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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도시재생 뉴딜 지역력에 달렸다 <5>문화·관광·도시재생 협업 실험, 군산양극화 해소 고민서 출발…‘주민 주도’ 기준 성패 좌우
고 미, 한 권 기자
입력 2018-05-29 (화) 19:06:18 | 승인 2018-05-29 (화) 19:11:17 | 최종수정 2018-08-15 (화) 23:12:20

 

일제강점기부터 주거 편차…공동화 홍역
근대화 유산 활용 전략 '전화위복'기회로
'우체국거리'거버넌스 건강한 실험 진행중

2018년 군산에는 '공동화'라는 단어가 먼저 따라붙는다. 한국GM 철수라는 큰 불은 어떻게 껐지만 군산시 지역 경제를 지탱하던 군산공장은 매각·폐쇄 결정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쓸리듯 빠져나갔다. '관광객으로 버틴다'는 말이 실감이 날 정도로 평일과 주말 분위기가 극명한 차이가 났다. 타 도시들에 비해 도시재생에 거는 기대치 높은 이유도 알 만하다.

△옛 도심 살리기 10년

조선시대 군산에는 전국 최고의 곡창지대인 호남평야에서 수확한 곡물이 모이는 군산창과 이 창고를 지키기 위한 수군기지인 군산진을 중심으로 형성된 계획 도시였다. 비교적 도시 정비가 잘된 편이지만 그 만큼 외부 영향에 민감할 수밖에 없었다. 군산진이 1899년 개항이래 곡물들을 일본으로 운송하는 반출항으로 이용되며 일제강점기 수탈의 근거지가 됐던 까닭에 양극화 현상이 극심했다. 해방 이후도 사정은 비슷했다. 상권을 중심으로 사람이 모였지만 이후 대우중공업 등 대규모 공장이 들어서며 중심가가 이동했다.

지금은 '근대문화유산'이 지역 성장 동력이 되고 있다. 처음은 상대적으로 위축된 옛 도심을 살리는 작업이었다. 

1990년대 후반부터 구도심에 자리 잡고 있던 시청 등이 신시가지로 옮겨간 후 내항과 월명동 구도심은 비거나 낡았다. 일제강점기 근대건축물도 방치됐다.

오랜 고민 끝에 선택한 것이 '근대문화유산' 활용이었다. 현재 군산 시내에 남아있는 일제 강점기 당시 지어진 근대 건축물은 170채 가량으로 추정된다.

일제강점기 때 본정통이었던 현재 해망동 근대역사거리에 가면 옛 조선은행 군산지점(군산 근대건축관)과 옛 일본 18 은행 군산지점(군산 근대미술관), 옛 군산세관(관세 박물관) 등이 남아있다.

이를 바탕으로 2008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주관한 지역문화 재생 공모사업에 '근대산업유산 벨트화 사업'을 따냈다. 2015년까지 672억원을 투입해 근대 건축물을 보수·복원 했다. 여기에 관광진흥과의 군산대표 관광지 육성사업과 도시재생과의 도시재생 사업이 맞물리며 시너지효과를 냈다. 근대유산 벨트화 사업이 입소문을 탔고,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빈 점포에 불이 켜지기 시작했다. 근대화 유산의 과거와 현재가 존재한다는 매력으로 창업도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군산시 자료를 보면 이들 사업이 자리를 잡기 전인 2013년 22만 명이던 관광객 수가 2014년 42만명, 2015년 82만명, 지난해 102만명으로 늘었다. 점포수도 2014년 409개에서 2015년 437개, 지난해 456개로 늘었다.

△ 학습효과 추가 동력 아직

현재 군산시 월명동과 해신동, 중앙동 등 구도심 일원에서 추진되는 도시재생 사업은 문재인 정부 이전 선도사업이다. 도시재생 뉴딜 사업의 초기모델이다.

근대건축물 보전·정비지원 사업은 군산시 도시재생의 핵심 사업이다. 시는 1930~1940년대 근대 건축자산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고 있다.

2009년 시작된 근대역사 경관사업 일환으로 조성된 '고우당'은 근대건축물을 복원한 일본식 숙박시설이다. 약 226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연계해 숙박체험 공간 및 역사체험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군산 영화동에 위치한 영화시장은 33개 소점포가 밀집한 작은 십자형 골목에서 도시재생 마중물 사업으로 활로를 찾고 있다.

구도심과 항구 사이 중앙동 일대 째보선창 일대(14만4621㎡)을 새로운 관광명소로 만들겠다는 전략도 정부의 눈도장을 받았다. 2020년까지 추진하는 신규 도시재생 뉴딜사업 대상지로 총 303억6000만원의 사업비 투입이 결정된 상태다. 이중 150억원은 중앙정부가, 100억원은 시가 부담한다. 53억6000만원은 민간자본을 통해 조달한다는 복안이다. 

△주민 주도 건강한 실험

군산의 우체국 문화거리는 주민 주도라는 점에서 희망이 되고 있다. 군산 근대문화의 중심지로 극장과 관청이 모여있었지만 신도심이 생기며 침체 일로를 걸었다.

'도란도란 우체통 거리'로 불리는 이곳에는 가게마다 각각 다른 캐릭터를 그려 넣은 우체통이 세워져 있다. 주민들이 폐우체통 20여개를 우체국에서 기증받았다.

만화 캐릭터 등을 직접 그려 상가 거리에 설치한 모습이 SNS를 통해 알려졌다. 군산대 프라임사업단 등에서 디자인과 홍보지원을 받아 완성한 결과물을 설치하고 관리 역시 주민들이 맡았다.

옛도심 살리기 사업들에 있어 상대적으로 홀대를 받았던 까닭에 주민들의 협업이 보다 적극적으로 이뤄졌다. 주민들이 원하는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경관협정을 체결했다. 골목 상인 43명 모두가 협정에 참여했다. 경관협정에 따라 9000만원 상당의 예산을 지원받았다. 2015년 도란도란공동체를 구성하고 찾아가는 마을학교를 통해 학습한 뒤 이뤄낸 결과다.

현재는 경관협정운영회로 조직을 확장해 우체국 거리와 관련한 사업을 주도한다. 상인들로는 모자란 전문지식은 거버넌스 구성으로 해소했다. 이 과정을 도시재생센터가 협업했다. 개선안이나 축제 등 활성화 계획 모두 주민들이 직접 머리를 맞대 만든다. 6월 개최하는 손편지 축제도 사전 기획 이후 우정청과 교육청 협조로 진행한다는 복안을 추진 중이다.

이길영 군산도시재생지원센터 사무국장은 “면적 기준의 도시재생 사업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행정의 시각 역시 사업 유치 기준이 아니라 지속성에 맞춰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실질적인 효과를 하나씩 보여주는 것이 주민 역량 강화에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주민참여의 기준은 프로그램 참여도가 아닌 의사결정권 유무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 미, 한 권 기자  popm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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