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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물' 제주지역 주민들의 생명수 역할 담당[제민일보·JDC 공동기획/ 제주환경 자산 용천수를 찾아서] 4. 도두동 오래물
고영진, 강지환 기자
입력 2018-06-26 (화) 18:17:24 | 승인 2018-06-26 (화) 19:18:30 | 최종수정 2018-06-26 (화) 19:18:30

예로부터 제주에는 용천(涌泉.물이 솟아나는 샘)이 많았다. 이 용천을 중심으로 마을이 형성되고 발달했다. 용천수는 지층 속을 흐르던 지하수가 지표와 연결된 지층이나 암석의 틈을 통해 용출되는 물이다. 용천수 이용의 역사는 곧 제주의 역사라고 해도 과한 표현이 아니다.제주시 도두동도 용천수에 의존해 마을이 생겨났고 지금도 유지되고 있다. 도두동 용천수는 풍부한 수량과 깨끗한 수질로 유명하다. 물 좋기로는 제일인 도두동에서도 '오래물'은 으뜸이다. 하지만 난개발과 과도한 정비 등으로 고갈 위험에 직면하고 있다.

△물 걱정 없던 도두동
제주의 북서 해안에 자리한 도두동은 예로부터 물이 풍부하고 마을 인심이 좋기로 소문이 난 곳이다. 지금도 사시사철 샘솟는 용천수를 마을 곳곳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산물이 풍부해 아무 곳이나 땅을 파면 물이 나온다고 할 정도로 물 걱정을 하지 않았다.
도두 포구에서 솟는 오래물은 도두동을 대표하는 용천수다. 인근에는 용출수군이 위치하고 있다. 그러나 군락을 형성해 솟아나던 많은 용천수들은 1995년부터 3년간 이뤄진 도두지구 공유수면 매립사업과 1997년부터 진행된 해안도로 개설공사 등으로 자취를 감춘다.

△오방에서 솟는 샘물
오래물은 도두1동과 도두 포구 상류에서 솟는 샘물로 오방(五方.동서남북과 그 가운데)에서 솟는다고 해서 오래물이라고 한다.
오방이 지금의 어승생을 말하며 어승생의 물이 다섯 갈래로 갈려있고 오래물은 이 가운데 하나여서 오래물이라고 한다는 설도 있다.
아울러 '증보탐라지'에는 '오래천(午來泉)은 제주읍 도두리에 있다. 샘물 맛이 매우 달고 수맥은 오방으로부터 솟는다 해 '오래물'이라 이름했다'고 기록돼 있다.

△주민 삶과 밀착
오래물은 과거 식수로 음용되고 반찬거리를 씻는 용도로 사용되는 등 도두동 주민들의 삶의 일부였다.

여름에는 마치 얼음처럼 차가우며 겨울에는 따뜻해 과거에는 추운 겨울 아침에 일어나 세수하고 머리감는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며 마을 아낙네들도 고무장갑도 없이 빨래를 했다.
가뭄이 심할 때는 노형동과 연동에서 주민들이 물허벅 등을 갖고 찾아와 물을 길어 사용하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오래물이 도두동 사람들은 물론 제주시내 주민들의 생명수 역할을 했던 것이다.

지금은 상수도 보급이 완전하게 이뤄지면서 식수나 생활용수로서의 기능은 하지 않고 있지만 현대식 건물을 지어 남탕과 여탕으로 구분하고 현대식 펌프를 설치해 샤워시설로 이용하고 있다.

특히 여름이면 마을 주민들이 더위를 쫓기 위한 물맞이 장소로 애용하고 있다. 주민이 아닌 경우에는 500원의 사용료를 내고 이용하면 된다.

마을회와 청년회는 여름에 오래물 축제를 열어 차가운 용천수와 싱싱한 해산물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말라가는 오래물
도두동 지역 주민의 삶과 함께 해온 오래물이 말라가고 있다. 도심 개발이 가속화하면서 이로 인한 무분별한 사용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오래물은 매년 그 용출양이 점차 줄어들다가 지난해 봄부터 용출이 멈춰 지역 대표 관광자원이던 노천탕을 운영하지 못했다. 또 오래물축제의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하지 못하는 등 지역주민들을 안타깝게 했다.

문정단 도두1동노인회장은 "연동과 노형동이 발전하면서 인구가 급증하고 목욕탕과 호텔 등 주민 편의시설이 급증했다"며 "이 과정에서 지하수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다보니 해안가 용천수가 줄지 않았을까 의심된다"고 말했다.

△수량 감소 원인 규명 관심
이처럼 수량 감소로 본래 모습을 잃어가는 오래물을 지키기 위한 움직임이 시작됐다.

제주도는 지난 4월 5일 '도두 오래물 용천수 고갈 원인규명 및 보존대책 마련 용역' 소액수의 견적제출 안내를 공고했다.

용역 위치는 제주시 도두1동 오래물 주변 일대로 용천수 반경 2㎞ 이내를 6개월 동안 조사하게 된다.

이번 용역은 도두 오래물 용천수의 감소나 고갈 등의 원인을 규명하고 분석해 용천수 보존을 위한 세부시행계획을 마련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추진되는 것이다.

용역이 마무리되면 수량 감소 원인을 찾아내 해결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용천수 보존 절실
예전 제주도는 물이 아주 귀한 섬으로 인식돼 왔다. 지형적 특성으로 하천이나 강의 발달이 매우 빈약한 제주도의 물 이용은 주로 용천수나 봉천수에 의존하는 원시적인 형태에 머물렀다.

용천수는 상수도가 보급되기 이전까지 식수원뿐 아니라 생활용수, 농업용수 등 제주인의 생명수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이 과정에서 물 보전과 이용에 대한 연대의식이 자연스럽게 생겨났으며 물허벅과 물구덕, 물팡 등 제주만의 독특한 물 이용문화가 싹트는 계기가 됐다.

오랜 시간 제주인의 삶과 함께 한 제주 용천수가 난개발과 수량 감소, 원형 훼손 등으로 존재를 위협받고 있다. 제주의 자연자원인 용천수를 관리하고 보존할 수 있는 지혜가 요구된다.

"오래물 보존 유일한 방법 알아야"

문정단 도두1동 노인회장(사진)

"도두동 오래물을 보존하는 유일한 방법은 지하수 허가를 억제하는 방법 밖에 없습니다"

20년 넘게 용천수 곁을 지킨 문정단 도두1동 노인회장(76)이 과거랑 다르게 줄어드는 오래물을 보며 이같이 주장했다.

문 회장은 "도두 사람들이 과거 오래물에서 빨래도 하고, 물도 짊어 와 식용물로도 마시고, 반찬거리 도 씻는 등 생활용수로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용천수를 생활 용수로 사용하던 시절, 노형·연동 주민들은 가뭄 때마다 도두동 오래물을 가지고 갈 정도로 당시 오래물의 양은 항상 넘쳐났다"고 덧붙였다.

문 회장은 "과거 모습과 달리 지금 오래물은 많이 줄어들었다"며 "노형, 연동에 목욕탕을 비롯해 숙박업소, 식당 등 다양한 업소가 생기기 시작하면서 지하수를 빼 사용하다보니 줄어든 것 같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또 "마을 주민들 대다수가 도두동 용천수가 좋아 정착했다"며 "현재 남아있는 용천수 중 오래물마저 마르게 돼 주민들이 다 사라질 것 같다"고 걱정했다.

이에 "앞으로 오래물을 살리기 위해서는 "지하수 안법을 제대로 들어서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할 것 같다"고 피력했다.  

고영진, 강지환 기자  kyj@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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