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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 뉴딜 지역력에 달렸다 <10> 문화예술창조도시 일본 오이타현 다케다시'살고 있고' '살 수 있는' 키워드 도시 유지의 힘으로
고 미 ·​ 한 권 기자
입력 2018-08-14 (화) 17:45:32 | 승인 2018-08-14 (화) 17:58:36 | 최종수정 2018-08-14 (화) 17:58:36
다케다시 거리모습.

고령화·과소화 소멸 위기를 농촌회귀·문화로 극복
'빈집'프로젝트, 다케다 종합학원 등 회생노력 진행

"사람 없으면 도시도 없어"…이주·정주 시책 특화

지난 2012년 출간된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보자. 소설은 3인조 젊은 도둑이 경찰을 피해 비어 있는 잡화점에 숨어드는 것으로 시작한다. 불특정한 미래에 옳지 않은 선택을 하는 젊은 세대와 빈 집. 저출산·고령화가 사회문제가 된 일본의 맨 얼굴이다. 2015년 일본 정부는 '빈집대책특별조처법'을 꺼낸다. 앞서 이미 많은 지자체가 빈집 처리를 위한 자체 조례를 만들어 운영했다. 오이타현 다케타시도 그 중 하나다. 마을을 살리기 위한 고민은 조금씩 희망이 되고 있다.

△사회 관리 비용 증가 골머리
다케타시는 오이타 현의 남서부에 위치한 전형적인 중산간 도시다. 인구는 2만 3000여명 남짓 된다. 일본 내 다른 지역 도시들과 마찬가지로 고령화와 과소화가 지역 활력 상실로 인한 고민을 키우고 있다.

일본은 2008년부터 인구 감소 추세로 접어들었다. 이로 인한 노동력 감소로 생산성이 줄어든 것도 문제였지만 젊은 사람들이 대도시에 집중하면서 '지역소멸'에 대한 위기감이 커진 것이 더 문제가 됐다. 도시 기능이 약화되는 것은 물론이고 사람이 살지 않는 집이 늘어난데 따른 관리 부담과 치안 등 사회 비용도 계속해 커졌다.

이 같은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다케타시는 2009년 '농촌 회귀'선언과 더불어 적극적인 지역 창생 정책에 들어갔다. 그 중 하나가 문화 예술을 기반으로 한 지역 재생 계획이다. 2015년 '문화예술창조도시'로 인정을 받을 때까지, 그리고 현재도 같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일본 문부성은 지난 2007년부터 문화예술이 지닌 창의력을 지역 진흥과 사회문제 해결에 연결하고 이 과정에서 행정과 주민, 행정과 기업 또는 대학협력 등으로 객관적 성과를 이룬 도시를 선정하고 있다. 문화예술창조도시 다케타시의 배경에는 과소화와 고령화 등 지역 문제를 예술가와 젊은 사람들을 이주·정착시켜 지역 사회 활력으로 이끈 노력이 깔려있다. 빈집 활용을 위한 행정의 노력과 '다케다 종합학원(TSG)'이 핵심이다.

다케다 종합학원.

△문화예술 창의력을 믿다
다케타시의 이주·정주 정책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아티스트와 크리에이터들을 도시에 유치해 지역의 활력을 되찾는 동시에 이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산업과 지역 사회 재생에 연결한다는데 있다. 

다케타시는 처음 지역 내 빈 집에 거주를 원하는 희망자를 모집해 개선 비용을 보조하는 등 주거인을 찾는 작업을 진행했다. 이어 다케다 종합 학원을 열었다. 다케다 종합 학원은 하천 범람 등의 이유로 이전한 옛 다케다 중학교를 리모델링해 2014년 4월 17일 문을 열었다. 회화·공예 등 예술가들이 교실이나 교무실, 음악실 등의 공간을 작업실로 쓴다. 처음에는 일정기간 머물며 작업을 하는 레지던시 프로그램 성격이 강했지만 지금은 '죽공예'가 대표 장르로 특화됐는가 하면 다양한 문화 실험이 이어지고 있다. 정주 혜택도 다양하다.

현재 다케다 종합 학원에 머물고 있는 작가는 16명이다. 이중 9명은 전문 작가, 7명은 협력 프로그램으로 도쿄와 오사카 등 대도시에서 온 예비 작가다.

