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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한 개발로 훼손된 제주 물...생명수 역할 시급[제민일보·JDC 공동기획/ 제주환경 자산 용천수를 찾아서] 8. 신촌리 조반물
고영진·강지환 기자
입력 2018-08-21 (화) 14:59:56 | 승인 2018-08-21 (화) 18:52:28 | 최종수정 2018-08-21 (화) 18:52:28
조반물 전경.

제주에서 물은 다른 지역의 그것과는 다른 가치를 지닌다. 화산섬이라는 척박한 환경을 개척하며 살아가는 모든 생명체에게 있어 물은 '생명' 그 자체다. 그러나 각종 난개발과 무분별한 이용 등으로 제주 섬의 생명수가 존재를 위협받고 있다. 제주시 조천읍 신촌리는 해안을 중심으로 수많은 용천수가 흐르고 있다. 하지만 이 가운데 일부는 무분별한 개발과 과도한 정비 등으로 원형이 훼손된 채 본래 기능을 잃고 있다.

△열녀의 고장 신촌리
조천읍 신촌리는 제주시와 경계를 이루고 있는 열녀의 고장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원당봉에서 시작되며 넓고도 길게 쭉뻗은 '진드르'는 신촌의 관문으로서 답답하고 찌든 도민의 마음을 정화한다.

신촌리는 해양수산부와 한국해양재단이 선정한 걷기 좋은 해안길인 '해안누리길'의 한 구간인 닭머르길(닭머루)과 여름철 무더위를 극복하는데 도움을 주는 냉용천탕이 있고 제주시와 근접한 지리적 여건으로 도시 근교 농업지역으로 유명한 곳이다. 여름철 신촌리 주민들이 정성들여 가꾸어 내는 진드르 수박과 겨울철 식탁을 푸르게 할 수 있는 배추 등의 재배 단지이기도 하다.

△코지 사이 흐르는 조반물
조반물은 신촌리 대수동과 중동 경계에 위치해 있으며 물 솟음이 원만하게 흐르는 물로 큰코지(곶.바다 쪽으로, 부리 모양으로 뾰족하게 뻗은 육지)와 새똥코지 사이의 갯가에 있는 조바원에서 용출된다.

조반물은 '제주의 물 용천수'에 따르면 용암류경계형으로 하루 용출량은 2216~5500㎥이다.

1970년대 초까지만 해도 중요한 식수원으로 이용됐다.

조반물의 구조를 보면 바깥쪽은 식수통과 생활용수로 개방된 형태이며 안쪽은 빨래터와 목욕탕 등으로 바깥쪽에 있는 식수통과는 돌담으로 완전히 분리해 만들어졌다.

썰물이면 바닥이 드러날 정도로 물이 빠지고 밀물에는 출입구까지 물이 올라온다.

△아침 짓던 물서 유래
조반물은 아침을 짓기 전에 물을 뜨러 갔기 때문에 조반물이라고 불렀다는 유래가 전해오고 있다. 조반물 입구에 샛물인 조근물(작은물)도 솟아난다. 조반물은 여자 전용이라면 조근물은 남자 전용으로 이용했다.

사람에 따라 조갓물이나 조밧물, 조바물 등으로 불렀다. 조갓물이 소리가 변해 조밧물이 되고 조반물, 조바물로 변했다는 설도 있다.

조갓물 바깥쪽 바닷가에 있는 것을 조갓물원 또는 조밧물원, 조바물원이라 한다. 조밧물 주변에는 이름 없는 여러 개의 용천수가 흐르고 있다.

조반물 외관.

△원형 훼손 기능 상실
이처럼 지역 주민의 삶과 동고동락한 조반물의 원형이 훼손되면서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제주연구원이 지난 2016년 12월 제주도에 제출한 '제주특별자치도 용천수 관리계획 수립' 용역 최종 보고서에 따르면 조반물은 역사문화와 접근성, 용출량, 수질, 주민이용, 환경 등을 평가한 보전관리평가 점수에서 20점 만점에 10점을 받는데 그쳤다.

세부적으로 보면 역사문화와 용출량(항목별 5점 만점)에서 최하 점수인 1점을 받았다. 접근성과 수질, 주민이용, 환경 등은 2점으로 큰 차이를 보이지 못했다.

△용천수 보존은 '의무'
제주도의 물은 크게 땅속에서 솟아나는 용천수와 빗물을 사용하는 봉천수(奉天水)로 구분된다. 용천수는 상수도가 제대로 보급되지 않았던 시절 식수뿐만 아니라 생활용수와 농업용수 등으로 이용됐다.

이런 이유로 예로부터 물이 귀했던 제주에서 용천수는 귀하게 대접받았다. 제주인에게 용천수는 생명수라고 불렸을 정도다. 용천수가 밀집한 바닷가를 중심으로 마을이 형성되고 용천수를 마을 주민들이 공동으로 이용하는 과정에서 물 보전과 이용에 대한 연대의식이 자연스럽게 생겨났다.

이런 상황을 배경으로 물허벅과 물구덕, 물팡 등 제주만의 독특한 문화가 싹트는 계기가 됐다.
이처럼 제주인의 삶과 궤를 같이 해온 용천수가 난개발과 무분별한 사용 등 우리의 무관심으로 본래 모습을 잃고 고갈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제주 용천수가 생명수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보존하고 관리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이다.

"조반물 보존에 보다 관심 가져야"

[인터뷰] 고구봉 제주시 조천읍 신촌리장(사진)

"조반물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물'이 있어야 됩니다".

고구봉 제주시 조천읍 신촌리장(59)은 "30~40년 전 주민들이 온종일 조반물을 사용해도 항상 넘쳐났다"며 "당시 마을 사람들은 물 걱정은 해본 적이 없다"고 자랑스러워했다.

이어 "당시 조반물 제일 윗 칸은 식수로, 그 다음 칸은 송키(야채), 채소류를 씻는 용도로 이용했다"며 "또 세번째 칸은 빨래와 목욕을 할 때 사용하는 등 알차게 썼다"고 설명했다. 

고 이장은 "특히 요즘같이 더울 때, 냉국이라도 해서 입맛을 달릴라 치면 미리 조반물부터 챙겼다"며 "지금은 어른들 말로만 기억할 정도"라고 아쉬워했다.

또 "마른 적 없던 조반물이지만 지금은 썰물 때는 발도 못 담글 정도로 물이 줄었다"며 "특히 올여름은 폭염에 비까지 오지 않아서 사정이 더 좋지 않다"고 말했다.

고 이장은 "조천읍 대흘리 상하수도본부, 조천리 삼다수 공장이 들어선 이후 물량이 눈에띄게 줄었다"며 "어쩌면 삼다수를 마시는 사람들이 조반물을 나눠쓰는 셈"이라고 멋쩍은 표정을 지었다.

고 이장은 "이대로 가면 조반물은 사라질 지경이다"며 "행정 차원의 조치도 있겠지만 주민들로 조반물 보존에 보다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영진·강지환 기자  kyj@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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