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파두리 토성.

통합 왕조 고려 마지막 항몽세력
강인한 자주의식 재해석 필요 제기
항쟁 여정 따라 문화 콘텐츠 발굴
산업 연계 활동 방안 모색 주문도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단재 신채호 선생의 말처럼 흔들리지 않는 미래를 만들기 위해서는 역사 연구와 교육은 매우 중요하다. 고려는 민족의 자주성을 지켜냈던 특별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특히 삼별초는 40여년간 진행된 고려 항몽 전쟁의 핵심 주도 세력이었지만 이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크게 엇갈린다. 외세의 압력에 나라를 지키기 위해 분연히 일어섰던 이들의 의지와 기개는 오늘에도 통용된다. 강화도에서 진도, 제주도, 심지어 오키나와까지의 여정 역시 역사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강화-진도-제주도-오키나와로 이어진 항전 경로를 따라 삼별초의 유산적 가치와 역사·문화 콘텐츠 활용방안을 모색해 본다.

 

올해 고려 건국 1100년…강국 틈에서 자주적 국가 발전
왕건은 918년 6월 궁예를 몰아내고 왕위에 올라 국호를 고려라 했다. 이로부터 조선이 개국하는 1392년까지 495년간 고려는 그 찬란한 역사를 이어갔다.

2018년은 고려 건국 1100년이 되는 해다. 

고려는 후삼국의 분열을 종식시키고 실질적 민족 통합을 이룩한 왕조다. 고려 건국 과정에 나타난 큰 특징은 다양성·포용성·통합성이다. 

고려는 부단한 외세의 침입에 시달리면서도 민족의 자주성을 지켜냈던 특별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고려가 서기까지 한민족과 한반도는 운명을 건 총력전을 펼쳤고, 그 과정에서 역사의 극적 장면이 숱하게 탄생했다.

고력 역사는 강국의 틈새에서 자주적 국가 발전을 이루어 나가는 우리나라에 귀중한 교훈을 주고 있다.

△고려의 굴복과 삼별초 반란-항쟁 엇갈린 평가
삼별초는 1219년(고종 6) 최충헌(崔忠獻)의 정권을 계승한 최우(崔瑀)가 방도(防盜) 등 치안유지를 위해 설치한 야별초(夜別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별초란 '용사들로 조직된 선발군'이라는 뜻이다. 

그 뒤 야별초에 소속한 군대가 증가하자 이를 좌별초, 우별초로 나누고, 몽골 병사와 싸우다 포로가 되었다가 탈출한 병사들로 신의군(神義軍)을 조직, 이를 좌·우별초와 합해 삼별초의 조직을 만들었다. 

삼별초는 무신정권의 전위(前衛)로서 다분히 사병적(私兵的)인 요소도 있었다. 그러나 항몽전(抗蒙戰)에서는 그 선두에서 유격전술로 몽골병을 괴롭혔으며, 무신정권이 무너지고 몽골과 강화(講和)가 성립되고 고려정부가 개경으로 환도하자 개경정부 및 몽골과 대항해 항쟁했다. 

40여년 진행된 고려 항몽 전쟁의 핵심 주도 세력이었다고 할 수 있지만 삼별초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크게 엇갈리고 있다.

고려왕조 입장에서는 '반란'이지만 삼별초에게는 목적이 분명한 항쟁이었기 때문이다. 

△'대몽항쟁의 최후 보루'로 재조명 
삼별초는 강화를 출발해 진도와 제주도를 거점으로 항전하면서 이와 관련 유적들이 강화도와 진도, 제주도 등지에 남아있다.

하지만 '삼별초'라는 이름은 제주에게는 아픈 역사이기도 하다.

삼별초가 무너진 후 몽고는 제주에 탐라총관부라는 직속기구를 설치, 지배하고 제주를 거대한 목마장으로 삼아 100년 동안 직할령으로 직접 통치했다. 몽고의 영향을 받은 생활습관이나 문화 등이 이 시기에 들어왔을 것으로 추정된다.

고려 공민왕 때 최영 장군이 목호의 난을 진압하며 몽골 지배에서 벗어나기는 했지만 외세의 끊임없는 침탈에 시달려야 했다.

제주 삼별초는 고려의 마지막 항몽세력이며, 항파두성은 고려의 마지막 항몽 거점이었다. 그래서 항파두성과 그 주변 항몽 관련 유적이 '제주항파두리항몽유적지'라는 이름으로 1997년에 사적 제396호로 지정됐다. 이밖에도 제주의 대몽항쟁 관련 유적은 도처에서 찾아볼 수 있다. 

고려를 예속화하려던 몽골과 자신의 특권을 유지하려던 국왕과 그 일파에 항거한 고려인들의 강인한 자주의식, 생존을 위해 항쟁을 선택했지만 그들의 가슴에 뿌리 깊게 박혀있는 항몽 사상 등 대몽항쟁 최후의 보루인 '제주 삼별초'를 재해석을 하는 것을 통해 역사·문화 콘텐츠를 통한 지역 네트워크 구성과 이를 문화·관광산업과 연계하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강화-진도-제주도-오키나와로 이어진 삼별초의 항전 경로를 따라 지역별 접근 방법을 살피고 문화유산적 측면을 새롭게 조명할 수 있는 학술자료 등울 수집, 공유하고 접점을 통한 지역 간 연대 방안도 살펴볼 예정이다.

※ 본 기획물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취재팀=김대생 부국장 대우 교육체육부장, 고미 부국장 대우 문화부장, 김지석 정치부 차장, 한지형 사회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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