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 흡연실.

제주공항 국내선·국제선 흡연실 한곳씩 철거
"흡연자들 기본권 침해"vs"무엇보다 건강 우선"

제주를 비롯해 전국 공항의 실내 흡연실 폐쇄가 추진되면서 찬·반 의견이 심화되고 있다.

4일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공사측은 제주국제공항 국내선 구역의 경우 실내 흡연실은 전면 철거되고 실외 흡연실도 공항 이용객의 동선과 멀리 떨어진 곳으로 이전하는 등 시설을 개선할 계획이다.

국제선 구역은 2층 도착 격리대합실에 마련돼 있는 흡연실은 없어지고 3층 출발 격리대합실 흡연실은 유지한다.

이처럼 제주공항 실내흡연실 폐지계획이 발표되자 흡연자와 비흡연자간 팽팽한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출장차 제주공항을 이용한 이모씨(59·광주)는 "비행기를 기다리는 시간이 많은 공항에 그나마 흡연자들을 위해 마련된 유일한 공간을 없애 버린다는 것은 흡연자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철거하기 보다는 흡연시설 환경개선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공항에서 근무했던 시모씨(31·제주시 한림읍)는 "담뱃값을 인상했다고 해서 흡연율이 줄어 들진 않았다"며 "이러한 흡연실 억제 정책이 추진되면서 화장실 등에서 숨어서 담배를 피는 사람들로 인해 되레 이용객들의 불편을 더욱 가중시킬지도 모르는 일이다"고 말했다.

제주공항에서 가족을 기다리던 윤모씨(33·제주시 아라동)는 "가끔 아이들과 함께 공항을 이용할 때 흡연실을 보면 문을 열어두고 흡연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작은 공간인데 공기 질이 좋을리 없다"며 "실내만 없어질 뿐 외부 흡연실이 남아있는데 항공기를 기다리는 1~2시간을 못 기다린다는 게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손주와 함께 제주도로 여행온 박모씨(68·서울)는 "최근 공공장소 등의 흡연공간을 축소하고 있는 추세"라며 "이는 아이들과 비흡연자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것으로 공항은 다수의 사람들이 오고가는 만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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