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평에서 키워가는 희망 6. 주차요금 정산원 김기선씨]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김기선씨(79)는 한사람이 겨우 들어가는 좁은 정산소에서 궂은일까지 도맡아하는 등 큰 희망을 키워나가고 있다. 양경익 기자

궂은일까지 도맡아…"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
인생 배우는 공간 온기로 가득…제2의 인생 서막

"한 평 남짓한 좁은 정산소지만 저에게는 여러 사람들과 인생의 아름다움을 배우고 있습니다"

제주시 용두암 공영 주차장에서 주차요금 정산원으로 일하고 있는 김기선씨(79)의 인생 스토리에는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다.

김씨는 좁은 정산소 안에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차량들로 쉴 틈이 없지만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고 손님을 대하는 모습에 절로 마음이 편안해진다.

김씨는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 나이가 너무 많아 걱정도 많았다"며 "이제는 젊은 사람들과 일하면서 보람도 느끼고 더 열심히 하려고 하고 있다"고 웃어보였다.

적지 않은 나이에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김씨의 인생도 순탄치만은 않았다.

지난 세월 공직자에 몸을 담았던 김씨는 열정적인 모습으로 주변에서 인정도 많이 받았다.

그런 그의 곁에는 병든 부인이 있었지만 10여년간 병간호를 하는 등 누구보다 가족에 대한 애정이 깊었다.

결국 부인과 사별하며 모든 생활이 궁핍해진 김씨는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일을 하기 시작했다.

이런 김씨가 지난 2016년부터 주차요금 정산원으로 일하기 시작했고 함께 일하는 젊은 사람들에게 뒤처지지 않으려 애도 많이 썼다.

주차요금 정산 외에도 주차장 관리, 주변 청소 등 궂을일까지 도맡아 하는 등 이제는 열심히 하는 모습에 주변에서 존경도 많이 받는다.

김씨는 "일을 하다 보면 힘든 점도 참 많지만 젊은 사람들의 수고한다는 말 한마디에 힘이 절로 난다"며 "젊은 사람들이 존중해주는 모습에 고맙기도 하고 보람도 느낀다"고 연신 흥얼거리고 있었다.

하루 10시간씩 주변사람들의 인정을 받으며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김씨의 좁은 정산소는 언제나 온기로 가득 차 있었다.

김씨는 "관광객 등 주변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 덕에 인생의 행복을 배우고 있다"며 "할 수만 있다면 열심히 최선을 다해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양경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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