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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유해만이라도"…하염없이 눈물만
강승남 기자
입력 2018-07-10 (화) 18:03:46 | 승인 2018-07-10 (화) 18:06:35 | 최종수정 2018-07-10 (화) 20:11:08
양유길 4·3유족회 여성부회장.

양유길 4·3유족회 여성부회장 "나 때문에 오빠들 목숨 잃어"
70년 세월 묻어둔 그리움·죄책감에 울음소리조차 내지 못해


10일 제주국제공항 남북활주로 동쪽 '뫼동산' 인근에서 봉행된 '제주국제공항 4·3 행방불명 희생자 유해발굴 개토제'에 참석한 양유길씨(제주4·3희생자유족회 여성부회장)는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4·3 당시 제주비행장(현 제주국제공항)에서 억울하게 목숨을 잃은 작은 오빠의 유해를 찾을 수 있는 길이 열리는 순간이었지만 그리움과 죄책감에 울음소리조차 내지 못했다.

양씨는 70년전 제주를 휩쓸었던 4·3 당시 큰 오빠 고 양해길씨와 작은 오빠 고 양묘길씨를 잃었다.

큰 오빠 양해길씨는 당시 제주북초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던 양유길씨를 살고 있는 서울의 중학교로 진학시키기 위해 제주로 왔지만 영문도 모른 채 마포형무소로 끌려가 행방불명됐다.

작은 오빠 양묘길씨도 서울로 오기로 했던 형과 동생의 소식이 없자 제주로 내려 왔다 경찰 등에 의해 트럭에 강제로 실려 총살을 당했다.  

이후 양유길씨는 제주에 환멸을 느껴 부모와 함께 고향을 떠났고, 수십년동안 타향살이를 전전하다 2004년이 돼서야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양씨는 "제주공항 4·3 행방불명 희생자 유해 발굴이 재개돼 고맙고 감사하다"며 "당시 속옷만 입은 채 트럭에 태워져 끌려가면서 손짓을 하던 작은 오빠의 얼굴을 잊을 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두 오빠 모두 나 때문에 목숨을 잃었다는 죄책감을 한 순간도 벗을 수가 없었다"며 "이번에 작은 오빠의 유해만이라도 찾을 수 있다면 여한이 없겠다"고 말했다.

강승남 기자  stipoo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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