 유네스코 학교 활동을 시작해 현재 총 557개교가 이름을 올렸다.

제주에서는 지난 1988년 제주제일중이 도내 첫 유네스코 학교로 등록한데 이어 지난해 말까지 22개 학교가 가입돼 있다. 초등학교 2개교, 중학교 11개교, 고등학교 9개교다.

지역사회-교육청-유네스코 학교 회원 간 협력이 기본이다. 학교급별(초·중·고) 우수 교육 활동 사례가 공유되는 등 국제 이해와 세계시민 교육, 유·무형문화유산 접근 기회를 확대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

해녀문화 전승에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시스템이 있는데도 아직까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데 대한 원인을 찾고 이를 활용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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