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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기획연재 제민일보·JDC 공동기획/ 제주환경 자산 용천수를 찾아서
용출량 감소 마구물 보존 대책 절실[제민일보.JDC 공동기획] 5. 도두동 마구물
고영진·강지환 기자
입력 2018-07-10 (화) 14:22:24 | 승인 2018-07-10 (화) 18:11:00 | 최종수정 2018-07-10 (화) 18:11:00

제주시 도두동은 아무 곳이나 땅을 파면 물이 나온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물이 풍부한 마을이다. 특히 오래물 인근에 형성된 용출수군은 도두동을 대표했다. 하지만 군락을 형성해 때로는 식수로, 때로는 생활용수로 마을주민의 삶과 함께 하던 용출수군은 무분별한 개발과 해안 매립 등으로 인해 사라져 가고 있다.

△섬의 머리 '도두' 
도두동은 제주읍성을 통과하는 길이 동서로 이어지고 주성을 중심으로 한길 머리에 있다는 뜻으로 붙여진 이름이다. '도두(道頭)'은 섬의 머리라는 뜻이다.

도두동은 380여년 전에는 '도두사수목포'라고 불렸으며 동쪽은 용담동과 서쪽은 이호동 및 노형동과 맞닿아 있다.

풍부한 수량과 좋은 물맛으로 유명한 도두동은 지역 주민은 물론 도내 곳곳에서 일부러 찾아와 물맞이를 했다.
 
△물맞이 명소 마구물
마구물은 도두포구 동쪽 도두봉 해안에 위치하고 있다. 그 이름도 마구물, 마구릇물, 마구리물, 막은물 등 다양하다. 마구물은 바다 끝에서 솟는다고 해서 '막혔다'는 의미로도 불린다. 이 물을 마신 사람은 귀머거리가 된다는 설도 있다.

마구물은 백중(百中)이면 제주시내 남녀가 모여들어 물을 맞던 명소로 큰 바위 틈에서 힘차게 물이 솟구치는 작은 폭포 줄기가 여럿 있어 백중날 물줄기를 골라서 맞았다고 전해진다.

현대적으로 개조돼 목욕탕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목욕탕으로 변모
마구물은 원래는 노천이었고 울퉁불퉁한 바위가 많아서 작은 폭포를 이뤘는데 현재는 주차장 시설을 하느라 지반을 고르고 남자 목욕탕과 여자용으로 나눠 각각 지붕시설을 했다.

남탕은 원형의 형태로 만들어서 외벽에 벽화를 그렸고 주차장에 붙어있으며 현재도 여름에는 남성들이 생수 목욕을 하고 있다.

여탕은 식수와 채소 씻는 곳, 빨래하는 곳 등으로 칸이 나뉘어 있으며 전기시설이 돼 있어 야간이용도 가능하다. 벽에 거울이 붙어있고 탈의용 칸막이가 돼 있어 현재도 여름에는 여성들이 생수 목욕장소로 이용하고 있다.

△고갈 위험 직면
마구물은 예전에 비해 수량이 3분의 1로 줄었다고 한다. 주민들은 상류에 골프장이 건설되면서 물줄기를 다치게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처럼 주민들의 삶과 함께 해온 신이물의 보전.관리는 부족한 실정이다. 

제주연구원이 지난 2016년 12월 제주도에 제출한 '제주특별자치도 용천수 관리계획 수립' 용역 최종 보고서에 따르면 마구물 남탕의 경우 역사문화, 접근성, 용출량, 수질, 주민 이용, 환경 등을 평가한 보전관리평가 점수는 20점 만점에 14점에 불과하다. 여탕은 17점을 받았다.

역사문화와 접근성, 수질은 3점으로 대체로 양호했지만 용출량은 최하점은 1점을 받는데 그쳤다. 또 용출량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주민이용과 환경도 각각 2점으로 높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용천수 보존 절실
예로부터 제주는 물이 아주 귀한 섬이다. 때문에 제주 섬의 마을은 용천수를 중심으로 형성됐다.

용천수는 상수도가 보급되기 이전까지 식수원뿐 아니라 생활용수, 농업용수 등 제주인의 생명수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이 과정에서 물 보전과 이용에 대한 연대의식이 자연스럽게 생겨났으며 물허벅과 물구덕, 물팡 등 제주만의 독특한 물 이용문화가 싹트는 계기가 됐다.

이처럼 제주인의 삶과 궤를 함께 한 제주 용천수가 무분별한 개발과 난개발, 과도한 정비, 원형 훼손 등으로 인해 존재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

이에 제주의 자연자원인 용천수를 미래세대에 물려주기 위한 보존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주민 삶과 함께 해온 '마구물'이 줄어들어 아쉽습니다"

[인터뷰] 김응빈 도두노인분회장(사진)

김응빈 도두노인분회장(79)는 "예전에는 마구물 주변이 전부 물통이었다. 온종일 물을 써도 마르지 않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김 분회장은 "십수년 전에는 고된 밭일을 끝낸 주민들이 주전자를 들고 마구물을 찾았다. 또 나물과 반찬거리 등을 씻거나 이불, 옷, 운동화 등을 세탁을 하는 등 마구물을 항상 가까이 했다"며 "마구물 윗쪽에서는 칸을 막아 마시기도 하고 아랫쪽에서는 목욕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여름철 가뭄이 들어 다른 물이 마를 때에도 마구물은 항상 넘쳐나 연동·노형동 주민들이 물을 기르러 오는 것은 물론 한라산에서 내려오는 것이라 약재물로도 효과가 있다고 말하고 다니는 할아버지도 있었다"며 "하지만 지금 마구물은 용출량이 줄면서 졸졸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 분회장은 "오래물 축제에도 마구물을 이용하곤 하는데 지난해에는 물이 많이 없어 사용하지 못했다"며 "지금은 도구를 이용해 막아 모아놓지 않으면 사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마구물이 많이 줄었다"고 강조했다.

또 "(신제주 등) 윗쪽 동네에 호텔, 주택, 마트, 식당 등이 들어서면서 지하수 사용량이 증가하면서 마구물 용출량이 줄어들었다"며 "실제로 노형동에 목욕탕이 지어진 이후로 용출양이 급격하게 줄어 들었다"고 추정했다.

김 분회장은 "예전 모습을 잃은 마구물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며 "우리 세대는 마구물 등 용천수를 사용했지만 용천수를 정확히 알지 못하는 미래세대를 위해 자연자원인 용천수를 아껴쓰고 보존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밝했다.

고영진·강지환 기자  kyj@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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