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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기획연재 도시재생 뉴딜 지역력에 달렸다
제주형, '지역에 필요한' '주민이 원하는' '살고 싶은'에서 찾자분권 시대 도시재생 뉴딜, '지역력'에 달렸다 <11> 에필로그
고 미 ·한 권 기자
입력 2018-08-28 (화) 17:53:54 | 승인 2018-08-28 (화) 18:02:18 | 최종수정 2018-08-31 (화) 20:23:35
사회적 경제 공동체 육성 등 공감대 형성 및 지원과 관심으로 도시를 유지할 수 있는 힘이 요구되고 있다. 사진은 일본 가나자와 전경

'도시' '주민' 기준 모호…'재생=발전'아닌 가능성 해석 필요
사회적 경제·공동체 육성 등 공동 작업, 공감대 형성 우선

보존과 개발 균형감 확보, 고령화·과소화 해소 접근 주문도

'재생'화두는 새삼스럽지 않다. 국내는 물론 이웃 일본의 사례를 둘러보면서 내린 결론은, '도시재생'은 특정한 지역을 발전시키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딛고 설 기반과 공간에 의미를 부여하는 작업이란 점이다. 지역이 얼마나 이를 이해하고 생활에 반영하는가가 성패를 좌우한다.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힘'
도시재생 뉴딜 사업에는 아직 기대와 우려가 엇갈린다. 새정부 출범 이후 대규모 예산을 투입해 낙후된 지역을 살리겠다는 구상은 아직 '실험 중'이다. 구상만 놓고 보면 긍정적이지만 현실은 냉정하다. '주민' 기준은 아직 모호하고, 성공적 안착이란 말은 꺼내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제주만 해도 벌써 재개발·재건축 학습효과로 제주시 '신산머루' 도시재생 사업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분명 성격이나 방향이 다른 사업이지만 일부 '주민'들이 반발하면서 타 시도 사업에 뒤처지고 있다.

그 이면에는 꾸준히 도시재생을 학습하고 적용하려는 노력들이 진행 중이다. 도시재생대학이나 아카데미가 열리고 제주시 원도심을 중심으로 했던 도시재생 활성화 지역이 올해 서귀포시 원도심과 제주도 읍면지역(구좌읍, 대정읍, 성산읍, 한경면)으로 확대되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래도 여전히 지역별 이해 상충과 공동체 내부 갈등, 양극화로 인한 부작용 등이 사회문제가 잔존하고 있다.

이번 기획취재를 통해 돌아본 국내외 도시들도 같은 고민을 가졌고 각자의 방법으로 답을 구했다. 성공을 말하기는 어렵지만 지역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힘을 찾거나 찾아야 한다는 방향성을 확보했다는 점은 시사 하는 바가 크다.

△지속가능성 확보 공통 숙제
정부 정책에 한발 앞서 나름의 도시재생을 꾸려가고 있는 서울특별시는 지역 생태계 확충과 주민 역량 강화라는 두 바퀴를 적절히 굴리고 있다.

초기 행정 주도로 급하게 추진하며 크고 작은 시행착오를 겪은 결과다. 현장에서 실무 경험을 쌓은 활동가들이 필요한 지역마다 배치되는 등 타 지역 사례에 비해 상대적으로 볼륨감 있고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지만 아직 보완과 수정이 필요하다는 것이 내부 판단이다.

서울과 마찬가지로 도시재생본부 형태의 구심점을 가지고 있는 수원과 전주의 속도감도 눈에 띈다. 수원은 지속가능도시재단을, 전주는 전략기구인 사회적경제지원단을 가동하고 있다. 두 기구 모두 사회적 경제와 공동체 육성, 도시재생 영역을 아우르고 또 역할을 분담하는 것으로 동력을 만들고 있다.