이들은 각자의 작업 외에도 지역문화예술 인큐베이션 시설로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오는 10월 문화관을 조성해 그동안의 성과를 전시하는 계획도 진행하고 있다.

△ '지역 선순환' 뒤집기
입주 작가에서 터주 작가가 된 야마모토 테츠야씨는 창작을 위해 다케다시를 찾았다가 가족 모두와 이주를 결정했다고 했다. 작업 등에 필요한 여러 사항을 관계자와 논의하는 모습은 일상인 듯 익숙했다. 주소를 다케다시로 옮기면 외국인도 입주가 가능하다. 

문 닫은 지 오래된 레코드 가게에 입주 작가들의 작품과 마을을 안내하는 인포메이션 센터가 만들어졌다. 그냥 거리를 걷다 보면 만날 수 있는 것들이다. 그 과정에서 오래된 과자점이나 온천 유산이란 이름의 지역 문화재, 건축유산 등으로 가치가 있는 옛 집을 만날 수 있다.

벚꽃과 단풍 명소로 알려진 오카성터는 제주올래와도 인연이 깊다. 후쿠오카에 조성한 우정의 길이 이 곳으로 이어진다. 일본에 서양음악을 전수한 작곡가 타키 렌타로가 유년기를 보낸 집을 고스란히 기념관으로 만들었다. 그의 음악을 들을 수 있는 터널과 오래된 역사까지 지역을 유지하는 힘으로 쓰고 있다.

편의점 하나 찾기 힘든 마을에서 문화예술로 먹고 살 수 있는가하는 우문에 케다시 상공관광과 모리다 야스유키 부주임은 '다케다시의 유전자'를 말했다. 모리다 부주임은 "이 곳은 창조·창작 공간"이라며 "예술가들이 만든 작품은 도쿄 등 대도시에서 판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 선순환이란 고정관념을 깬 선택이다. 모리다 부주임은 "더 이상 빈 집이 늘어나면 다케다시라는 이름까지 잃을 수 있다는 생각에 다양한 이주·정주 정책을 만들게 됐다"며 "이런 노력들이 앞으로 다케다시를 유지할 수 있는 힘이 될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문화예술로 지속가능한 지역만들기 꿈꿉니다

다케다시 정착 염색예술가 츠지오카씨(사진)

"물이 좋아요. 아이 키우기도 좋고요. 도시에서 작업한 적도 있지만 이 곳에 만족합니다"

'문화재 수준의 가치가 있지만 비어 있는 집'을 지키는 젊은사람을 만나는 일은 다케다시에서 그리 어렵지 않다. 염색예술가 츠지오카씨도 그 중 한명이다. 츠지오카씨는 다케다 종합학원이 문을 열기 전인 2013년 다케다시로 이주했다. 이유는 간단명료했다. "물이 깨끗하고 지역 사회 환경이 아이에게 좋겠다"는 생각에 짐을 쌌다.

집도 사람과 비슷해서 관리하지 않으면 빨리 낡는다. 츠지오카씨가 사용하는 작업실도 그렇다. 한 참 작업 중이라 정리가 되지 않은 상태였지만 서까래며 여러 자재들은 한 눈에도 오랜 시간을 품고 있음을 짐작케 했다. 만얀 빈 채 뒀더라면 언젠가 허물 수밖에 없을 일이지만 츠지오카씨가 오가며 인기척을 나눠준 덕분에 버티고 있다. 인근의 빈 집 역시 츠지오카씨가 관리한다.

재료로 사용하는 쪽을 재배하는 밭도 다케다시로부터 지원 받았다. 키우고 수확하는 일 역시 다케다시가 돕는다. 그렇게 만들어낸 특유의 쪽빛은 지역을 상징하는 빛깔이 되고 있다. 한창 작업하고 있는 것도 아이들의 건강을 기원하는 '고이노보리'다. 쌀 가루를 이용하는 등 전 과정을 친환경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츠지오카씨는 "다케다시에서 작업을 하면서 지속가능한 지역 만들기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됐다"며 "완성품을 판매하는 것만이 아니라 구상하고 제작하는 모든 과정이 지역의 일상이 되는 꿈을 꾼다"고 말했다.

고 미 ·​ 한 권 기자  popm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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