나주와 군산의 사례는 뼈아프다. 도농복합도시 성격의 나주는 혁신도시로 인한 양극화가, 군산은 GM대우군산공장 철수 이후 지역공동화 위기가 커진 상황이다. 도시재생에 대한 기대감에 반해 지역을 회생하는 장치가 될 지에는 회의적인 상황이다.

속도가 빠르던 더디던 지역마다 어떻게 주민을 사업의 중심에 둘 것인지, 어떤 방식으로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것인지는 공통의 숙제다.

△거버넌스 수준 협치·협업 주목
일본의 도시재생 사례에서 주목한 것은 완성도가 아닌 자지체·주민의 협업과 목적이다.

일본 가나자와시의 문화적 도시재생 핵심에는 가나자와 창조도시 원탁회의와 가나자와 상공협회가 있다. 이들이 연결고리 역할을 하면서 도시의 유기체적 성격을 만들었다. 적당한 긴장과 협력이 공동체 내부의 마찰을 최소화하고 '보존과 개발' '편의와 보호' 등의 균형감을 만들었다. 이것이 시민운동으로 확대된 것은 지극히 당연한 수순이었다.

도시재생의 목적 역시 한몫했다. 가나자와시를 일본의 대표 도시로 만들겠다는 거창한 목표를 앞세운 것이 아니라 시대변화에 따른 지역 차원의 적절한 대응으로 도시를 유지한다는 것에 목적을 뒀다. 섬유 생산의 상징을 문화재생의 모델로 만든 것 역시 과거 영광만 쫓았다면 불가능했을지 모른다.

일본 다케타시는 앞으로 제주 등 많은 도시가 겪어야 할 위기를 먼저 겪었다. 고령화와 과소화로 인한 '지방소멸'에 있어 제주 역시 자유롭지 못하다. 일본은 고령화와 인구감소로 '빈집'관리에 앓는 이가 됐다. 정부 차원에서 대책을 내놓기 이전 다케타시는 빈집프로젝트라는 이름의 이주·정책 시책을 내놨다.

빈 공간을 내버려 두는 것이 아니라 어떤 용도로든 쓸 수 있게 하고 정주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책을 발굴한다. 그 것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거나 대도시 수준의 활력을 이끌어낼 정도는 아니지만 적어도 도시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 주안점을 뒀다.

이 같은 사례도 정답은 아니다. 적어도 지역에 맞는 방법을 주민들이 스스로 찾고, 적당한 지원과 관심으로 뿌리를 내리게 해야 한다. '지역력'은 흔히 말하는 시·도간 경쟁이나 인구 규모 기준 도시간 비교에서 앞서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제주'라는 가치를 지키고 유지할 수 있는 힘, 그것이 주민에 있을 때 가능한 힘이다.

"순차적 도시 생태계 구축 고민해야"

모종린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

"지금의 도시재생은 하드웨어에 치우친 경향이 강하다. 소프트웨어가 동시에 갖춰지지 않으면 지속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골목길 경제학자 모종린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의 지적은 따끔하다. 정부 지침만 따라가기에는 지역과 맞지 않은 부분이 많고, 지역 역시 내부 이해관계 상충으로 '재생'단어의 아귀가 맞지 않는 경우가 속출하기 때문이다.

모 교수는 "지속가능한 도시재생의 바탕에는 주민 주도와 안정적인 지역  경제 기반이 있어야 한다"며 "지역이 먹고 살 수 있다는 전제 아래 기업·산업이 유입되는 순차적인 도시생태계 구축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젠트리피케이션은 예방해야 할 질병이 아니라 용도 규제 등을 통해 치유 가능한 현상"이라고 정리했다.

모 교수는 "상권에 예술가·시민단체·청년창업을 위한 공유공간을 공공 투자를 통해 조성한다거나 건물주와 상인이 상생할 수 있는 모델을 고민해야 한다"며 "규제와 보호로 일관한 정부 정책대로라면 영세 상인이나 청년 예술가들에게는 기회가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고 미 ·한 권 기자  popm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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